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카페에 있는데 옆자리 처자 둘이 제주도 여행 계획을 짜고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제주도로 가니까 제주항공 타야지"라는 말부터 대화가 내 귀에 쏙쏙 들어와 꽂히기 시작했다.

 

샴푸나 비누 같은 건 며칠 안 있을 거니까 혹시나 없더라도 참자라며 쿨하게 포기. 섬이니까 식량 떨어질지 모른다며 쌀 조금, 컵라면 조금씩 사 가기로 수첩에 계획을 써 넣는 대목에선 정말 끼어들고 싶었지만, 초인 같은 인내력을 발휘해서 참을 수 있었다. 그동안 닦은 도가 조금 도움이 됐나보다.

 

정말 마음같아서는 끼어들어서 막 말 해주고 싶었다. 섬이라서 기름 떨어질지 모르니까 휘발유도 사 가야 된다고. -ㅅ-;

 

 

어쨌든 이런저런 계획을 짜다가 마침내 숙소 이야기가 나왔는데, 일단 별 이견 없이 게스트하우스로 가기로 합의를 보더라. 그러면서 하는 말들이, 게스트하우스 가면 술 마시면서 바베큐 파티 하고, 즉석에서 미팅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기 때매 그에 맞는 옷도 챙겨가야 한다고...

 

어쩌다 게스트하우스가 저런 이미지가 돼 버린 걸까.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다. 그렇게 운영하고 싶은 주인들은 좋을데로 운영하면 되는 거고, 그 분위기가 좋은 사람들은 거기 찾아가면 되는 거니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너도나도 그런 운영을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런 곳을 찾아가니까, 그냥 조용히 있고 싶은 사람으로 게스트하우스를 물색하면 꽤 많이 검색하고 따져봐야 한다는 것. 뭐 그래도 아직 조용한 게스트하우스가 찾아보면 꽤 있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밖에.

 

 

예전에 무작정 제주도 여행을 가서 걷다가, 날이 저물길래 눈에 띄는 아무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간 적 있었다. 그곳은 아니나다를까 밤에 술파티를 하는 곳이었는데, 그래도 엄연히 밤 11시엔 소등하고 잠을 잔다는 규칙이 벽에 걸려 있었다. 그래서 난 피곤해서 잠을 청하는데, 새벽 3시까지 사람들이 침실에 들락날락해서 끝내 잠 한 숨 못 자고 새벽에 다시 길을 나섰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뭐, 술 파티를 하든, 바베큐 파티를 하든, ㅅㅅ파티를 하든 내 상관할 바는 아닌데, 최소한 잠 잘 사람은 조용히 자게 해 주자는 것...은 대체 어디다가 올려야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집어 넣을까.

 

...여행 계획 짜는 사람들을 보니 여행 가고 싶어진, 그냥 그런 잡다한 이야기. (파티 이야기만 해도 꽤 쓸 게 많아서 미처 로맨스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 했는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의 한인 게스트하우스를 가도 한국 사람들은 꽤 많은 사람들이 로맨스를 바라고 여행 나온 사람들이 많다는 거. 자세한 이야기는 밥 사주면 해 줌.)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