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동남아 삽질 여행 43

루앙프라방, 야시장


남들은 다 석양 구경하고 내려오는 푸씨를 그냥 슬쩍 지나쳐 내려왔다. 그냥 계속 하염없이 걷고 걷다가 야시장에 가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기만 하고 싶었던 걸까.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마음 가는 데로 갔을 뿐. 그래서그런지, 의미 없어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뭔가 감정이 담긴 사진들을 많이 찍어 놓은 것 같다. 버리기 아까워서 공개랄까~ 루앙프라방 편은 이제 거의 마지막.


푸씨 언덕 내려오는 길에서 본 고무줄 놀이 하고 있는 아이들. 오오~ 엄청난 점프력.


라오스에서는 아기를 저런 식으로 안고 다닌다. 애 엄마들도 마찬가지. 등에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 팔에 근육 붙을 듯. ㅡㅅㅡ;


이게 바로 로띠. 오른쪽에 무쇠 프라이팬에서 지금 한창 굽고 있는 중이다. 지금 손 닦고 있는 아저씨 앞에 놓여진 게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편 것.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조금 떼 내서 바닥에 탁탁 치면서 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편다. 그 다음 프라이팬에 올려놓고 바나나를 넣고 구우면 바나나 로띠, 달걀을 넣으면 달걀로띠. 바나나 로띠가 더 달콤하고 맛있다. 현지인들도 간식으로 많이들 사 먹는다. 노점에서는 로띠 하나 5,000 낍. 루앙프라방의 로띠 노점상은 길거리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패션모델. ㅡㅅㅡ;;; 라오스식 추리닝 패션. 대체로 거의 모든 아이들이 이런 복장. 신발도 대부분 슬리퍼.


대빵 튼튼한 농구대. 아마 쇠가 비싸기 때문에 이렇게 한 것 같은데, 처음엔 나무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시멘트 혹은 콘크리트.


이제 야시장 구경. 야시장이라고 해봐야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음식들을 많이 팔기 때문에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를 지경이다. 여기는 일종의 부식가게인 듯. 앉아서 먹는 건 없고, 비닐에 싸 준다. 선뜻 택하기는 어려운, 뭔가 정체모를 음식들도 많다.


루앙프라방 야시장에선 물고기 구이를 많이 판다. 물고기 한 마리를 칼집만 내어 통째로 화덕에 구워 판다. 저걸 꼬지에 꽂아서 들고 다니면서 먹기도 하는데, 물고기를 꼬지에 꽂아서 길거리 다니며 먹는 모습은 루앙프라방에서 처음 봤다. 물론 물고기 말고도 닭, 돼지 등도 꼬지에 꽂아서 판다.


동남아에는 순백색의 하얀 달걀이 많다. 한국에서 누런 달걀만 봐서 그런지, 하얀 달걀은 좀 어색해 보인다. 그래도 맛은 똑같다.


나뭇잎으로 포장한 도시락. 똑같은 나뭇잎으로 비슷하게 포장 했다 하더라도 속에 든 건 완전히 다른 것들일 수 있다. 여기서 파는 건 당면같은 면이었다. 누구 입에 붙이나 싶게 아주 조금 담던데, 그냥 길거리 다니며 먹을 주전부리 용도.


닭다리와 물고기를 꼬지에 꽂아서 굽는 모습. 꼬치는 재활용 하기도 하고, 버리기도 한다. 어쨌든 꼬지를 쭉쭉 빨면 건강에 안 좋을 듯.


저녁으로 또 쌀국수를 먹었다. 사실, 이 야시장에서는 딱히 저녁으로 뭐 먹었다고 말 하기가 좀 그렇다. 다니면서 이것저것 많이 주워먹었기 때문. 게다가 쌀국수도 저녁으로 먹었다고 하기엔 양이 너무 적었다. 모든게 다 간식. ㅡㅅㅡ;


다시 어둠이 내리고 씨싸왕웡 거리엔 기념품 노점들이 들어섰다. 나름 기념품이나 선물 할 만 한걸 골라 봤지만, 정말 내 눈에 차는 게 없었다. (사실은 있긴 있었다. 근데 내 맘에 드는건 모두 다 큰 맘 먹어도 살 수 없을 만큼 비쌌다. ;ㅁ;)


이 등 팔리는 건 딱 한 번 밖에 못 봤다. 예쁘긴한데, 집에 갖고 돌아갈 때까지 잘 간수할 수 있을지 그것이 문제.




여기저기 계산기 두드리며 흥정하는 모습들이 많이 눈에 띈다. 아무래도 주말엔 시장이 좀 더 활기를 띄는 듯 하다. 외국인 여행자들 말고도 현지인, 태국인 등도 가세를 해서 그런가보다. 유럽 쪽에선 주말 패키지 여행도 오는 듯 했다.


기념품 노점상들은 그냥 길거리에서 물건 지키면서 간단히 쌀국수 같은 걸로 끼니를 떼운다. 그리고 거리의 아이들은 이 시간에도 아무도 원하지 않는 꽃을 팔려고 맨발로 씨싸왕웡 거리를 헤매다니고 있다. 그 한 쪽 옆에선 하나에 30달러 하는 스테이크 썰기 위해 나이프와 접시 부딪히는 소리가 맑게 울려퍼진다.

한 쪽에선 한 그릇 1달러 하는 쌀국수도 쉽게 사 먹을 수 없는 처지인데, 한 쪽에선 스테이크와 와인, 그리고 후식까지 한 끼 저녁식사로 50달러를 우습게 써 버리는 모습. 그들은 과연 열심히 일 했기 때문에 그 보상을 누리고 있는 걸까.

열심히 일 하든, 안 하든 간에 운명은 이미 태어난 곳에 따라서 어느 정도 결정 되어 버렸다는 다소 힘 빠지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만큼 사는 것도, 우리의 노력 때문만은 아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와는 좀 떨어진 변두리 어스름한 곳에 자리잡고 있던 버거집. 한 서양인이 먹고 있길래 맛있냐고 물어봤더니, 매일 한 개 이상 사 먹을 정도라고 하길래 나도 사 먹어 봤다.

맛은 말레이시아 노점에서 파는 것보단 맛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패티가... 보통 버거에 들어가는 고기 패티는 뭔가 갈아서 조합해서 만든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기덩어리인데, 여기 패티는 고기 한 덩이가 통째로 들어갔다. 완전 스테이크 버거. 값은 15,000 낍 (2달러 조금 안 됨).

루앙프라방에 오래 있었다면 나도 매일 먹었을 것 같다. 점원 아가씨가 예뻐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ㅡㅅㅡ;


다시 씨싸왕웡 거리를 통과해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여태까지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사실 루앙프라방에선 밤에 갈 곳이 여기밖에 없다. 다른 곳들은 해 지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별로 볼 것도 없기 때문. 그리고 사원이다 뭐다 구경다니다보면 여길 하루에도 몇 번이고 지나칠 수 밖에 없다.


넓게 편 천막이 빙빙 돌면서 하늘로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느낌. 하늘을 날아다니는 노점상을 하면 어떨까. 재미있을 듯 (하지만 웬만큼 팔아서는 본전치기도 못 할 듯).


과일도 팔고, 과일 쉐이크도 파는 한 노점. 초등학생 정도 밖에 안 된 어린이가 외국인 손님을 상대로 영어를 잘 구사했다. 그래서 엄마는 아예 뒤에서 과일만 썰고 있고, 손님 상대는 저 애가 다 하고 있었다.

영어는 학교에서 배우기도 하는데, 장사하면서 배운게 더 많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국의 부모님들도 애들 영어교육을 위해 외국인 많은 데서 노점상을 하는 건 어떨까. ㅡㅅㅡ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결혼식. 결혼식을 사람도 다니고 차도 다니는 길에서 하고 있다. 신랑신부가 좀 어려 보였는데, 라오스는 보통 20대 중반에 결혼을 한단다. 한국은 요즘 20대 후반 즘에 결혼을 한다고 하니까, 그 때까지 결혼도 안 하고 뭐 하냔다. 흠... 글쎄... 결혼도 안 하고 뭘 하는걸까? ;ㅁ;


분위기를 보니까 아직 시작도 안 한 듯. 길 가에서 하는 건 그렇다 치고, 무슨 결혼식을 이 야밤에 한담. ㅡㅅㅡ; 아마도 다들 먹고 살기 팍팍하니까 밤에 결혼식 올리고, 내일 낮엔 다시 일 하러 가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분위기만큼은 다른 나라의 풍요로운 결혼식 못지 않게 즐겁고 화기애애했다.


길 가에 마련된 식탁. 여기는 식당도 아니고, 야외결혼식장도 아니고, 전혀 아무것도 아닌 일반 길거리다. 나름 차량통행이 적으면서도 길은 좀 넓은, 그런 곳으로 장소를 택한 듯.


결혹식장 앞쪽에는 제법 무대도 있고, 저렇게 누구랑 누구랑 결혼한다는 홍보판도 큼직하게 걸어놨다.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사 먹은 감자칩(7,000낍). 포장지에 나와있듯, 김치맛 감자칩이었다. 맛도 꽤 괜찮은 편. 이런 건 한국 회사에서 좀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이 과자는 외국회사에서 만든 과자다)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