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일기/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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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오늘 사과를 심었다웹툰일기/2007 2007. 10. 31. 04:09
기어이 사과 몇 개에 곰팡이가 피고 말았다. 사과에 곰팡이가 펴서 번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과학적 탐구 과정을 거치고 난 뒤, 이 사과의 생명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서울숲 근처 변두리 어느 구석진 곳에 가서 심었다. 한 십 년 후에는 사과나무가 자라서 사과가 달리지 않을까. 오늘 사과를 심었으니까... 이제 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되는 건가! 음홧홧홧홧홧 p.s.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오늘 내가 사과를 심었기 때문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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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처럼 슬픈 노래를웹툰일기/2007 2007. 10. 31. 03:53
엊그제였나, 오랜만에 비가 내렸다. 이맘때 즘의 비는 마치 영혼을 가르는 시퍼런 칼날 같다. 특히 밤에도 깨어 있는 도심에서 그 비를 맞으면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차갑고도 아름다운 가을밤에, 부드러운 칼날과 같은 빗방울이 파랗게 내 몸을 감싸며 다정하게 속삭여 준다. '넌 혼자야, 네 곁엔 아무도 없어.' 그런 비를 맞으며 밤마실을 나가는 것은 어쩌면 자학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 나가는 비의 유혹. 밤 거리를 혼자 비를 맞으며 걸어보면, 그 달콤한 악마의 유혹을 느낄 수 있을테다. 어쨌든 그 날도 그렇게 가을 밤 비의 유혹에 끌려 나갔다. 이것저것 구경하고 기웃거리며 한창 잘 걸어가고 있는데, 어느 길목 미장원 안에 화장 하고 있는 여자 귀신이... (귀신은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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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구리 아저씨웹툰일기/2007 2007. 10. 31. 03:33
지하철을 타면 구리구리 냄새가 나는 아저씨를 가끔 만날 수 있다. 옛날에는 씻지 않아서 그런 냄새가 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 간혹 말쑥하게 차려 입은 아저씨에게서도 그런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으니까. (주로 아저씨들에게 많이 나지만, 아줌마들에게서도 아주 가끔 나는 경우가 있다) 그 냄새 자체로도 충분히 자리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거기다 냄새가 진한 스킨 로션까지 발라 놓으면 정말 냄새가... ㅡ.ㅡ;;; 어느날 상가집에 갔다가 우연히 그런 아저씨를 마주친 일이 있는데, 그 때 깜짝 놀랐다. 그 구리구리 냄새가 시체 냄새와 아주 비슷했기 때문. 어쩌면 아저씨들의 구리구리 냄새는 몸의 어딘가가 안 좋아서 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스스로는 그 냄새를 맡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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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마감시간보다 10분 일찍 마감하는 ATM웹툰일기/2007 2007. 10. 31. 03:09
은행 업무 마감 시간 10분 전에 도착해서 ATM기를 사용하려 했는데, 도착할 때부터 기계는 '점검중'이라고 나오고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었다. 조금 하다 끝 나겠지 싶어 기다렸는데, 10분이 지나서야 점검이 끝났다. 결국 은행 문 닫고 수수료 붙는 시간이 돼서야 정상가동. 은행 마감 시간보다 10분 일찍 마감하는 기계라니... 이러면 기계를 이용하는 보람(?)이 없지 않은가. 다음부터 마감시간 다 돼서 은행 가게 되면 무조건 창구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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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원 짜리 보도블럭 해체 공사웹툰일기/2007 2007. 10. 29. 04:16
가만히 들고 가면 될 동전을 괜히 휙휙 던지면서 촐랑대다가 떨어뜨린 사체소녀. 그 동전을 공갈빵이 잡는다며 발로 밟았는데, 보도블럭 틈 사이로 쏙 들어가 버렸다. 거 참 신기하기도 하지... 교통카드로 어떻게 꺼내 보려 했지만 안 되는 상황. 잠깐 지켜보던 공갈빵이 보도블럭을 파 헤치더니... 결국 쑥 뽑아냈다. ㅡ0ㅡ;;; 어디 조용하고 어두운 뒷골목도 아니고, 사람 많이 지나다니는 길 한 복판에서... ㅠ.ㅠ 얘들아, 우리 조용히 좀 살자, 응? 응? 응??? ㅡ.ㅡ+++ p.s. 물론 보도블럭은 다시 표시 안 나게 잘 끼워 뒀어요~ 기물 파손 안 했어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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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의 고정관념을 깨자웹툰일기/2007 2007. 10. 29. 04:05
사체소녀와 꼬마요정이 꽤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소개팅을 주선해 줬다. 소개팅이 꼭 남녀로 짝을 맞추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근데 결국 꼬마요정의 소심증으로 접선 실패. ㅡ.ㅡ+ 소심쟁이 꼬마요정 다음은 누구를 짝 지어 줄까??? 남-남, 여-여 로 짝 지어 주는게 재밌을 듯~ 혹시 모르지, 잠 자고 있던 자신의 본성에 눈을 뜨게 될 지도~~~ ㅡ.ㅡ/ p.s. 아, 남성분들에게 예쁜 소녀를 하나 소개시켜 줄 수도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커밍아웃을 한 남자일 것! ㅡ.ㅡ;;; (그 소녀가 내 건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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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한 시간은 너무 짧아웹툰일기/2007 2007. 10. 29. 03:57
토요일 밤에 가긴 했지만, 양재동의 노래방은 너무 비쌌다. 한 시간에 2만원 이라니!!! 서비스 넣어 주겠다고 해서 들어갔더니, 겨우 10분 더 넣어주고는 서비스란다. 그것도 우리가 시간 다 돼서 서비스 넣어 달라고 말 해서야 겨우 넣어줬다. 다른 방들도 다 텅텅 비어 있는데도... (뭔가 건전한 노래방은 아닌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러니까 그 주말 밤에 사람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자리잡고서도 손님이 없지!!! 어쨌든 공갈빵과 사체소녀가 1분 남겨 놓고 엔딩곡을 넣으려고 애를 썼지만, 입력 하려고 버튼 누른 순간 시간 종료. 노력한 보람도 없이.... (이상하게도 매들리는 또 입력 안 되는 기계. 시간이 다 돼서 그런건가) 다음엔 한양대 앞으로 오라니까~ 밤 새도록 부를 수 있어~~~ (4시간 불러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