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외국어가 '한국어'라며 기사가 나왔다. 당연히 몇몇 사람들은 기뻐서 손녀딸을 안고 펄쩍펄쩍 뛰면서 이 기사를 퍼날랐다.

 

자료는 독일의 시장조사 전문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의 인포그래픽이었다. 미국현대언어학회(U.S. Modern Language Association) 자료를 이용해서 그래프로 예쁘게 그린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6년과 비교했을 때, 2016년에 미국에서 한국어를 수강하는 대학생들이 거의 2배 정도 증가했다. 천 명 이상 공부하는 외국어 중 가장 크게 증가한 수치다.

 

미국 대학생 한국어 학습자 2배 증가와 망가진 언론의 국뽕 장사

 

위 이미지를 보면, 2006년에 비해서 2016년에는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배우는 학생이 95%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거의 두 배 증가다.

 

일단 이건 사실이다. 그래서 K팝과 한국 영화, 드라마 등으로 한류 돌풍이 한국어 학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을 한다. 그것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할 테다. 한류가 없었다면 증가를 안 했을 테니까.

 

 

그런데 여기에 통계의 함정이 있다. 이 경우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사람들에게 착각을 하도록 만드는 함정이다.

 

증감율은 국내 통계자료에서도 종종 혼란을 일으키는 항목이다. 증가율이 크면 객관적 수치도 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습성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애초에 수가 적었다면, 2배를 증가해도 수는 여전히 적다.

 

 

아래는, 위 그래프가 공개된 페이지 바로 아래에 나와있는 또 다른 그래프다.

 

미국 대학생 한국어 학습자 2배 증가와 망가진 언론의 국뽕 장사

 

1958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대학생들이 공부한 외국어를 학생수에 따라 그린 그래프다. 거의 2배 증가한 한국어(Korean)는 청록색으로 표기된 일본어 위에 있는 실 같은 영역이다. 이미지를 작게 축소해놓으니 잘 보이지도 않는다.

 

얘네가 전문가 집단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독일어와 한국어 색깔을 비슷하게 해놨는데 (여기서 인포그래픽에서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청록색 일본어 아래에 있는게 독일어다.

 

 

다시 이걸 원 자료에 있는 숫자로 보면 이렇다.  

 

미국 대학생 한국어 학습자 2배 증가와 망가진 언론의 국뽕 장사(자료: 미국 현대언어학회 리포트)

 

2016년에 한국어 학습자는 13,936명. 고대 그리스어 학습자와 비슷한 수다. 옛날에 비하면 많이 늘어났다는 것에만 자부심을 가지면 되겠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국뽕에 취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언론들이 국뽕팔이 클릭장사를 해도, 항상 의심하는 자세를 가지자. 현재 한국에선 언론들이 망가질대로 망가졌지만,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는 상태니, 각자 알아서 스스로 하는 수 밖에 없다.

 

 

p.s.

* Which Languages Are College Students Learning More Of?

* Enrollments in Languages Other Than English in United States Institutions of Higher Education, Summer 2016 and Fall 2016: Final Report

 

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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