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홍대 앞 홍콩 시위 지지 집회, 여기서는 핍박받지 않았으면
    잡다구리 2019. 11. 11. 17:14

     

    토요일, 홍대입구역 7번출구 근처 윗잔다리공원에서 있었던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집회에 갔다. 전주에 있었던 집회에서 중국인들이 행패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약간의 힘을 보태러 갔다.

     

    한국 땅에서 평화시위를 훼방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여기서조차 홍콩인들이 중국인들에게 핍박받는 꼴을 지켜볼 수는 없었다. 중국인들은 이런 짓을 하면서도 남의 나라 일에 한국인들이 왜 간섭하냐는 웃기는 말을 하는데, 오히려 한국 땅에서 한국인이 뭘 하든 니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

     

    듣자하니 한국에서 유학하는 중국인들이 주축이 돼서 이런 짓을 한다고 하는데, 한국에 왔으면 최소한 한국인들의 생각과 가치관 정도는 배워야 할 것 아닌가. 보통 외국인 입장이 되면 몸을 사리게 마련인데, 남의 땅에서 저런 추태를 당당하게 벌인다는 것은 한국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다.

     

    홍대 앞 홍콩 시위 지지 집회, 여기서는 핍박받지 않았으면

     

    홍콩 깃발과 함께 작은 무대가 설치돼 있었고, 규모는 작은 편이었지만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최근에는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인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지난주에 중국인들의 압박 행패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경찰들이 공원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낮시간에는 중국인들도 한쪽 옆에서 시위를 했다는데, 폭력행위를 못 하니까 심심해서 일찍 흩어졌는지, 저녁 시간이 되니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단지 주위를 맴돌거나 지나가는 중국인들이 이걸 보면서 지들끼리 궁시렁거리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대부분 비난과 욕이었다. 아마 경찰이 없었다면 분명히 또 일이 벌어졌을 테다.

     

    홍대 앞 홍콩 시위 지지 집회, 여기서는 핍박받지 않았으면

     

    며칠 전, 11월 8일에는 홍콩에서 홍콩과학기술대 학생 한 명이 시위를 하다가 주차장 건물 3층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경찰의 최루탄을 피하다가 그렇게 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홍콩 경찰은 처음엔 사건 현장에 경찰이 없었다고 발표하는 등 거짓말을 해서 더욱 큰 불신을 샀다. 

     

    홍대 앞 홍콩 시위 지지 집회, 여기서는 핍박받지 않았으면

     

    거의 반 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시위에서, 홍콩 시위대가 요구하는 것은 5가지다. 소위 '5대 요구'라 불린다.

     

    이 요구는, 송환법 철회, 경찰의 강경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이다. 이 중 송환법은 9월 4일 행정장관이 공식 폐지 선언을 했다.

     

    홍대 앞 홍콩 시위 지지 집회, 여기서는 핍박받지 않았으면

     

    홍대 앞 홍콩 시위 지지 집회, 여기서는 핍박받지 않았으면

     

     

    홍콩 시위가 이번에는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또 홍콩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최소한 한국 땅에서만큼은 이들이 핍박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더 좋은 세상을 만나게 되면 더욱 좋고. 

     

    11월 15일~17일에는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라는 제목으로, 홍콩 시위 배경과 전개과정 등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열린다. 장소는 홍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갤러리 위안'.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에서 알아보자.

     

    >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전시회 알림 트위터

     

     

    p.s.

    2008년 잠실 등 서울 일대에서 중국인들의 폭력사건이 있었다.

     

    배경은 이렇다. 2008년 3월 10일, 티베트 독립운동 49주년을 맞아 티베트에서는 시위가 일어났다. 이 시위는 중국 공안과 충돌하여 점점 커지면서 유혈사태로 번졌고, 3월 15일에는 탱크와 장갑차를 라싸 시내에 배치하여 강경 진압을 했다. 1989년 천안문 사건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이 사건은 전 세계에 알려졌고, 곳곳에서 티벳을 지지하는 시위와 목소리들이 나왔다. 그런데 2008년은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해. 세계 사람들은 성화봉송 루트에서 프리 티벳을 외치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은 한국에도 이어졌다. 2008년 4월 27일, 성화가 올림픽공원에서 서울광장으로 가기로 돼 있는 날에 티벳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프리티벳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외국인도 있었고, 티베트 국기를 든 한국인도 있었다.

     

    그런데 전국에서 관광버스 등을 타고 동원된 중국인들이, 서울 시내 곳곳에서 이런 티벳 지지자들을 폭행했다. 주먹이나 장대를 휘두르는 것은 물론이고, 물병과 돌, 보도블럭 등을 던지기도 했다. 단지 프리티벳 티셔츠를 입고 길을 걸었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인들을 집단 구타하기도 했다. 호텔 안으로 도망치는 사람을 뒤쫓아가서 아수라장을 만들기도 했으며, 이를 말리는 한국 경찰도 폭행했다. 수가 굉장히 많아서 시내 여기저기서 집단폭행이 있었다. 그리고 결국 이 폭행사건으로 입건된 중국인은 중국 유학생 2명 뿐이었다.  

     

    이걸 기억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테다. 지난주 홍콩 시위를 억압하는 중국인을 보니 이 사건이 떠올랐다. 이런 짓을 다시 하도록 용납할 수는 없다.

     

     

    p.s. 더 읽어볼 자료

    * 구글에서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 중국인 폭행' 키워드로 검색하면 많은 자료가 나온다.

    * "민주주의 없는 홍콩.. 지금 우리는 80년대 한국의 모습"

    * 홍콩의 학생들: 우리가 여전히 시위를 하는 이유

     

    댓글

Copyright EMPTYDREAM All rights reserved /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