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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오리지널 타워버거, 타워버거 1+! 행사 시식기잡다구리 2019. 1. 22. 21:43
길 가다가 KFC에서 '오리지널 타워버거'를 사면 '타워버거'를 주는 1+1 행사로 유혹을 하고 있어서 참지 못하고 끌려 갔다. 아아 이렇게 주섬주섬 사먹다보면 가산을 탕진해서 길거리 나 앉게 되겠지. 그럴 때는 먹고 죽은 귀신 땟갈도 곱다고 하는데, 그러면 먹고 죽으란 소리냐. 그것도 나쁘진 않지.
어쨌든 평소엔 비싸서 사 먹을 엄두도 못 내던 타워버거를 먹을 기회. 사실 오리 머시기 버거는 비싸서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타워버거를 싸게 먹을 심산으로 갔다. 타워버거를 먹으면 오리버거를 하나 더 준다잖아.
홈페이지 보니까 오리버거는 단품 6,000원으로 나와 있던데, 1+1 행사로 사먹으니 5,500원이더라. 이 정도면 타워버거 두 개 먹는다 치고 괜찮은 가격.
왼쪽이 오리지널 타워버거, 오른쪽이 그냥 타워버거. 딱 받아서 껍질을 까보니 오리타버거는 좀 크기가 작은 것 같아서 약간 실망했다. 근데 다시보니 뭔가 탄탄한 느낌이다.
타워버거는 익숙한 모습 그대로. 닭튀김 패티가 넓게 퍼져 있어서 좀 크게 보인다. 거의 절반은 밀가루 튀김만 있는 뻥카지만, 그런 것 다 알고 먹는 버거 아닌가.
살짝 자세히 들어간 모습. 타워버거는 약간 풀어진 자유분방한 모습이다. 이때까지는 자유를 찾는 타워버거가 더 마음에 들었다.
오리지널 타워버거. 별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이것부터 먹었다. 뭐가 오리지널인지 모르겠는데, 이거는 타워버거에 치즈와 후추가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후추 맛이 많이 난다.
한 입 베어물자 후추밭에서 뛰놀던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며 입에 물고 있던 여의주에서 무지개가 뻗어나와 맑은 호수를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듯 한 느낌은 요즘 영양실조로 좀 어지러워서 잠시 착란 현상이었고,
치즈의 끈적이며 질척이는 짭쪼롬함과 후추의 알싸하고 매콤한 향이 닭튀김 패티와 조화를 이룬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닭튀김과 후추 맛에 치즈와 빵이 약간 거드는 형태다. 일반 타워버거와는 상당히 다른 맛이다.
그냥 타워버거. 타워버거는 캐찹 바른 튀긴 감자 맛이 많이 난다. 거기에 닭튀김이 약간 거들어주는 역할. 닭튀김에 살코기는 없고 튀김옷만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쯤 돼서는 거의 케찹과 튀긴 감자에 닭 기름 발라먹는 느낌으로 먹는다. 원래 그런 맛을 기대하고 먹는 거기도 하고.
한쪽 면만 살코기가 엄청 들어가 있는 것 처럼 나와 있는 것도 타워버거의 트레이드 마크다.
아마도 오리지널 타워버거를 새로 내놓으면서, 기존 타워버거와 맛을 비교해보라는 것이 이번 행사의 마케팅 포인트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설득에 성공했다. 확실히 강렬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오리지널 타워버거가 인상적일 테니까. 이걸 먼저 먹고 타워버거를 먹으면 맛이 죽는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뭐 어쩌면 그냥 재고 처리 차원에서 하는 이벤트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5500원에 이 조합이면 꽤 괜찮다. 단품 두 개니까 콜라를 사 먹겠지하고 콜라에서 매상을 올리려는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체리피커 가난뱅이는 그런 상술엔 넘어가지 않는다. 침을 물 처럼 삼키면서 끝까지 먹을 수 있다.
확실히 설득당했다. 오리지널 타워버거가 내 취향에 맞는다. 그래서 앞으로는 둘 중에 더 싼 걸 먹기로 결정. 행사 하는 동안에 한 번 쯤은 더 사먹어야겠다. 웬만한 육천 원 짜리 밥보다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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