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태국으로 갈 때, 방콕 수완나폼 공항(Suvarnabhumi Airport)으로 입국한다. 그리고 엄청난 항공료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싼 항공편을 찾는다. 그런데 운 좋게, 혹은 일찍 예매한 덕에 싼 항공편을 찾아서 예매했다 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가격이 싼 항공편은 거의 99%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늦은 시각에 도착한다는 것.

운 좋게도 밤 11시 조금 넘은 시각에 도착하는 비행기 표를 얻었다 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일단 야간에 도착하는 비행기는 거의 항상, 표기 된 도착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다. 게다가 짐 찾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 데다가, 입국 심사에도 거의 항상 긴 줄이 늘어져 있기 때문에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이른바 '마의 시각'이다. 이 사이에 배낭여행자가 공항에 뚝 떨어지게 되면, 비행기 안에서 쌓인 몸의 피로와 함께, 아무데도 갈 곳 없다는 이국의 밤이 주는 서글픔까지 겹친다. 같이 내린 승객들이 공항 밖에 대기중인 차량을 타고 어디론가 쓩쓩 떠나버리는 모습을 보면, 온 몸에 힘이 쭉쭉 빠지기도 한다.

공항버스가 운행을 시작하는 새벽 5시까지 멍하니 있자니 덥고 찝찝함에 피곤이 쏟아지고, 그렇다고 택시를 타자니 비싼 요금과 범죄 우려에 섣불리 잡아탈 수도 없다. 사실 이 시각에 택시는, 가격보다도 범죄가 더욱 우려된다. 지리도 잘 모르는 외국인을 인적 드문 야산으로 끌고 간들, 누가 알리.

물론 공항 한쪽에 퍼블릭 택시(public taxi)라고 해서, 종이에 택시번호 등을 기록하고 표를 끊어주는 서비스가 있긴 하다. 서비스비로 50밧을 더 받는 것 치고는 조금 안전성이 첨가된 것. 사실 태국이 안전하다면 안전한 곳이지만, 워낙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은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나는 이것도 그다지 믿지 않는다. 물론 비싼 요금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더 크지만.



그래서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자정 이후 도착하게 될 때 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몇몇 대안들과 함께 정리해 보았다. 편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한 선택은 대부분 미리 예약하는 것으로 귀결되겠지만, 천편일률적인 방법 말고도 다른 방법들이 있으므로 성향에 따라 잘 선택해 보시기 바란다.





수완나폼 공항에 밤 12시 이후에 떨어졌을 때 취할 수 있는 행동들 (2011년 기준)




1. 한국에서 미리 픽업 서비스 해 주는 숙소를 예약한다.
 
 가장 간편하고 즐겁고 안전하고 쉬운 방법이다. 가격 면에서도 그리 많이 비싼 편은 아니다. 하루를 적당히 마감하고 다음날부터 즐거운 여행을 하려고 한다면 이 방법이 최선이다. 확실하다.

 제목 그대로 미리 한국에서 숙소를 예약하고 가는 형태다. 물론 예약하기 전에 픽업 서비스를 해 주는지 알아보는 수고는 해야 한다. 픽업 서비스를 해 주는 숙소들 중에는, 픽업 비용을 따로 받는 곳도 있고, 무료 픽업을 해 주는 곳도 있다. 둘의 차이는 주로 숙박비가 싸냐, 비싸냐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면 된다. 상식적으로 숙박비가 싼 숙소면 무료 픽업을 해 줄 리가 없다.

 한국에서 예약할 때 도착시간 등을 미리 알려주고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그러면 그 시각에 맞춰 입국장에 종이에 이름을 써 들고 나와 있거나, 혹은 몇 번 출구로 나오라고 알려준다. 


 이후에 소개될 방법들과 비교하면 가장 편한 방법인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나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계획 여행자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 방법이다.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소들에 관한 정보는 태사랑 게스트하우스 정보를 이용하면 된다. 픽업 서비스가 필요 없다 하더라도, 태국 여행 갈 때 태사랑의 방콕 지도는 꼭 뽑아 가기 바란다. 그리고 태국이 처음이라면 태사랑의 '사기/바가지 피해사례'는 꼭 보고, 숙지해 가기 바란다. (태사랑 http://thailove.net/)




2. 공항에서 새벽 5시까지 견딘다.
  
 수완나폼 공항은 규모에 비해 대기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별로 없다. 딱 몇십 분만 있어보면, 인천공항이 얼마나 대기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잘 돼 있는 곳인지 절실히 깨달을 수 있을 정도다. 

 따라서 공항버스가 운행을 시작하는 새벽 5시까지 덜 피곤하게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참고 또 참으며 맞이한 새벽 해를 바라보며,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 기분은 뭔가 오묘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수완나폼 공항에서 새벽까지 버티다가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나 카오산으로 간다면, 가자마자 숙소에 뻗을 각오를 해야 한다. 거의 하루를 비몽사몽으로 보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잘 생각하고 판단하기 바란다. 물론 체력이 좋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수완나폼 공항에서 새벽까지 버틸 작정을 했다면, 물을 비롯한 각종 먹을것들 구입이 필수일 테다. 그런데 공항 내부는 무조건 비싸다. 버거킹, 서브웨이, 던킨 등이 있지만, 시내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 하다못해 세븐일레븐도 시내에 비해 물건값이 대략 15% 이상 비싸다.

 조금이라도 싸게 버틸 생각이라면 1층 8번 출입구(Terminal 1, Gate 8)로 나가보자. 공항버스 티켓 판매 부스가 있는 곳인데, 여기서 공항 바깥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작은 편의점이 하나 있다. 조금 허술한 분위기라 그다지 정감은 안 가지만, 물건값이 방콕 시내 편의점 가격과 같다.

 방콕 수완나폼 공항 홈페이지: http://www.suvarnabhumiairport.com/main_en.php




3. 퍼블릭 택시를 이용해서 카오산으로 간다. 

 공항 1층 7번 출구 쪽에 퍼블릭 택시(Public Taxi) 표 파는 부스가 있다. 표 파는 곳에서 행선지를 말하고 표를 끊고 택시를 타면 된다. 부스에서 택시 번호판 등을 적어놓기 때문에, 아무 택시나 타는 것 보다는 안전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국 땅에서 여자 혼자 야밤에 택시를 타는 것은 말리고 싶다. 더군다나 방콕은 여행자가 하기에 따라 별별 일이 다 생길 수도 있는 곳이다. 조심해서 나쁠 것 없으니, 혼자 여행하는 여성이라면 이 방법은 가급적 피하기 바란다.


 경우에 따라 퍼블릭 택시 타러 가는 길에, 호객하는 사람들이 말을 붙여오는 때도 있다. '택시?'라며, 시내까지 싸게 모셔다 주겠다거나, 좋은 숙소가 있다거나, 싼 미니밴이 있다는 등의 말을 건내 온다. 밤 시간은 물론이고, 대낮이라도 이런 호객을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무시하라. 물론 그 중에는 정말 좋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낯선 땅에서 인생 도박을 해 보고 싶다면 삐끼 따라 한 번 가 보시든지.

 일행이 있는 경우라면 퍼블릭 택시를 이용할 만 하다. 일행이 셋 이상이면 오히려 공항버스보다 쌀 수도 있다. 퍼블릭 택시로 카오산 로드까지는 대략 400~500밧 (15,000원~20,000원) 정도 나온다. 이 요금은 미터요금과 고속도로 이용료(70밧), 퍼블릭 택시 이용요금(50밧) 등을 합한 총액이다.

 참고로 카오산에는 늦은 밤에도 손님을 받는 숙소들이 많다. 하지만 자정 넘은 시각에 한인숙소에 갈 생각은 하지 말자. 대부분 문 닫고 자거나, 남는 공간이 없다.




4. 공항 버스터미널에서 노숙 혹은 시내버스 타기.
 
 수완나폼 공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 버스터미널로 갈 수 있다. 예전에는 버스터미널에서 556번 버스를 타고 카오산으로 가거나, 551번 버스로 전승기념탑까지 가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2011년 2월 현재, 556번 버스는 이제 더이상 공항 버스터미널로 오지 않는다. 그리고 551번 버스도 잠시 이쪽으로 운행이 중단 된 상태다. 아무래도 공항철도 이용을 늘리려는 수가 아닌가 생각되는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551번 시내버스는 2011년 안에 다시 공항 버스터미널로 운행을 재개할 예정이라 하니, 다시 운행을 재개한다면 이 버스를 타고 전승기념탑까지 가서, 거기서 시내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이용해 카오산으로 가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복잡한 공항보다 탁 트인 느낌이라 이 버스터미널에 있는 것이 더 좋았는데, 그건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를 테다. 참고로 민부리(Minburi) 쪽으로 가는 버스는 24시간 운행한다. 민부리 쪽에 길눈을 밝혀 놨다면 꽤 괜찮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초보는 시도하지 마시라, 더 혼란에 빠질 가능성 100%다.




5. 6. (삭제) 시티라인은 새벽 6시 부터 밤 12시 까지만 운행하므로 대안이 될 수 없다.



7. 수완나폼 도착층 4번 출구의 노보텔 이용.
  
 수완나폼 노보텔은 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5~10분 거리에 있다. 밤 늦은 시각 입국한 경우 외에도, 너무 이른 시각에 출발하는 비행편을 탑승해야 할 경우에도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노보텔 측에서 24시간 내내 공항으로 픽업차량을 보내기 때문이다.

 공항 2층 4번 출입구에 노보텔 안내 데스크가 있다. 여기서 픽업차량을 불러주기도 하는데, 거의 셔틀버스라고 보면 된다. 공항에서 걸어가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서 접근성은 좋은 편. 하지만 가격은 최소한 1박에 140 USD 정도 예상해야 한다.

 노보텔 말고도 수완나폼 공항 근처에 호텔들이 몇몇 있긴 있다. 대략 최저 5만 원 이상 예상한다면, 수완나폼 공항 근처 숙소로 한 번 검색해 보시기 바란다.




8. 기타
  
 미리 기내에서 친한척해서는 픽업차량 얻어 타고 시내까지 들어가기, 공항에서 우연히 마음씨 고운 현지인 만나서 가족들이 데리러 나온 차 얻어타고 시내로 들어가기, 편의점 직원이랑 농담따먹기 하다가 친해져서 밤새 노닥거리기 등이 있는데, 경험상 그리 할 짓은 못 된다.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