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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 양양 지경공원 - 동산해변 - 동호해변국내여행/자전거2017 2019. 6. 20. 16:47
지경공원 인증센터를 지나서 북쪽으로 계속 달리니 지경리해변이 나왔다. 양양도 워낙 해변이 많아서 일일이 이름을 다 언급하는게 어려울 정도다.
해변만 보면 여느 강원도 동해안 모습과 별 다를게 없지만, 양양은 좀 독특한게 있었다. 지자체 차원에서 서핑 관련 업체를 모으는 건지, 이상하게도 양양 해변엔 서핑 가게와 서퍼들이 많이 보였다. 옜날엔 없었던 큰 변화다.
양양 어느 해변의 서퍼 하우스. 아마도 서핑 수업과 게스트하우스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 아닌가 싶다. 양양 해변에는 이런 가게들이 자주 보인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동네에도 이런 가게들이 있어서 신기할 정도였다.
워낙 이런저런 해변이 많아서 이름도 잘 모르겠다. 남애항 근처였던 것 같은데. 이름표 없는 해변은 그냥 바닷가라하고 넘어간다.
광진해변, 인구해변 이쪽으로 접어드니, 서퍼들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쪽 동네는 특히 서핑을 장려하는 곳인가보다.
해변 자체는 그냥 평범한 편인데 어째서 여기 사람들이 모였을까 참 신기해.
오랜만에 본 소독차. 조용한 동네였는데 소독차가 지나가니까 어디선가 꼬마들이 막 튀어나왔다. 중간에 소독차와 자전거 진행방향이 겹쳐서, 잠깐동안 소독약을 맞으면서 달렸다. 앞에 뵈는게 없으니 무지 좋더라. 구름 같은 느낌도 들고.
아예 여기서 서핑을 하라고 조형물도 만들어놨다.
동산해수욕장에 있는 동산 서프 캠핑장. 사람들 몰릴만 한 곳에 있으면 역시 비싸다. 이 캠핑장도 비수기가 4만 원인가 그렇다더라. 물론 주차장도 있고, 화장실과 샤워장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차 끌고가서 서핑하면서 캠핑을 한다면 괜찮겠다. 나처럼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이 캠핑하기는 좀 비싸다.
동산해수욕장 주변엔 서핑 관련 가게들이 많았다. 대략 너댓개 정도. 이 조그만 마을에 이 정도면 많은 편이다. 이제 이 뒷쪽으로 실리콘밸리만 조성하면 캘리포니아 되겠다. 하지만 겨울은 춥겠지.
계속해서 자전거길은 북분리해수욕장을 지나, 북분리 마을 안쪽으로 이어진다. 거의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는 좁은 시골길을 달리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위 사진에 보이는 이 오르막길은 동해안 자전거길에서도 꽤 유명한 언덕이다.
길이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처음 이 앞에 서면 무슨 담벼락을 기어 올라가야 하는건가 싶다. 경사가 정말 엄청나다. 뒤에 짐까지 실어놓으니,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데도 뒤로 밀릴 정도다. 와 진짜 인간적으로 이건 아니다. 이걸 올라가면 한동안은 또 산길 같은 것이 나온다.
산길이 끝나면 이렇게 지그재그로 돼 있는 희한한 육교를 내려온다. 아니 굳이 이런 거대하고 괴이한 육교를 만들면서까지 자전거길을 이렇게 마을 안쪽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이쪽 7번국도가 차량 통행이 좀 많기는 하지만, 차라리 국도 갓길을 조금 더 넓히는게 좋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다시 여길 간다면, 북분리 해수욕장에서 잔교해변까지 약 500미터 구간은 그냥 7번국도를 탈 것 같다. 마을길로 뱅글뱅글 돌면서 산길 타고 해봤자 별 감동도 재미도 없고, 오백미터 정도면 그냥 국도를 타고 금방 지나가면 되니까.
큰길로 나와서 다시 올라가면 '38선 휴게소'. 여기 위도가 38도라서, 진짜 38선이라며 있는 휴게소다. 휴게소 시설은 좀 낡았는데 경치는 좋다.
38선 휴게소 아래는 38해변. 여기도 서퍼들이 많다. 여긴 아마, 바로 위에 기사문항이 있어서, 나름 숙소나 가게같은 이런저런 시설들이 있어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 아닌가 싶다. 여기는 겨울철 서핑으로도 나름 유명하다고. 저기 빨간등대는 송이 모양이다. 이 동네 특산물이 송이버섯이란다.
여기서 하조대해변까지는 7번국도 옆에 자전거길이 따로 만들어져 있었다. 이런 식으로만 길이 만들어져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아까 마을 안쪽 구석구석을 누빈걸 생각하면 아직도 어질하다.
하조대해변. 하조대 정자는 바깥쪽으로 좀 나가야 볼 수 있으므로 생략. 이 일대는 경치가 수려해서, 한 번만 구경해도 향후 10년간 얼굴에 산수자연의 기상이 서리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아마 옛날에 그 기운을 다 잃어버렸나보다. 나는 여기 쭉 구경하고 왔는데, 돌아오자마자 기상이 사라지더라.
해가 슬슬 기울고 있어서 이쯤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텐트 그늘막 설치 금지. 구경도 없이 미련도 없이 바로 떠났다.
북쪽으로 조금 올라오니, 바로 위에 동호해수욕장. 여기는 다소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사람이 너무 없는게 좀 걱정스러웠지만, 그래도 편의점이 있으니까 다행이다.
간식.
호기심에 한 번 사봤더니 빵 안에 스티커가 있더라.
이때부터 라이언 치즈케익이 보이면 사먹고 자전거에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했다. 뭐 그냥 스티커가 있으니까 붙인 것 뿐인데, 나중엔 은근히 모으는 재미가 있더라. 별로 못 모았지만.
본격적인 식사. 오늘은 하루종일 라면에 밥 말아먹는 걸로 끼니를 떼운 것 같다. 그런데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몇 시간 전에 뭘 먹었는지도 잘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어서, 계속 똑같은 것만 먹어도 지겹지 않을 때도 있다. 이상하게 밥맛 없는 날은 이게 제일 편하고.
동호해변은 바닷가에서 와이파이가 되더라. 덕분에 다음날 숙소를 어디로 갈지 검색도 좀 했다. 데이터쿠폰 비싼걸 사서 다니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검색을 하면 아무래도 데이터 소모가 걱정돼서 오래 못 하는데, 여기선 밤 늦게까지 인터넷을 할 수 있었다. 역시 인터넷이 되면 늦게 자게 되는구나. 문제는 인터넷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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