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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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기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인생을 조명한 전시서울미디어메이트 2019. 3. 2. 15:23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서 돈의문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개관 기념식이 열렸다. 이 전시는 서울대학교 정진성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미국과 영국 등에서 찾아낸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들을, 여러 사람들의 증언, 기록과 함께 당시의 사회상 등의 이야기로 엮어 보여준다. 이 연구팀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들을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자료들을 발굴해서 번역, 설명하여 언론과 시민들에게 공개해왔다. 이번 전시는 시민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한 인간으로 인식하고, 그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해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관련 자료들을 다시 정리해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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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리뷰 2018. 11. 2. 19:47
2017년에 개봉한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공각기동대 영화는 1995년에 개봉한 공각기동대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했다. 하지만 전체적 배경과 소재를 가져다 썼고, 주제를 약간 차용했을 뿐 스토리는 좀 다르다. 주제도 어떻게 보면 원작의 고민을 가져다 놨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깊이와 무게가 가볍고 얉기 때문에, 마음을 울리는 심오한 뭔가를 던져주긴 역부족이다. 따라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볼거리들을 실사 영화로 재현한 것에 집중한 액션 영화로 보는 것이 좋겠다. 볼거리에 치중해서 별 생각없이 본다면 재미있는 영화다. 볼거리에 치중했다고는 하지만, 영화도 옛날 원작의 주제를 살짝 가져오긴 했다. 몸을 모두 의체로 사이보그화 한 상태에서 뇌만 살려놓은 상태. 이때 기억도 조작됐다면 나는 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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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파리지앵 여인을 기억하며잡다구리 2017. 8. 9. 02:33
프랑스 파리, 어느 기억도 나지 않는 동네. 마치 힘겨운 일처럼 이어진 하루치 관광을 끝내고, 일행 중 일부와 함께 숙소 근처 어느 골목 모퉁이 술집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을 기울였다. 술집 바깥쪽 벽에 마련된 작은 테이블과 의자에 나란히 앉아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깊어가는 밤을 아쉬워하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대화로 파리의 마지막 밤을 즐겼다. 일정 빡빡하게 진행된 스케줄 속에서 서로 어느정도 친해지긴 했지만 시간에 치여 그리 많은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던 터였고, 밤이면 낮의 강행군에 지쳐 숙소에 들어가 각자 남은 작업을 하고 씻고 자기에 바빴다. 그래서 나도 마지막 밤에서야 카드를 꺼내서 서비스 겸 일행들에게 가볍게 타로를 봐줄 수 있었다. 그때 쯤엔 여행을 갈 때 항상 타로카드를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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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된 기억들 - 르완월리자야, 아누라다푸라,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2. 3. 25. 04:25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는 기원전 5세기경부터 약 1,000년간 스리랑카의 수도였던 곳으로, 수많은 고대유적들이 옛부터 불교국가였던 스리랑카의 역사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고대도시다. 사실은 니곰보에서 스리랑카의 볼거리를 찾으며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일단 아누라다푸라는 무조건 한 번 가봐야 한다는 말들이 많아서 가봤다. 아마도 지구상 어느나라에서나 자신들의 역사는 소중하고, 또 스리랑카에서 종교적 메카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관광객들도 많이 가는 곳이니까 다들 입을 모아 추천하지 않았나 싶다. 아누라다푸라 (Anuradhapura, Sri Lanka) 하지만 아누라다푸라는 첫 시작부터 좀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처음부터 유적지가 즐비하게 서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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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은 가난의 기억들 - 인천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국내여행/경기도 2011. 7. 9. 11:41
해가 졌다.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어둠구석에 드문드문 흐릿한 가로등 불빛이 길을 비춘다. 동네 어귀마다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 집 저 집 밥 짓는 냄새가 지친 발걸음을 재촉한다. 어디선가 악을 쓰며 싸우는 소리. 또 어디선가 요란하게 떠들며 노는 소리. 오늘도 달빛은 무심히 골목을 창백하게 비춘다. 70년대 달동네. 누군가는 아련한 기억으로 다 지난 추억으로 곱씹을 수 있을 테고, 누군가는 생각도 하기 싫은 악몽으로 아직 남아 있을 테고, 또 누군가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인 삶의 일부분일 테다. 아마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때 그 시절을 구질구질하다 여기고 돌이키기 싫은 기억으로 생각하지 않나 싶다. 그러니 지금도 낡은 동네를 흔적도 없이 밀어버리고 높은 아파트로 깨끗하게 새 단장하는 것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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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n Pai해외여행/Love in Pai 2011 2011. 3. 26. 23:51
태국에서도 오지라 불릴 만큼 산 구석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는 마을, 빠이(Pai). 빠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빠이, 빠이 외치는 이유는, 그곳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보통의 관광지처럼 눈에 확 띄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적한 시골마을의 맑은 공기와 신선한 바람만으로도 온 몸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랄까. 혹은 조그만 마을에서 노닥거리며 사람들을 만나고, 웃고, 하루하루 즐거움을 만끽하는 재미랄까. 아니면 혼자 외딴 방갈로에 콕 처박혀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책을 읽거나 하루종일 멍하니 있을 수 있는 자유랄까. '여행지에서는 여행을 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을 풀어버릴 수 있는 곳,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곳. 빠이가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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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카오산의 상인들을 추억하며해외여행/Love in Pai 2011 2011. 3. 11. 13:17
카오산 로드 Khaosan Road 카오산 로드(Khaosan Road)는 태국의 수도 방콕에 있는, 100미터 남짓한 짧은 길이다. 해외여행을 좀 다닌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다시피, 지금의 카오산은 전 세계인들에게 유명한 여행자들의 집합지다. 각종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술집, 상점, 마사지 샵, 여행사 등이 들어차서, 방콕에서도 최고의 유흥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자에게 카오산은 단순히 먹고, 마시고, 즐기는 곳 이상의 역할을 한다. 태국 여행의 베이스 캠프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태국과 인접한 여러 나라들을 가기 위한 중간 체류지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은 더 나아가 유럽, 아랍 등 세계 각국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잠시 들렀다 가는 경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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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사랑하지 않았을 뿐사진일기 2010. 9. 23. 04:06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수천가지 이유와 변명을 갖다 붙이며 나는 거부했지. 우린 분명 사랑했었고, 그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추억 속에, 기억들이 빛 바랜 사진처럼 변해간다 해도, 아무리 아무리 용서할 수 없는 이별에 분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버둥거릴 수도 없이 싸늘한 가슴의 텅 빈 구멍에 아픔으로 차오른다 해도,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수천가지 이유와 변명을 갖다 붙이며 나는 거부했지. 우린 분명 사랑했었고, 그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세월이 아무리 흘러흘러 흘러간데도 그것만큼은, 그 시간, 그 장소, 그 사람만큼은 진실이었을거라고. 그렇게 외면하고 거부하고 귀를 막고 눈을 막아도 결국은 알고야 말았지, 그건 마치 서서히 스며드는 새벽녘의 이슬과 같아 어떻게 막을 수도 없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