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정말 위험하다. 아무것도 할 게 없어서 연애하고 결혼을 하다니... OTL
똑같은 연봉을 받는다면 서울에서 북적북적 살아가는 것보다 대전이 낫겠지 싶었다.
게다가 서울보다는 지방이 대체로 물가가 싸니까 돈도 더 모을 수 있겠지 싶었다.
하지만 그건 모두 착각.
물론 서울보다 조용하긴 하다. 그런데 그 조용한 게 흠이다.
조용하면 좋지 않나라고, 나도 여기 오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조용함은 시골의 조용함과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시골의 조용함이란, 내 주관으로 해석하자면, 자동차나 사람소리가 없는 대신
새 소리, 물 소리, 바람 소리, 풀 소리, 벌레 소리 등으로 가득 차 있는 그런 조용함이다.
그런 조용함이라면 인간따위 일년 내내 안 보여도 심심하지 않다.
그런데 여기는 그런 소리도 아예 없다. 이건 적막을 넘어서 공허 그 자체.
그래서 계속계속 불평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도 돈을 아껴 모아서 저축을 더 할 수만 있다면 좀 나을텐데, 그것도 아니다.
내 상황이 이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국내에서 물가가 높고 낮고는 내게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서울에서 생활할 때도 극도로 아껴가며 빈곤한 삶을 살았는데,
주로 마트나 인터넷 등을 이용해 저가 상품만을 사서 썼다.
그 상황이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크게 변할 것은 없다.
점심식사가 오천 원이고, 삼천 원이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다.
집값 같은 경우도, 자기 집을 구입한다면 지방이 싸고 좋겠지만,
어차피 월세를 들어가는 입장에서는 어디든 다 비슷하다.
서울에서 월세 20만원을 주면 방이 2평 이지만,
대전에서 월세 20만원을 주면 방이 4평 이다라는 차이가 있을 뿐,
월세가 20만원 들어가는 건 어딜가나 똑같고, 그 이하로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돈 아껴서 저축을 더 하자는 계획도 실패.
아... 어쨌든 이렇게 돼 버렸으니 어쩔 수가 없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