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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스크르스크
    잡다구리 2020. 3. 9. 17:26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온 세상이 난리다.

    가장 큰 변화는 이 변두리 노인 많은 동네에도 마스크 쓴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초반에 확진자가 30여 명 정도 될 때까지만 해도 이 동네는 반반이었다.

    마스크 쓴 사람 반, 안 쓴 사람 반. 그래서인지 동네 약국, 편의점, 다이소 등에서 남는 마스크를 구하기도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다들 아시다시피 상황이 완전히 변해서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이 동네도 시내의 발빠른 동네들과 똑같이 변화가 찾아왔다.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 공공시설도 임시 휴업을 시작했는데, 이쪽 지역은 구청이 공공시설 휴업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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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기차역, 전철역에 일회용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갖다 놓는다고 뉴스가 나온 적도 있었지만, 막상 가보면 마스크는 없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비치된 물건도 빨리 떨어지는 듯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수칙 포스터와 배너들은 여기저기 많이 볼 수 있었다.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그리고 약국 여기저기 문 앞에 '마스크 품절' 안내문이 나붙기 시작했다.

    유행이 시작됐음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신호였다.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공적 판매처를 통해서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우체국과 하나로마트에도 안내문이 새롭게 붙었다.

     

    서울 지역에서는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는다, 농협(은행)은 마스크 판매처가 아니다 등의 내용이었다.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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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한 약국은 문 앞에 써붙인 안내문에 마스크, 손소독제 등이 있는지 없는지를 종이로 붙여서 안내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약국들이 "마스크 없음"을 항상 붙여두고 있어서, 일단 무조건 들어가서 오늘 마스크가 들어왔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있다, 없다를 뗐다 붙였다하면서 알려준다면 사람들이 문 열고 들어가지 않아도 될 텐데.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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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국 앞에 붙은 안내문을 보면, 사람들이 어떤 질문을 많이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었고, 약사들도 고충이 심하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었다.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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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이런 사태와 관련해서 대만에서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앱, '마스크 맵'이 집중 조명되고, 디지털 장관이 조금 소개되기도 했다.

     

    그건 조그만 별동대 같은 부처로, 정부 정책에 발빠르게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을 골라서 재빨리 움직이는 조직이라고 알고 있다.

     

    과기부 같은 큰 조직이 움직이기엔 소소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것들에 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 한국에도 있으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맨날 청문회 등에 불려 다니고 해서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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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포기하면 편해.

     

    난 이미 면 마스크 몇 개로 버티고 있으니까, 딱히 KF 마크가 붙은 보건용 마스크를 살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100% 문전박대를 당하니까 기분은 좋지 않았다.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좀 기가 막히는 걸 봤는데, 오프라인으로 은행 갈 일이 별로 없으니까 이제서야 알게 됐다.

     

    우체국, 은행 등의 입구에는 "방문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시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아니, 그럼 마스크 못 구한 사람은 소포도 못 보내고, 은행도 가지 말라는 건가.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은행 창구를 들어가는게 아니라, ATM기만 사용하려고 들어가는 사람도, 마스크를 안 쓰면 경비원이 마스크 쓰라고 한 소리 하는 걸 봤다.

     

    내가 울컥했다. 돈 줄테니까 니가 마스크 하나 사 와봐라 쏘아주고 싶었다.

     

    이건 정말 말이 안 되는게, 어차피 은행 마감하고 밤이 되면 ATM기 사용자가 마스크를 쓰든 안 쓰든 상관도 안 하잖아.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지나는 길에 주민센터를 보니, 거기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시오"라고 써붙여놨다. 관공서가 이래도 되는 걸까. 과도한 공포심 조장 아닐까.

     

    면 마스크라도 판매하면서 이러면 이해라도 할 수 있겠는데, 사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해야 하는걸까.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한 은행을 보니,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들어가는 사람에겐 아무 말도 안 한다.

    대체 '마스크를 착용한다'의 범위는 어디까지인 걸까.

     

    구멍난 면 마스크가 하나 있는데, 다음번에 그걸 쓰고 한 번 가봐야겠다.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코로나와 마스크와 편의주의와 세상과 나

     

    어느 맑은 날, 할 일 없이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다가 쓸 데 없는 관찰을 너무 많이 해버렸다. 그냥 방구석에 있을 걸 그랬어.

     

     

    p.s.

    어쨌든, '마스크'가 없으면 '마크스'를 쓰면 된다. 기사들 찾아보면 마크스가 엄청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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