인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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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중세사회 - BLUE 3 0615푸른바다저멀리 2007. 9. 6. 03:30
푸른 바다 저 멀리 (인도여행) BLUE 3 0615 첨단기술 중세사회 맥그로드 간지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노인이 과자를 가득 담은 망태기를 들고 와서는 여행자들 근처에 아무 말 없이 자리잡고 앉았어요. 처음에는 근처에 있는 여행자들에게 과자를 사라고 말을 붙이기도 했지만, 이내 다 귀찮다는 듯이 멍하게 하염없이 먼 산만 바라보며 앉아 있었죠. 살 테면 사고, 말 테면 말라는 식이었죠. 인도에는 이런 류의 장사치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노인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였어요. 이 사람도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신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살아서 지금까지 왔겠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도에 도착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 독특한 문화 때문에 정신적 충격을 꽤 크게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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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로드 간지는 티벳 망명정부가 있는 곳 - PINK 17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9. 3. 13:20
맥그로드 간지는 티벳 망명 정부가 있는 곳. 현재 달라이 라마도 여기에 거주한다. 달라이 라마의 단체접견(meeting)이나 설법(teaching)이 여기서 자주 있기 때문에, 때만 잘 맞춰 가면 달라이 라마를 만나 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고 한다. 맥그로드 간지는 '티벳보다 더 티벳 같은 곳'으로 불리는데, 나중에 티벳을 가 보고서야 그게 무슨 말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 역시도 티벳을 느끼고 싶다면 티벳보다 맥그로드 간지로 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여기서 맛 볼 수 있는 티벳 음식들은 한국인 식성에 아주 잘 맞는다. 인도 음식들의 강향 향과 맛에 지쳐 있을 때, 뗌뚝(수제비), 뚝빠(칼국수), 모모(만두) 같은 티벳 음식들은 정말 반가웠다. 물론, 뭔가 볼거리를 찾는 여행자들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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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로드 간지에 도착하다 - PINK 16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9. 3. 13:05
델리에서 버스로 약 12시간 걸려 도착한 맥그로드 간지. 아침에 도착했는데 추적추적 비가 오고 있었다. 우기가 시작되기 직전이어서, 머무는 동안 거의 대부분 비가 왔다. 내게 맥그로드 간지는 항상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조그만 마을로 기억된다. 인도의 수도인 델리, 그 대도시의 정신 없는 어지러움에 반해 맥그로드 간지는 유명한 여행지이긴 하지만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무엇보다 호객행위와 사기행각이 없다는 것이 크게 마음에 들었고, 릭샤가 없다는 것과 자동차가 많지 않아 공기가 맑다는 것도 좋았다. 마음 놓고 편히 쉴 수 있는 휴양지, 맥그로드 간지. 아침에 도착해 일행과 함께 숙소를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귤 합류. 귤 양은 혼자서 한국에서 중국을 통해 육로로 인도까지 온 소녀. 안타깝게도 다들 버스에 시달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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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닦는 것보다 물로 씻는게 더 깨끗해 - PINK 15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31. 02:11
인도 사람들은 종이(화장지)로 뒤를 닦는 것보다, 물로 씻는 게 더 깨끗하다고 주장한다. 사실, 말은 맞는 말이다. 몸에 뭐 묻었을 때, 화장지로 닦는 것보다 물로 씻는 것이 더 깨끗하니까. 최근에 비데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지 않을까? (난 사용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근데 문제는 뒤가 아니라 손이다. 뒤는 물로 씻어서 깨끗하고 시원하다 쳐도, 손은 어쩐단 말이냐. 뒤 닦은 손을 물로만 씻는다고 깨끗이 씻어 지나? 인도 화장실엔 물은 있지만 비누는 없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뒤를 닦은 손을 물로만 씻는 것이 틀림 없다. 분명히 식당 주방장들도 볼 일 보고 그렇게 했을 텐데, 우리는 그 주방장이 주물럭거려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아아... 인도에서 이것저것 따지면 굶어 죽는다. 그냥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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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아직도 손으로 뒤를 닦아 - PINK 14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31. 01:51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도 오른손으로는 밥 먹고, 왼손으론 뒤를 닦는다. 그렇게 말 하면 주위 사람들은, IT 강국이라는 나라가 왜 그렇게 미개하냐라고 한다. 나는 손으로 밥 먹고, 뒤를 닦는다는 것이 미개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건 그 나라 문화일 뿐이다. 그렇게 따지면 미개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어쨌든 인도에서도 부유층은 포크와 나이트 등으로 식사하고, 화장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왠만한 사람들은 아직 그렇지 않다. 물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에는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 정도는 있다. 몇 장 안 돼서 마음 놓고 쓰기 어렵지만, 냅킨도 조금 준비 돼 있다. 그래도 그런 식당이라 하더라도 화장실에 화장지는 없다. 그래서 여행 중에 화장지가 부족하지 않게 늘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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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달리기 위한 것, 안전과 쾌적은 필요 없지 - PINK 13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29. 14:40
시외버스에 자리가 꽉 찼다고 사람이 더 못 탄다는 고정관념이 인도에선 안 통한다. 사람이 꼭 의자에 앉으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시외버스라고 서서 가지 말라는 법도 없고, 열 시간 넘게 서서 가면 안 된다는 법도 없다. 우리의 고정관념일 뿐이다. 사람 많을 때는 버스 통로와 문 근처 등, 빈 틈 사이 빽빽이 사람으로 들어찰 때도 있다. 물론 서로 불편하지만, 버스 타고 간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 인도에서 여행을 하면, 장거리 버스나 짚차 등을 타고 이동할 때가 많은데, 운전기사들이 돈 벌려고 무리하게 일을 해서 그런지 대부분 눈이 충혈돼 있다. 얼핏 봐도 눈에 잠이 쏟아지는 모양이니, 운전하면서 조는 것은 당연한 일. 옆으로 천길 낭떠러지가 펼쳐지는데, 운전기사는 졸면서 운전 한다. 특별한 일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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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 되면 오고, 도착할 때 되면 도착한다 - PINK 12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29. 14:23
인도의 시외버스는 공영버스와 사설버스가 있다. 사설버스는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버스인데, 버스 시설이 좋지만 각종 횡포가 있다. 가격이 좀 더 비싸다거나, 엉뚱한 데서 내려 준다거나, 시간을 잘 맞추지 않는다는 것 등. 공영버스는 교통편이 잘 없거나 부실하기 때문에 사설버스를 자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 그런데 여행사에서 버스 표를 살 때부터 재미있는 현상이 보이는데, 똑같은 곳으로 가는 똑같은 버스표인데도 여행사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것. 게다가 여행사에서 알려주는 출발 시각이 다른 경우도 종종 있다. 인도에서는 출발,도착 시간이라는 개념을 아예 잊고 지내는 것이 편할 정도다. 심지어 열차마저도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상황이니까. 우리나라처럼 10분 정도 연착하는 수준이 아니다. 1시간 연착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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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해나 만남 - PINK 11 0615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28. 12:53
오이양과 함께 버스 타러 가는 도중에, 길에서 해나를 만났다. 말 그대로, 길 가다 우연히 만난 것. 버스표 사 놓고, 버스 시간 기다리면서 처음으로 인도 현지 식당에 갔다. 뭔가 지저분한 느낌 때문에 과연 이 음식 먹어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오이양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나보고 먼저 먹어 보라고 했다.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로 한 숟가락도 안 뜨고 내가 먼저 먹기를 기다리고 있길래 어쩔 수 없이 실험용 생쥐가 된 나. 인도 음식은 향과 맛이 강해서, 처음 접하면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여행자 중에는 몇 달을 여행해도 인도 현지 음식을 전혀 입에도 못 대는 사람도 있을 정도. 다행히 내 입맛에는 잘 맞는 편이었다. 이 때 처음으로 인도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봤는데, 한 때 우리나라에도 '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