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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자전거길: 인제 - 춘천국내여행/자전거2017 2019. 6. 23. 08:12
미시령 꼭대기 근처부터 원통까지는 거의 내리막이거나 평탄해서, 크게 힘 들이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몇 시간 자전거를 끌고 산에 올라간 것을 제대로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제 자전거길 없이 국도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경치를 구경하기도 힘들고, 큰 재미도 없었다.
인제 21km. 이때까지만 해도, 오늘은 인제 근처에서 하루 묵어갈까 생각했다. 계속 국도를 타고 가다보니, 내가 뭐하러 이렇게 가고 있나 싶기도 했다. 이러면 그냥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는 의미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설악미리내캠프 근처의 정자문 교차로에서 민예관광단지 내설악광장휴게소까지, 구 도로에 자전거길 표시를 해놨다. 한계터널, 용대터널이 뚫려서, 자동차는 이제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길이다.
길 상태도 좋았고, 경치도 나름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너무 음산했다. 여기를 차도로 사용할 때 아마도 사고가 많이 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알 사람은 알 테지만, 영산강 자전거길의 나주영상테마파크 근처 길도 좀 묘한데, 여기는 거기보다 훨씬 더하다.
길 위로 한계터널 출입구가 보인다. 이렇게 터널 아래쪽을 지그재그로 둘러간다.
이 길은 참 거시기하다. 기운이 너무 안 좋아서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데, 이 길을 타지 않으면 한계터널과 용대터널을 지나야 한다. 그래서 자전거는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터널 두 개 건너는 것보다는 안전하니까. 어쨌든 이 길은 낮에만 다니도록 하자.
원통. 조금 큰 마을이 나올 때마다, 이쯤에서 이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까라는 고민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버스를 타자니 좀 아쉽기도 하고, 안 타자니 이제 차도만 달리니까 재미가 없을텐데 싶고. 고속버스터미널이 있는 마을은 또 나올 테니까, 일단은 더 달리기 싫을 때까지 계속 가보자 했다.
원통 지나자 터널이 나와서 바짝 긴장했지만, 여기는 짧은 편이라서 다행이었다.
거의 대부분 아무것도 볼 것 없는 도로였지만, 가끔씩 이렇게 볼만한 경치도 나왔다.
하지만 이렇게 차길 가에 서서 구경을 해야해서, 여유롭게 감상할 수는 없었다. 잠깐 보고 사진찍고 다시 달려야했다.
쉴 곳을 찾아서 마을로 들어가면 다시 나오는게 귀찮기 때문에, 차도 옆으로 공간이 나오면 잠시 주저앉아 물을 마셨다. 물론 이런 곳도 편하게 쉴 수는 없기 때문에, 잠시 숨만 돌리는 정도다. 미시령 넘어와서 편의점 잠깐 들른 것 외에는 거의 쉬지도 못하고 홍천까지 갔다.
홍천. 홍천군청이 있는 조금 큰 동네. 이제 슬슬 해가 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대책을 세워야만 했다. 동네 외곽에서 야영을 할까, 모텔을 잡을까, 아니면 버스를 탈까 고민하며 마을 번화가를 한 번 둘러봤는데, 이 동네는 좀 별로더라. 곳곳에 그 바보같은 로터리부터, 할 말은 많지만 그냥 생략하겠다. 바로 떠나기로 결정.
금강고속 홍천터미널.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탈 수 있는 버스로 떠났다.
그래서 춘천. 대략 30킬로미터 정도 점프했다. 버스도 자주 있고, 시간도 별로 안 걸렸다. 해가 안 졌다면 자전거로 계속 달렸겠지만, 아무래도 차도를 야간 라이딩 하는 것은 위험하니까 그냥 버스로 점프했다.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적당히 가까운 숙소를 찾아보고 간, 봄엔 게스트하우스. 좀 오래된 동네에 약간 허름한 형태로 있었는데, 옛날 여인숙을 개조한 듯 하다. 여기도 나름 옛날에 잡지였나 어디선가 얼핏 본 적이 있었다.
그냥 적당한 도미토리. 대충 하루 자고 가기는 괜찮았다.
옥상도 열려 있었는데, 딱히 볼 것은 없다. 가끔 행사같은 걸 하나보다. 밖으로 나가면 바로 옆에 편의점이 있어서 좋다.
크게 볼거리가 없는 동네였지만, 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가까웠고, 500미터 정도만 가면 북한강 자전거길도 탈 수 있었기 때문에, 자전거 여행 중에는 여러모로 괜찮은 위치였다. 다음날은 자전거여행 마지막 날이고, 북한강 자전거길은 그리 힘든 코스도 아니니까, 오랜만에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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