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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해야하나요
    사진일기 2009. 10. 16. 03:07


    벌써 털모자가 나왔네요. 그러고보니 밤 기온이 쌀쌀하다못해 춥기까지 하네요. 털모자를 보고서야, 아 춥구나라고 느꼈어요. 그렇게 바쁜 것도 아닌데 어째서 계절이 가는 것도 모르고 있었을까요. 아마 이번 환절기엔 감기에 걸리지 않은 탓이겠죠. 감기는 안 와도 겨울은 오려나보네요.

    언제부턴가 겨울이 점점 춥게 느껴졌어요. 해마다 겨울 온도는 상승하고 있다고 하는데, 몸이 허해서 그런가요. 그런 이유도 있긴 하겠네요. 하지만 진짜 이유는 아마도, 점점 차가워지는 사람들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세월이 하 수상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려니, 그러려니 하고 넘겨요. 은근슬쩍 넘어가는 계절처럼, 그렇게 넘어가요. 이제 보라색 겨울이 오면 조금은 행복해 지려니, 그러려니, 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웃어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갈수록 일상에 머물 땐 웃을 일이 없네요. 그래서 목숨걸고 여행을 떠나는가봐요. 여행을 떠나면 그나마 한 두 번 웃게 될 때가 있으니까요.

    불현듯 오래전 누군가가 쓴 글이 떠오르네요. 나도 내 인생에 단 한 번 만이라도 행복하게 웃어봤으면 좋겠다라는 글이었지요. 너무나 애절한 그 글을 쓴 사람은, 지금 즘은 웃고 있을까요.

    아, 생각해보니 일상에서 웃은 날도 있긴 있네요. 어이가 없어서, 기가 막혀서 나오는 웃음, 그게 있었어요. 그런건 꽤 많네요. 그나마 웃었으니 다행인가요. 너무나 기가 막혀서 웃다가 눈물을 흘린 적도 있는데, 그렇게라도 웃었으니 다행인가요. 그렇게라도 웃었으니 이제는 행복해 질 시간인가요.


     


    나는 당신에게 질문을 하고, 당신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어요. 나는 내가 한 질문을 기억하지 못 하고, 당신은 당신의 대답을 기억하지 못 해요. 당신은 이미 대답을 했다고 생각하고, 나는 이미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소통이라 하더군요.

    사실은 나는 질문을 한 적이 없고, 당신은 대답을 한 적이 없죠. 그래서 그것이 소통이라더군요. 만약 내가 질문을 했거나, 당신이 대답을 했다면, 그건 소통이 아니래요. 일방적인 이야기를 한 것 뿐이라지요. 그러니까 결국은 닥치고 소통이에요.

    어쨌든 소통을 했으니 행복해야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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