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영화 감상문 쓰려다가 얘기가 저어 먼 안드로메다로 가 버렸다.
오래 지켜보신 분들이야 이미 익숙하실테고, 그렇지 않은 분들이라면 익숙해지셔야 할 듯. ㅡㅅㅡ;
말이 나왔으니 출산에 대해 짤막하게 한 마디 꺼내 보겠다.
이왕 세상에 태어나버렸(?)다면 그냥 즐겁고, 재밌게 살면 되는 거다.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재밌게는 살 수 있으니까.
대화하다보면 재미있게 살면 행복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내 경우는 둘이 다르다.
열나게 자전거 페달 밟으며 여행하다가 밥 굶고 노숙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재미는 있지만 행복하진 않다. ;ㅁ;
뭐, 그런거다.
이왕 태어나 사는 건 그렇다 치고, '출산'은 생각을 좀 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
이 세상이 정말 아름답고, 행복하고, 그래서 살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세상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고, 함께 보고싶은 그런 마음이 들 때,
그 때가 바로 출산을 할 시기 아닐까 싶다.
만약 세상이 드럽고, 추악하고, 가망없고, 불행하고, 지겹고, 따분하고, 재미없다면,
그렇다면 한 생명을 이 세상에 내보내선 안 되는 것 아닌가.
나도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라, 이건 좀 아니잖아. ㅡㅅㅡ;
물론 정말 행복하고 아름다워서 한 생명을 받았는데 그 후에 생각이 바꼈다면,
그건 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린 그런 미래까지 바라볼 수 있는 대단한 존재는 아니니까.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덧분이자면, 낳지 말라는 뜻은 또 아니다.
미혼모나 나이 어린 엄마일지라도, 세상이 너무너무 아름다워서 함께 이 세상을
살아나가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외부 조건에 상관없이 아기를 낳아도 된다는 뜻도 된다.
어쨌거나 결론은, 출산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거다.
내가 살 집 고르는 것보다 수백 배는 더 고심해야만 하는 어려운 선택.
한 생명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선택.
어쨌든 이 글은 2012라는 영화의 감상문을 쓰려고 했던 거니까,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조금 언급이라도 하고 끝내야 겠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영화평다워지지 않을까 해서. ;ㅁ;
2012 영화는 그냥 생각없이 엄청난 스캐일의 CG 구경하기엔 딱 좋다.
스토리고 뭐고 다 잊고 그냥 큰 규모의 재난 장면 구경에 집중하면
두 시간여 동안 정말 다른 것 다 잊고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보겠다면 그냥 화면에만 집중할 것.
슬픈 영화를 보고 싶다면 '10억 유로'를 계속 떠올릴 것.
무서운 영화를 보고 싶다면 '나도 10억 유로 없는데'를 기억할 것.
즐거운 영화를 보고 싶다면 2012년이 임기가 끝나는 날이라는 걸 기억할 것.
p.s.
돈 못 버는 유전자를 가지신 분들은 모두 모여 인생을 즐기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