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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회원증으로 전국 도서관 사용, 책이음 서비스 - 이상과 현실의 괴리잡다구리 2019. 11. 1. 17:09
'책이음' 서비스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전국 공공도서관 통합 회원증이다. 이론상으론 이 회원증 하나로 전국 도서관 회원카드를 대체할 수 있다.
책이음서비스를 소개하는 홈페이지에서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회원증으로 전국 어디서든 도서대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책이음 서비스에 가입돼 있는 다른 공공도서관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소개를 하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이 회원증 하나만 있으면 전국 모든 공공도서관에서 대출을 할 수 있을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회원증인데, 회원가입은 각각 별도로 해야한다. 즉, 회원카드만 이걸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A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서울이고, 가족들이 거주하는 집도 서울이다. 그런데 직장은 대전이라, 평일은 대전에서 거주하며 회사를 다니고, 주말에는 서울 집으로 간다.
A씨는 일단 주소지인 서울도서관에 회원가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대전의 도서관도 직장 재직증명서를 떼 가면 정회원으로 가입해서 대출을 할 수 있다.
이때, 서울과 대전 각각 도서관 회원증을 발급받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책이음 회원증을 발급받으면 이것 하나로 두쪽 다 사용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통합회원증이 되는 거다.
이제 다른 예다.
B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서울이다. 그런데 부산으로 장기간 파견을 나가게 됐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일단 B씨도 주소지가 있는 서울도서관 회원가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쪽 도서관은 부산시민이나 부산시 소재 직장 또는 학교에 다니는 사람만 정회원이 될 수 있다. 파견을 나간 상태이므로, 재직증명서를 떼봤자 서울 소재 회사 증명서만 나온다.
따라서 B씨는 책이음 회원증이 있어도, 부산 도서관 회원가입이 안 되므로 이걸 이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B씨는 부산에선 도서관 이용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맨날 술만 퍼마셔야 한다.
이제 이게 뭔지 알 수 있을 테다. 책이음 회원증은 그냥 플라스틱 회원증만 하나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준 거다. 회원가입은 제각각 따로따로 해야한다. 해당 지역 도서관에 회원가입이 안 되면, 이걸 사용할 수가 없다.
책이음서비스 홈페이지의 설명을 보면, 마치 이 회원증만 있으면 전국 모든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할 수 있는 것 처럼 해놨는데, 이건 아마 초창기 목표였을 테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때때로 공공도서관에서 책이음 서비스 가입을 추천하기도 하는데, 이건 여러 도서관 회원증을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플라스틱 카드 발급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도서관 모바일 회원증'이 있다. 이 앱을 사용하면 대출 정도는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통합 회원증을 굳이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
더군다나 홈페이지 문의 게시판을 보면, 책이음 서비스는 최근까지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서관 측에서 회원가입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반납을 했는데도 반납 처리가 안 됐다거나, 기타 뭔가 자잘한 오류들이 많다. 더군다나 어떤 도서관들은 자관 회원증과 책이음 회원증 사이에 서비스 이용 차별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면 더더욱 책이음 서비스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가히, 이상은 높았으나 현실은 어두웠다 할 수 있으리.
p.s.
* 전국 도서관을 다 사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보고, 나도 혹해서 이걸 가입하려고 막 알아보다가 실체를 알아냈다. 아마 비슷하게 오해해서 가입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국립중앙도서관 측은 빨리 홈페이지 설명을 교체했으면 싶다.
* '책바다' 서비스라는 것도 있다. 일선 도서관에선 '상호대차' 서비스라고 많이 표기하고 있다. 이건, 내가 이용하는 A도서관에서 B도서관 책을 대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것도 이상은 전국이 대상인 듯 한데, 현실은 일정 지역 내에서만 서비스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동대문구는 동대문구 내 도서관 사이에서만 이게 가능하다. 이러면 그냥 해당 도서관을 찾아가는게 낫지 않을까, 어차피 같은 구역이면 도서관 회원증도 다 통용되는데.
* 그냥 전자책이나 좀 많이 구비해 달라. 이게 제일 편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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