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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앙프라방, 푸씨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42
    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9. 1. 1. 19:14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42

    루앙프라방, 푸씨


    루앙프라방은 메콩강 옆에 위치한 평지의 작은 마을인데, 시내에는 그나마 산 같은 형체의 나즈막한 언덕이 하나 있다. 루앙프라방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이 언덕 꼭대기에는 황금색 탑 쫌씨(Chomsi)가 있어서, 이 언덕을 쫌씨 힐(chomsi hil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언덕이 바로 푸씨(Phou Si).

    언덕 꼭대기에 올라가면 루앙프라방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석양 또한 아름답다고 소문이 나 있기 때문에 비싼 입장료를 내고도 한 번 즘은 올라가 보는 곳이다. 산이라고 하기엔 너무 낮지만, 그래도 꼭대기까지는 328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적당한 산책 코스라 볼 수 있다.


    푸씨를 오르는 계단. 씨싸왕웡 거리에서 올라가는 초입에는 많은 상인들이 나와 꽃을 팔고 있다. 불단에 꽃을 바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


    꽃이나 악세사리를 사라고 부르는 상인들을 멋쩍은 웃음으로 지나치면, 그 다음부터는 고독한(?) 산행.


    조금 올라가면 입장료 내는 곳이 보인다. 입장료는 20,000 낍 (2달러 조금 넘음). 여기 말고도 두 군데인가 다른 입구가 더 있다.

    한 서양인 노부부는 사원은 안 볼거고, 산에 올라가서 석양만 볼 거라며 입장료 안 내겠다고 버텼는데, 그 말이 통할 리가 없다. 그렇게 치면 사원 보려고 올라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열심히 흥정을 했지만 결국 에누리 없이 일인당 이만 낍을 내야만 했다.


    평소 운동 안 하신 분들이라면 조금 힘들 듯. 하지만 이 정도 계단은 시작일 뿐.


    입장료 내고 또 한참 더 올라가야 한다. 입장료가 아깝다면, 입장료 내는 곳에서 석양을 바라봐도 나름 괜찮은 풍경이 보인다. 어제 봤는데 또 입장료 내고 올라가기 싫은 경우는 입장료 내는 곳 까지만 올라서 석양을 봐도 괜찮을 듯. 그럴 때는 씨싸왕웡 쪽 입구보다는, 그 반대쪽 입구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여기가 푸씨 정상. 산 꼭대기에는 조그만 불당 하나와 탑 하나가 있고, 그 주변에 쉴 수 있는 계단이 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석양을 보러 올라오는데, 현지인들은 불당이 주 목적인 사람들도 많았다.


    불당 옆에 버려진 채 방치되어 있는 포탑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활용되고 있었다.


    작은 불당 안에서 한 프랑스인 할머니가 꽃을 바치고 나름 예의를 갖추고 있다. 동남아를 돌다보면, 불상 앞에서 합장을 하고 고개를 숙인다거나, 절을 하는 서양인들도 요즘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좀 아는 사람들은 사원 안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합장하고 예를 갖추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 그들이 생각하는 불교는 동양인들이 종교로 믿는 불교와는 많이 틀리다. 그들은 불교(부디즘, buddhism)을 하나의 사상(-ism)이나 철학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사원에서 예를 갖추는 것도, 요가 센터의 큰 스승에게 예를 갖추는 그런 의미에서의 행위라고 이해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불론, 그 중에는 종교로써 이해하는 서양인들도 있긴 있다.


    루앙프라방 시내 반대편 쪽 방향. 이런 경치에서 석양이 진다면 볼 만 할 듯.


    불당 근처 계단에서 사람들이 앉아서 쉬고 있다. 사실 쉬고 있다기보다는 석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하늘이 파랗고, 해가 지려면 거의 두 시간이나 더 기다려야 하지만 그들은 기다린다. 아직 석양을 맞이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지만, 시간 되면 이 공간이 꽉 들어찰 정도로 사람들이 올라온다고 한다. 나는 석양은 기다리기 지루해서 안 보고 그냥 내려왔다.


    탑과 불당 사이에 나 있는 조그만 통로를 통해서 산 반대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불당 안에서 현지인들의 모습. 라오스인들은 석양보다는 불당에 더 목적으로 두고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그들도 겸사겸사 불당에서 기도도 하고, 석양도 보고 그러는 사람들이 많지만, 일부 사람들은 기도만 올리고 바로 내려간다.


    루앙프라방은 위에서 내려다봐도 조용한 동네.


    씨싸왕웡 쪽에서 올라가서, 산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불상들이 쭉 놓여져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 부다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형상화 해 놓은 것인데, 살아있을 때 그가 했던 주요한 행동들을 상징적으로 표현 해 놓은 것이다. 라고 독일인 단체여행자들을 이끄는 가이드가 말 하더이다. ㅡㅅㅡ;


    라가는 머리가 일곱 개 달린 상상의 동물인데, 이것도 라가라고 할 수 있을까. 계단 난간을 장식한 것 보면 이것도 라가가 맞는 것 같은데... 머리가 일곱 개가 아닌 라가는 왠지 좀 어색하다. 그래도 이 라가들은 색깔은 예뻤다.


    부다가 살아생전 했던 일들을 요일별로 저렇게 정리해서 형상화 해 놓았다고 한다.




    독일인 단체 관광객들. 이 관광객들을 통솔하는 가이드에게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은 못 알아 듣고 그냥 대충. 물론 모르는 척 옆에서 사진 찍는 척 하면서~ 후훗~ ㅡㅅㅡ; 이 산이 부다가 살아있을 때 방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신성하게 여겨지는 곳이란다. 신성한 불상인 파방(Pha Bang)도 그런 이유로 가져 올 수 있었다고.

    이렇게만 적어 놓으면, '우와~ 독일어도 하나봐~'이럴까봐 조금 부가설명을 해 보겠다. 고등학교때 제 2 외국어로 독일어를 했었는데, 여행 하면서 독일인 만나면 어설프게 독일어 하면서 그 얘기를 해 준다. 그러면 그 쪽에선 신나서 독일어로 계속 얘기하고, 못 알아들어도 대충 눈치껏 맞장구 쳐 주고 하다보면 조금씩 늘어나는 그런 스트리트 랭귀지 실력이랄까.

    어느나라 언어건 조금이라도 할 줄 안다면 여행하면서 서슴없이 그냥 들이대 보시기 바란다. 실전에서 배우는 게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체계도 없고, 많이 배울 수도 없지만, 그렇게 배운 것은 웬만해선 절대 안 까먹는다는 장점이 있다. 여행하면서 몇마디 주워들은 태국어, 티벳어도 몇 년이 지나도 안 까먹고 기억 할 정도니, 관심 가지고 계속 공부하는 언어라면 더 말 할 필요도 없다.


    부다의 발자국이라는데... 비교를 위해서 라이터를 옆에 두고 찍어 봤다. 저 라이터는 특별히 작은 게 아니라, 그냥 일반 라이터다. 이 발자국이 진짜라면, 부다는 엄청난 거인이라는 뜻인데... 아니면 발만 엄청 컸다든지... 커도 너무 큰 것 아닌가. 산 올라가다 미끄러진 발자국이라면 그나마 이해를 하겠지만. 뭔가 좀 석연찮다.


    한 쪽 끄트머리에 있는 조용한 장소인데, 저기 서 있는 사람은 개집처럼 생긴(ㅡㅅㅡ;) 저 안에 들어가 보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저 안에는 부처의 발자국이 있다. 여기에 있는 발자국도 엄청 크다.


    이제 하산. 부다의 발자국 옆에 라이터 놓고 사진도 찍었으니 불공이 쌓였으리라는 말도 안 되는 흐뭇함을 가지고 하산~ ㅡㅅㅡ/


    반대쪽 방향에서 올라가면 혹시나 입장료 안 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 있다면, 애써 고생하지 마시라고 말 해 드리고 싶다. 이 쪽도 이렇게 입장료 내는 곳이 있다. 물론 방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이만 낍 내고 올라가고 말자.


    석양을 못 봐서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었지만, 멈춤 없이 그냥 걷고 싶었을 뿐이고~

    보통 루앙프라방의 푸씨 올라갔어요~하면, 붉게 지는 노을과 루앙프라방의 야경을 찍어 올려야 정상인데, 그걸 못 해서 조금 아쉽다. 뭐, 노을은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거고, 야경은 불빛만 보일 뿐~이라며 무시하고 지나치기로 하자. (욕심을 버리면 여행이 편해진다. ㅡㅅㅡ/)


    어느 한산한 동네 골목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루앙프라방은 나름 재미있는 골목들도 많은 편. 다만, 골목 안에 있는 개들은 낮선 사람, 특히 외국인들을 심하게 경계하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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