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
(다행히도,) 나는 인간이었다 - 관세청 탐지견 훈련센터 복제견에 대한 단상국내여행/경기도 2010. 10. 1. 15:30
"아무도 나와 똑같이 닮을 수는 없다. 심지어 어떤 때는, 나도 나와 닮기 힘들 때가 있다." - 탈루아 뱅크헤드(Tallulah Bankhead) 한 손에는 술잔, 한 손에는 담배. 그리고 그윽하게 내리깐 눈처럼 쫙 깔린 음성으로 끈적하게,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다알링"으로 불렀던 여자. 20세기 초반에 미국의 여배우로 활동했던 '탈루아 뱅크헤드(혹은, 탈루라 뱅크헤드)'는,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감독의 '구명보트(Lifeboat)'와, 게리쿠퍼(Gary Cooper)와 함께 출연한 'Devil and the Deep' 등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녀는 작품활동보다, 평소에 드러나는 자신만의 개성과 위트로 더욱 유명한 배우였다. 여러모로 꽉 막힌 시대였던 그 당시에 그녀는 ..
-
철길 옆의 꽃은 꽃이 아닌 걸까사진일기 2010. 6. 17. 01:41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갔다. 한 시간 삼만 원이라는 꼬임에 넘어간 것도 있지만, 호기심이 발동한 탓도 있었다. 어디든 그렇듯 부리는 자들은 약속했던 것보다 더 많은 노동을 원했고, 어디든 그렇듯 일하는 자들은 자신의 부당함에 화를 내며 항의했다. 단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조금 더 거칠었고, 조금 더 살벌했다는 것. 그나마도 선착순에 밀려버린 잉여인간들은 시간만 날리고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어떤 험한 꼴이 일어날지 알고 있어서였을까, 그래도 차비 정도는 쥐어주며 화가 분노로 치밀지 않도록 대충 수습을 하는 모습이, 아니꼽기보다는 애처로워 보였다. 많은 군상들이 있었다. 절반 이상은 대학생이거나 젊은 백수였다. 나머지 절반은 어떤 부류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 방세 이십만 원을 ..
-
사람을 만날 때 선을 긋는다는 것은...웹툰일기/2010 2010. 2. 3. 23:14
* 만화는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렸지만, 이 팜므파탈 때문에 난 일 년 동안 아무것도 못 했었음. 인생에 상당한 영향을 준 아낙인데, 미워해야할 지 고마워해야할 지 아직 판단이 안 됨. 그저, 나쁘지는 않았다 정도로 일단 마무리. 자세한 이야기는 술 먹어도 하기 싫음. 나중에 자서전에는 쓸지도... ㅡㅅㅡ; (그 후에 팜므파탄, 팜므사탄 시리즈를 만났음. 그래서 연애질에 학을 땠음. 덴장) * 내 경우는 '나는 선을 긋겠어'라고 마음 먹고 긋지는 않았다. 팜므파탈 아낙이 틈 날 때마다 지적해줘서 '아 나도 선을 긋는구나'라고 느꼈다. 문제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렵지만, 일단 단서만 잡으면 문제를 보기는 쉽다. 그런데 이 실마리라는 게, 다른 사람이 말 해 주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게 문제. 그리고 알..
-
내 옆에 디오게네스웹툰일기/2010 2010. 1. 25. 03:00
물론 알렉산더 대왕의 삶도 괜찮은 삶이다. 세계정복이라는 자신의 꿈과 야망을 위해 나름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그건 또 이 세상,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꿈꾸던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정복따위 하지 않아도 풀밭에서 인생을 즐기던 디오게네스. 그의 삶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건, 아무래도 내가 어쩔 수 없는 마이너라서 그럴까. 사실은, 어떤 면에서는, 이런 삶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그런 삶을 꿈꾸면서도 막상 그리 살지 못하는 것은, 세계정복의 위업을 이룬 디오게네스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욕심이 너무 많다. 진정 디오게네스로 살고 싶다면 그 사람처럼 거지가 되면 될 일. 그런데 그러기에는 가지고 있는 것들이 너무 무겁다. 사실 따지고보면 쥐뿔도 없는데..
-
계속 그 따위로 살 텐가웹툰일기/2009 2009. 9. 24. 15:10
많은 사람들이 많은 사연들을 가지고 애달픈 표정으로 거위의 꿈을 부르곤 하지.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런데 그 꿈이라는 거, 가지고 있기만 해서 좋은 건 아니거든. 경우에 따라서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을 수도 있고. 그래도 어쨌든 난 아름다운 꿈을 가지고 있다며, 늘 꿈꾸고 있다며 또 노래하지. 어쩌다 자기가 꾸었던 꿈을 누군가가 이룬 모습을 보게 될 때도 있어. 그러면 그 사람이 가진, 자기보다 잘난 점을 찾으려 애 쓰지. 그래, 저 사람은 나보다 저런걸 더 가졌으니까 가능했던 거야. 나는 그런게 없었으니 불가능했던 거지. 라며 애써 위안 삼으려 하지만, 알고 있잖아 다 어설픈 변명이라는 거.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 나도 다시 꿈을 꿔야겠다며, 나도 언젠가는 꿈을 이루겠다며. 그렇게 다시 ..
-
폐지 줍는 노인웹툰일기/2009 2009. 9. 18. 15:24
사람이 칠십 년을 산다고 하면, 그 중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쏟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물론 내가 하고 싶은 것이 회사 다니며 돈 버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완전 행복한 삶이다. 헌데 그렇지 않다면, 단지 먹고 살기 위해 다니는 회사이고, 일터이고,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그걸 제대로 해 보지도 못 하고 끝나는 인생이라면, 과연 '내 인생'은 내 인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난 대체 뭘 하기 위해 사나, 단지 늙어 죽을 때까지 살아있기 위해서? 안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마침 또 어디선가 이런 분이 나타나셔서 심장에 불을 질러 주시네. 멋지게 불 한 번 당겨 주시고 절벽으로 고고씽해버려? p.s. 하고 싶은 일이 고물 줍는 일 밖에 없고,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다면 그것도 나름 ..
-
왜 뛰어야 하지웹툰일기/2008 2008. 4. 18. 03:14
결혼한 친구들도 많고, 이미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른 친구들도 많다. 안정된 직장과 평안한 가정을 가진 친구도 있으며, 이미 성공한 축에 속하는 친구도 있고, 나름 자신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는 친구도 있다. 그들의 소식을 듣거나, 간혹 연락이 되거나 만나거나 할 때, 사실은 나도 나 자신을 그들과 비교하기도 한다. 난 어디서부터 잘 못 돼서 이렇게 이상한 길을 가고 있는 걸까. 나도 자가용 운전하면서, 안정적으로 회사 다니면서, 내일이나 모레나 길거리 나 앉지는 않을까라는 걱정 하지 않고,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 떠도는 고단한 삶도 마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살면 또 만족할 수 있을까. 알고보면 나는 평안하게 살기가 귀찮은 셈이다. 유리병 놓인 쟁반을 두 손으로 바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