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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환상 자전거길: 김녕성세기해변 인증센터 - 삼양해수욕장국내여행/자전거2017 2019. 2. 27. 13:05
김녕해수욕장 입구 쪽 주차장 옆에 있는 '김녕성세기해변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해수욕장도 둘러봤다. 월정리에서부터는 슬슬 캠핑장 구경을 하면서 잘 곳을 물색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여기서도 야영장을 찾아봤다.
아직 해가 많이 남아 있어서, 적당한 곳을 찾았다해도 바로 자리를 펴기는 좀 망설여지는 시간대였지만, 그래도 적당한 장소를 많이 봐두면 언젠가는 도움이 되겠지라고 생각해본다.
화장실이 있는 입구 쪽에서 약간 동쪽으로 가면 '김녕해수욕장 야영장'이 있다. 바닷가 백사장 뒷편으로 조금 들어가 있는 형태인데, 옹벽 같은 것으로 백사장과 살짝 분리돼 있다. 그래서 캠핑장 구역에만 있으면 바다가 잘 보이지는 않지만 나름 아늑한 느낌이 있고, 조금만 걸어나가면 바로 해변이라서 산책하기도 좋다.
잔디밭 바닥이라 아무데나 텐트 치기도 좋지만, 지붕 있는 사이트도 몇몇 있었다. 화장실도 가까운 편이라서 여러모로 야영하기는 꽤 괜찮았는데, 비수기라 그런지 캠핑하는 사람은 없었다. 구조상 바다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잘 들어오지 않을 곳이라, 혼자 야영을 한다해도 괜찮을 곳으로 보였다. 아마 해 넘어갈 시간이었다면 여기서 야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녕해수욕장 야영장은 6, 7, 8월 성수기에는 유료다. 대략 1, 2만 원 정도를 마을에서 받는 듯 하다. 비수기에는 무료라고 하는데, 이건 확실치 않다. 성수기에 유료라는 것은 확실하다.
캠핑장은 이런 식으로 해변과는 조금 구분된 구역으로 조성되어 있다. 넓이도 꽤 넓은 편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대강 구경만 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김녕이야 예전부터 유명해서 나름 여러가지 시설들도 많이 있으니, 사람 많은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이젠 오히려 월정리가 여기보다 이것저것 오밀조밀하게 더 많이 들어서고, 사람도 더 많아 보였다. 김녕은 이제 고인 물인가.
사실 나도 옛날 경험으로 김녕은 비싸다는 인식이 박혀 있어서, 여기서 천천히 쉬고 가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가보니 월정리보다는 비교적 조용해서 잠시 쉬어가기 좋았다.
역시 여행때 제일 만만한 건 편의점. 라면에 삼각김밥 말아 먹으면 대충 한 끼 식사가 된다. 이렇게 먹고 하루종일 자전거를 타면 살이 쭉쭉 빠진다. 남들은 비싼 돈 들여서 체중 감량을 하는데, 돈 아끼면서 살을 빼니 얼마나 좋냐. 아이고 좋아라.
바닷가에 트래블 트레일러만 갖다놓고 글램핑이라는 이름으로 영업하는 곳도 많이 생겼더라. 아마도 캠핑카에 대한 로망은 있지만, 그걸 직접 끌고 다니기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체험 삼아 이런 곳을 이용하는 것 같던데, 어디선가 가격을 봤더니 경악스럽더라. 나 같으면 이런 곳에 묵을 돈으로 펜션을 가겠던데.
하지만 내가 펜션도 나름 럭셔리한 숙박업소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누군가는 펜션이나 호텔이 너무 식상해서 사서 고생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 그런 사람들이 자전거 캠핑 노숙을 하면 좋을 텐데. 아마 딱 일주일만 하면 학을 떼고 호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테다.
이제 함덕해수욕장. 여기도 자전거길 인증센터 부스가 있다. 부스에는 이름이 '함덕서우봉해변 인증센터'라고 돼 있다. 부스는 함덕 해변 동쪽에 있다.
함덕해수욕장은 동쪽 끄트머리 서우봉을 마주보는 자리에 작은 무료 야영장이 있다. 그런데 그 야영장이 좀 작고 외진 곳이라 그런지, 이때는 캠핑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인증센터 부스가 있는, 잔디광장이라 불리는 곳에는 꽤 많은 텐트가 있었다. 야영을 하려고 쳐 놓은 텐트인지, 낮에만 잠시 햇볕을 피하려고 쳐 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곳이 거의 캠핑장 처럼 사용되고 있었다. 어차피 부지도 넓으니까 깨끗하게만 사용하면 별 상관 없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많은 만큼 좀 소란스럽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제주공항이 있는 제주 시내에 가까워진 만큼, 이젠 해변도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쯤되면 작고 조용한 해변은 좀 찾기가 어려워진다. 그 대신 편의점 같은 시설들이 자주 나오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길이나 시설물도 나오기 때문에,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아직 제주 시내보다는 한적하니까 그나마 견딜만 하다.
중간과정 생략하고 바로 삼양해수욕장. 함덕에서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데, 딱히 볼 것 없는 길을 달려서인지 중간 과정은 별로 기억도 없고 사진도 없다.
그것보다도 이쯤에서 또 사고가 날 뻔 했다. 직선으로 된 큰 차도 내리막길을 달려 내려가는데, 골목길에서 차가 슬금슬금 나오더니, 내가 오는 걸 보고는 확 튀어나와서 박으려고 하더라. 제주에서 이런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진짜 뭔 미친 것들이 이렇게 많은지. 그 차들 모두 랜트카 아니었다. 제주의 난폭운전과 이상한 단속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은데, 여기선 이 정도만 하겠다. 제주 여행이 좀 지긋지긋해진 가장 큰 이유가 난폭운전, 무개념 운전 때문이다.
어쨌든 삼양해수욕장 들어가는 곳에 아파트가 있어서, 이제 거의 도시로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검은모래로 알려져 있는 곳인데, 보기에 예뻐 보이지가 않아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카페나 숙소에 들어가서 구경하다가 잠깐 산책 나가는 용도로 많이 이용하는 듯 하다.
삼양해수욕장에서 해안가 쪽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올레길과 겹치는 구간을 지나야 한다. 언덕인데다가 올레꾼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서, 자전거길이라고 하기보다는 올레길에 자전거를 다닐 수 있게 표시해놨다는 정도로 생각하는게 좋다.
그래도 동네 작은 길을 들어가서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올레길을 살짝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길을 가보니 올레길을 어떤 맛으로 걷는지 알 것 같기는 하더라. 그런데 걷기여행은 자전거 여행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선뜻 시도하기가 좀 꺼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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