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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말 했다.
"당신의 마음과 직관은 이미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필요한 건 용기다."
오래오래 그 말을 곱씹었다.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세상과의 만남을 차단하고 유령처럼 시간을 헤매이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또 밤이면 꿈도 없이 지쳐 쓰러지듯 아무렇게나 누워 죽음 같은 잠에 빠져들면서,
세상 그 수 많은 걱정과 고민과 번뇌들을 모두 짊어진 양 엉켜진 실타래 속에서
어찌할 줄 모르고 허우적거리던 그 순간에도 이미, 나는 알고 있었던 거다.
용기가 없었다. 그래, 지금 단지 내게 필요한 건 딱 하나, 용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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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을 뿐이었다.
역사 속에 나오는 악명 높은 독재자나 폭군들은 대체로
'나 아니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 높은 자긍심은 결국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요구했다.
그런 부류들이 싫었다.
잘 난 사람이 잘났다고 칭송 받는 거야 박수쳐 줄 만 하지만,
뭣도 아닌 것들이 자기 잘났다고 우쭐대는 건 정말 봐 줄 수 없다.
이런저런 못 난 꼴 보지 않으려면 그저,
조용히 한 세상 옆으로 비켜가며 혼자만의 세계에 칩거할 수 밖에 없다 생각했다.
사실 우리 세상에서 어릴 때부터
세상을 등지고 조용히 살아간 인생을 칭송하게끔 가르치는 것 조차
그들이 만들어낸 '교육'이며 '사회화'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그리고 환멸을 느껴 떠날 마음만 가득하도록 만드는 것 또한
그런 종류의 되뇌임인 것을 알고는 있지만,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세상을 애써 등 뒤로 돌려내고 싶었다.
하지만 미처 생각지 못 한 것이 있었다.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지만,
돌아가는 세상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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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피고지고 또 어김없이 가고오고, 또 찾아올 것을 굳게 믿고 있지만,
그 꽃나무도 언젠가는 더이상 꽃 피지 않는 날이 오고야 만다.
그래서 언제나 이번에 핀 꽃이 마지막인 것 처럼 맞아야 한다,
그것이 아마도 매년 봄이면 꽃놀이를 가야만 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그처럼 이 모든 것들이 어쩌면 이제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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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언젠가 더이상 아무런 소식이 전해지지 않을 때,
언뜻 떨어지는 꽃잎 한 장에 생각이 나거든,
마음으로 편지 한 장만 써 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