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없지만 늦은 밤에도 가끔씩 드라이브 하던 차들이 잠시 정차해서 뭔가 하고 가던 동호해변. 물론 주변 펜션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참고로 가까운 곳에 양양국제공항이 있다. 딱히 쓸 일은 없겠지만. 

 

어쨌든 여기서도 해 뜨자마자 새벽부터 일어나서 떠날 준비를 했다. 오늘은 고성까지 가서 동해안 종주 자전거길 라이딩을 끝낼 예정이라, 아침에 밍기적거리는 것도 없이 바로 출발했다.

 

 

이런 일출 사진 많이 찍어뒀다. 나중에 석양이라고 써먹어야지.

 

 

양양쪽 해변은 바람이 거세서 파도가 높은 편이었다. 파도만 높으면 그냥 구경하면서 아이고 멋있네하면 끝이지만, 바람이 많이 부니까 특히 새벽녘에, 아직 해 뜨기 전에는 좀 추울 정도였다.

 

 

 

동호해변은 공공인터넷이 잘 됐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기 아니었으면 나중에 속초에서 숙소 찾느라 조금 고생했을지도 모른다.

 

 

동호해변 인증센터는 백사장 북쪽 언덕길 중간쯤에 놓여 있었다. 위치가 참 희한하다.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강원도 쪽 인증센터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기준으로 설치한 듯 하다.

 

 

여길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재밌을 것 같은데, 오르막으로 올라가서 조금 아쉽다. 그래도 자전거길이 이렇게 잘 놓여 있으면, 오르막길도 조금 편하게 올라갈 수 있어서 좋다. 어차피 끌고 가더라도 뒤에서 오는 차와 뒤엉키지 않으니까 안심이 된다.

 

 

이후 낙산해수욕장까지는 거의 쭉 뻗은 직선도로. 달리기 좋아서 순식간에 여기까지 왔다. 아침밥은 이쯤에서 다시 편의점 도시락. 어제 하루종일 컵라면을 먹었더니 오늘은 다시 도시락이 땡겼다. 역시 밥맛이 없으면 굶거나, 맛 없는 것만 먹거나 하면 다시 입맛이 생긴다.

 

오늘은 목표가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밖에서 도시락을 먹는데 옆에 있는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이 좋아서 좀 많이 쉬었다. 핑크토닉의 키스키스키스라든지, 류지현의 수상한 너 같은 것들. 평소엔 잘 안 듣는 스타일인데, 여기서는 좀 끌리더라. 역시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나보다.

 

 

 

낙산해변 해맞이길 혹은 회센터거리. 뭐가 맞는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 거리는 차량 통행은 좀 불편하게 돼 있지만, 사람들이 걷기 좋게 돼 있었다. 아예 차량 통행을 막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이 좁은 길에 차는 지나다니더라. 아마도 사람들 많이 모이는 성수기에는 막지 않을까 싶다.

 

이 일대는 공연거리라는 이름도 있어서, 성수기엔 다양한 공연팀들이 버스킹을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영상으로 몇 번 보기는 했지만, 아마 현장에 직접 가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성수기에 사람 많은 곳을, 내 돈 내고 가는 일은 없을 듯 해서. 투어라도 시켜줘야 가겠지 아마.

 

 

낙산해변도 나름 특징이 있다. 때밀이 조형물만으로도 특징이 있지만, 해변에 참 희한하게 나무를 심어놓은 것도 독특하다. 실용성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해변을 인상적으로 남길만 한 것이긴 하다. 

 

 

 

계속 북쪽으로 가서 낙산을 살짝 오르면 낙산사가 나오지만, 그쪽은 자전거길이 아니라서 무시하고 지나간다. 낙산해수욕장 끄트머리에서 7번국도를 타고 언덕을 넘어갔다.

 

 

후진항을 지나서 정암해수욕장 남쪽 끝까지는 국도 옆으로 나 있는 자전거길을 타고 간다. 그러다가 정암해수욕장에선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자전거길이 계속 이어진다. 힘들면 그냥 잠시 국도를 타고 내려가도 상관없지만, 계단만 조금 내려가면 다시 편한 자전거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약간 고생은 할 만 하다.

 

 

 

정암해수욕장 일대는 나무판으로 해변 산책길을 만들어놓은게 특징이었다. 해일이 덮쳐도 나무판을 붙들면 물에 뜰테니 나름 실용적일 수도 있다.

 

 

 

 

물치항을 지나서 쌍천교로 작은 강을 건너니 속초가 짠하고 나왔다. 작은 강 하나를 건너니 갑자기 도시가 시작되더라. 분위기가 너무 확 바뀐다. 들어가자마자 설악 어쩌고가 마구마구 나오고, 도로와 분위기도 확실히 도시 느낌이라서 속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설악동입구 삼거리. 세계명산 설악산이라고 돼 있다. 이 앞쪽 바닷가 쪽에 설악해맞이공원이 있다. 물론 나는 굳이 구경하러 가지 않는다. 도시라서 더욱 시크해졌다. 도시에선 차가워져야지.

 

 

 

양양도 자전거길이 잘 돼 있는 편이지만, 속초는 길 상태가 아주 좋다. 강릉 경포호가 관광지 차원에서 자전거 타기 좋다면, 속초는 도시 전체적으로 자전거 타고 다니기 좋더라. 물론 변두리 지역만 그렇고, 시내로 들어가면 여느 도시나 마찬가지다.

 

 

길이 원형으로 바다를 빙 돌아서 가게 돼 있는 대포항. 이 앞에 라마다 호텔이 있던데, 웬 호텔을 시장통에 만들었나 싶기도 하지만, 경치는 좋겠더라.

 

 

 

외옹치항에 있는 롯데리조트 입구 언덕을 넘으니, 쫙 뻗은 도로가 나왔다. 시골이었으면 이거 브레이크 없이 쭉 내려갔을 테지만, 여기는 도시라서 천천히 내려가야 했다. 횡단보도엔 언제 사람이 나타날지 알 수 없고, 사람이 전혀 없다고 생각돼도 도로에 뭐가 떨어져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도시는 여러모로 조심해야 한다.

 

 

무작정 속력 내고 달리다간 이렇게 된다.

 

내리막길을 쭉 내려오면, 외옹치해수욕장과 속초해수욕장이 나온다. 이 일대를 잘 살펴보면, '속초해수욕장 국민여가캠핑장'이 있다. 내륙 쪽에 제1캠핑장이 있고, 해변쪽엔 제2캠핑장이 있다. 요금은 비수기에 3만 원, 성수기엔 4만 원.

 

물론 속초에서는 이 가격이면 게스트하우스를 가는게 더 나을 텐데, 만약을 대비해서 대안이 있으면 좋으니까 참고로 알아두자.

 

 

 

 

이쯤에서 청초호 안쪽으로 들어가서 방 잡고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래도 끝은 봐야 하니까 고성까지 계속 진행했다. 설악대교와 금강대교를 타고 계속 북쪽으로. 다리 아래에 아바이마을이 보인다.

 

편하게 즐기면서 여행을 한다면, 동해안 종주는 속초에서 끝내는게 좋겠다. 더 올라가면 고생만 한다.

 

 

 

 

 

쭉 내려가면 아바이마을. 계속해서 금강대교를 타려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내려서 가세요'라는 푯말이 있다. 가끔 도심에서 이런 형태의 길에서 자전거를 탄 채로 쌩하니 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굉장히 위험한 짓이다.

 

 

 

 

금강대교를 건너오니 속초항과 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이 나왔다. 여기는 국제적으로 다니는 배가 있긴 있는건가. 옛날엔 블라디보스톡 자루비노로 가는 배가 있었는데.

 

 

여객터미널 앞쪽 큰길로 가면 조금 더 짧은 거리를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인증센터를 가려면 여기서 영금정 쪽으로 가야한다.

 

 

영금정 인증센터. 영금정 앞이 아니라, '속초 등대 전망대' 앞에 있다.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여기가 영금정인 줄 알지도 모르겠다.

 

여기도 올라가보면 경치가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저 계단을 보니 엄두가 안 났다. 그냥 그늘에서 잠시 쉬어가는 걸로.

 

 

속초는 나중에 따로 버스타고 여행을 가도 되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다시는 못 가 본 곳들이 무지 많다. 아이고 슬퍼.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