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대만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열심히 영수증을 모았다.

 

대만의 편의점 등에서 주는 영수증은 복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왕 공짜로 주는 복권이니 고이고이 잘 간직하면 혹시나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아직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탈세 등을 막기 위해서 영수증 복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영수증 줄만 한 곳에서는 잘 챙겨준다. 물론 노점상이나 시장 같은 곳에서는 안 주는 곳도 많다.  

 

 

한 달 여행하며 모았던 대만 영수증 복권 200여 장 맞춰봤더니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특히나 편의점 들어갈 일이 많기 때문에, 근 한 달 여행하면서 200장 넘는 영수증을 모을 수 있었다.

 

단순히 30일로 나눠봐도 하루 평균 영수증을 7장 정도 받은 셈인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겠지만 직접 해보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단 거의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편의점에서 해결하고, 덥기 때문에 중간에 잠시 쉬기 위해서도 편의점에 들어간다. 들어가면 콜라라도 하나 마셔야지.

 

중간중간 물도 사야하고, 밤참이나 다음날 아침을 위해서 빵 같은 것도 사야하고. 물론 소규모 마트 같은 곳도 자주 갔는데, 거기서도 영수증을 주기 때문에 이래저래 영수증을 많이 모을 수 있다. 중간에 비 맞아서 조금 버렸는데도 이 정도다.

 

 

대만 영수증 복권

 

세븐일레븐 영수증만 많아 보이는 것은, 여행 중간에 세븐에서 금액별로 스티커를 주고, 스티커 모으면 경품을 주는 행사를 해서 웬만하면 세븐을 갔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돌아오는 날 아침에 스티커를 다 모아서 조그만 파우치 하나 받았다. 다이소에서 사도 한 삼천 원은 할 것 같은 고급 파우치였으니 이거라도 받은게 어디냐.

 

 

어쨌든 대만 영수증 복권은 홀수달 25일에 당첨 번호를 발표한다. 지난 2개월치 영수증이 대상이다.

즉, 1월과 2월에 발행된 영수증은 3월 25일에 당첨 번호를 발표하는 방식이다.

 

주의할 점은, 만약 당첨이 됐다면 번호 발표한 다음달 6일부터 3개월간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다.

3월 25일에 발표한 것은 4월 6일부터 3개월간 수령할 수 있다는 뜻이다. 3개월 넘어가면 끝이다.

 

이래서 여행객의 경우는 200위안(약 8천 원)이 당첨되면 안타깝게도 버릴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이거 받자고 대만을 갈 수는 없으니까 어쩔 수 없지. 잠시 기분만 좋고 끝. 

 

 

 

당첨번호 맞춰보는 것은 앱으로 QR코드 스캔을 하면 쉽게 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한글로 "대만 영수증" 정도로 검색해도 수많픈 앱들이 나온다. 대충 적당한 앱을 설치하고 맞춰보면 된다.

 

앱 중에는 뒷자리 3자리만 맞춰주는 것도 있다고 하니,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다른 걸로 바꾸도록 하자.

 

당첨이라면 恭喜 혹은 中獎 이라는 글자가 나온다고 한다.

꽝이면 沒中 혹은 未開獎 이라는 글자가 나온다.

 

내가 사용한 (나름 많이들 사용하는) 고양이 아이콘의 앱에서는 "메이쭝 沒中" 이라고 음성으로도 알려주더라. 그래서 아주 지겹게 들었다.

 

 

 

앱에서는 이렇게 뒷자리 세 자리만 입력해서 맞춰보는 것도 있고, QR코드를 스캔해서 맞춰보는 기능도 있다.

 

사실 뒷자리 3자리만 맞으면, 일단 제일 낮은건 당첨된 거고, 이후 나머지 숫자들도 맞춰보면 되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그냥 영수증 숫자를 눈으로 보고도 대강 알 수 있게 된다.

 

 

대만 영수증 복권 당첨 조건은 대략 이렇다. 일단 여기서 109년은 2020년을 뜻한다. 대만은 독자적인 년도 표기 방식을 사용하는데, 자국 내에서는 거의 이 표기방식이 표준이다.

 

 

 

 

위에서 세 칸 까지는 나와있는 모든 번호가 다 맞는 경우에 해당 항목 당첨이다.

금액은 아마 다들 읽을 수 있을 테다. 1등 당첨금 대만돈 1천만원은 한국 돈으로 대략 4억 원이다.

 

二獎는 "頭獎" 항목에 나와있는 3개의 숫자에서 끝자리 7자리가 일치하면 당첨이다.

나머지 三獎, 四獎 등도 같은 방식으로 끝자리 6자리, 5자리가 일치하면 당첨이다.

 

맨 마지막 증개육장은 주어진 숫자가 영수증 숫자 끝자기 세 개와 일치하면 된다.

이래서 끝자리 숫자 3개 정도는 어찌보면 걸리기 쉬운 것 중 하나다.

 

 

하지만 나는 200장 넘는 영수증이 모두 "꽝"!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이백 몇십 장 되는데 하나도 맞는게 없다니. 앱이 잘 못 됐나 싶어서 눈으로 끝자리 세자리도 다시 맞춰 봤지만 틀리지 않았더라.

이쯤 되면 당첨 안 된게 더 대단한 것 아닌가 싶다.

 

따라서 결론은, 대만 여행 가더라도 영수증에 너무 기대하지 말고 그냥 재미삼아 모으는 정도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상, 복권 200여 장 모두 꽝 된 사연 끝.

 

 

p.s.

* 대만 재정부 공식 영수증 복권 당첨 번호 발표 페이지

 

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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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6.10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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