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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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진정성의 공명 -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님과의 대화취재파일/인터뷰 2010. 8. 5. 17:57
정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본관까지 쭉 뻗은 도로가 눈길을 끌었다. 그 길 양편으로 계곡처럼 들어선 독특한 건물 또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화여대의 새얼굴이라 할 수 있는 '이화캠퍼스 복합단지(ECC)'는, 그렇게 처음 이 학교를 들어서는 사람에게 독특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연면적 2만여 평, 총 6층으로 이루어진 캠퍼스 공간. 그 공간을 중심으로 많은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산책을 하고, 그늘을 즐기고 있었다. 지상인지 지하인지 제대로 분간이 가지 않는 그 복합단지는 사실 좀 삭막한 데가 있다. 건물 전체를 투명한 유리로 처리해서 열린공간이라는 느낌을 주긴 했지만, 어쨌든 엄청난 규모의 인공구조물은 사람에게 위압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공간을 지나서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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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의 문화공간, 국립중앙박물관 - 최광식 관장님과의 대화취재파일/인터뷰 2010. 7. 29. 15:17
박물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어두컴컴한 방, 유리, 그리고 오래된 물건들. 웬지 모르게 퀘퀘한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적막 속의 오래묵은 공기들이 무겁게 머리를 누르는듯 한 느낌도 든다. 지루한 시간들과 한산한 공간이 만들어내는 의기소침한 분위기,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물건들과, 이걸 봐서 뭘 하겠다는 건가 라는 회의감. 내게 박물관이란 그저 관심의 변두리에 머물며 눈에 띄면 한 번 즘 들어가보는, 그런 어두운 공간일 뿐이다. 아마도 학창시절 때 경험들이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수백여 명의 인원이 한꺼번에 줄 서서 우르르 들어간 박물관은, 그저 줄 서서 한바퀴 돌고 나오는 곳일 뿐이었다. 대체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슨 의미인지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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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한국인, 사랑받는 대한민국 - 국가브랜드위원회 어윤대 위원장 인터뷰취재파일/인터뷰 2010. 7. 21. 13:58
해외여행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어느 나라에서 왔니?'이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우리는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코리아'라고 답한다. 그러면 바로 연결되는 질문. 'North or South?'. 외국인들을 많이 만나보지 못했을 때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아, 한국이 남한과 북한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을 많은 세계인들이 아는구나. 그만큼 코리아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거구나.' 그러면서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의 위상을 실감한 듯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살짝 자아도취 속의 착각이었다.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북한'이었다. 무서우면서도 폐쇄적이라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독특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 'North or South?'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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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에콰도르 평가전에서 본 응원의 열기 - 남아공 월드컵 에콰도르 평가전취재파일 2010. 5. 17. 23:51
2010년 5월 16일, 남아공 월드컵을 한 달 즘 앞둔 어느 일요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팀과 에콰도르 팀의 평가전이 있었어요. 사실 앞으로 몇몇 평가전이 더 남아있어요. 특히 5월 24일 있을 일본과의 평가전은 꽤 재미있겠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에콰도르 평가전 말고는 모두 해외에서 열리기 때문에, 웬만해선 직접 가서 보기가 어려울 거에요. 그래서 우리 대표팀의 모습을 현장에서 실감나게 보고싶어 가 봤죠. 사실 우연한 기회에 좋은 자리에 앉게 돼서, 이 경기 하나 보려고 지방에서 서울까지 일부러 올라갔어요. ㅠ.ㅠ/ 전철을 내리자마자 여기가 월드컵경기장이구나 라는 걸 딱 알 수 있었어요. 전철역 여기저기에 월드컵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장식을 해 놓았더군요. 전철역에서 경기장으로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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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대형마트가 더 비싸네~취재파일 2010. 3. 15. 16:50
저는 '초코 다이제'를 좋아해요. 거의 끊이지 않고 쌓아놓고 먹을 정도로 좋아하죠. 근데 최근에 대형마트와 (대형)수퍼를 오가면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위 사진의 왼쪽 큰 박스가 대형마트에서 파는 것이고, 오른쪽 작은 상자가 수퍼에서 파는 거에요. 일부러(?) 뜯어진 상자와 뜯어진 봉다리를 찍어놨어요. 포스트모더니즘에 입각한 대상의 해체기법이죠. ㅡㅅㅡ;;;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큰 상자 안에는, 조그만 포장지로 포장된 것으로 8 봉지가 들어 있어요. 한 봉지에는 과자 4개가 들어있죠. 그러니까, 한 봉지에 과자 4개 x 8봉지 = 총 32개 초코 다이제가 들어 있어요. 반면, 수퍼에서 파는 조그만 통에 든 초코 다이제. 이건 깔끔하게 그냥 과자 12개가 한꺼번에 들어있죠. 따라서 조그만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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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서 좋아요 가든파이브취재파일 2009. 11. 24. 15:56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하게 TV로 광고를 하던 '가든 파이브', 기억하시나요? "사람들이 막 몰려오고 있습니다~"라면서 떠들썩한 광고를 선보였었죠. 저도 그 광고를 보고, 서울 인근에 뭔가 큰 쇼핑센터가 생기나보다 했었죠. 그러고는 한동안 까먹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이런 뉴스를 봤어요. [르포] 유령도시(?) 연상시키는 2조원대 규모의 ‘가든파이브’ 가보니 오오 유령도시... 어쩐지 어둠의 포스가 막 끌어당기는 느낌. 드디어 호기심 발동! 저도 한 번 가 보기로 했죠. 외관은 참 멀쩡하게 생겼더군요. 삼성동 코엑스몰의 6배 덩치래요. 그래서 동남권 최대 규모라더군요. 가든파이브는 크게 3개 블록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가블록은 '라이프', 영화관을 비롯한 쇼핑센터. 나블록은 '웍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