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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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나가사키 짬뽕 맛을 알아?!해외여행 2011. 4. 5. 03:49
짬뽕같은 세상에 짬뽕같은 일들이 여행을 좀 했다는 사람들은 가끔, 사람들 앞에서 뭔가 아는 척을 할 때가 있다. 사람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가끔 툭 튀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정말 재수 없을 정도로 심한 사람도 있다. 그 내용도 정말 아는 것을 그대로 말 하는 사람이나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그 언저리 정도만 경험해 보고는 아는 척을 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경우든 공통적인 것은, '내가 가 봐서 아는데'라는 말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는 거다. 그렇지만 정말 경험 해 본 입장에서 안타깝고, 이건 아닌데 싶어서 광화문 네거리에서 막 외치고 싶은 경우가 있다. 말 하자니 재수없다 할까봐 못 하겠고, 하지 말자니 입이 근질근질하고. 그래서 차라리 그런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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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의 기술해외여행 2011. 4. 4. 02:24
* 주의: 이제부터 쓸 내용은 그다지 포스팅 거리가 되지 않으나, 주위 사람들의 요청으로 일부 사람들만을 위해 쓰는 내용이다. 다른 분들도 참고를 해도 좋긴 하지만,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불이익이나 사고 등이 있을 수 있음을 명심하시라. 그런 이유로 이 글은 읽기 편하지 않게 작성한다. 진정 목 마른 사람만 습득하면 되니까. 내 여행 스타일은 번갯불에 비행기 구워 먹기다. 최근에는 다음날 아침 7시에 출발하는 해외여행 비행기를 전날 밤 8시에 사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해외로 가는 항공편을 공항 데스크에서 바로 구입하는 것은 너무 비싸기 때문에, 그건 아직 못 해봤다. 제주도는 몇시간 뒤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공항에서 사 본 적도 있지만. 어쨌든 그렇게 어디로 튈지 내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여행 스타일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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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n Pai해외여행/Love in Pai 2011 2011. 3. 26. 23:51
태국에서도 오지라 불릴 만큼 산 구석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는 마을, 빠이(Pai). 빠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빠이, 빠이 외치는 이유는, 그곳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보통의 관광지처럼 눈에 확 띄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적한 시골마을의 맑은 공기와 신선한 바람만으로도 온 몸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랄까. 혹은 조그만 마을에서 노닥거리며 사람들을 만나고, 웃고, 하루하루 즐거움을 만끽하는 재미랄까. 아니면 혼자 외딴 방갈로에 콕 처박혀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책을 읽거나 하루종일 멍하니 있을 수 있는 자유랄까. '여행지에서는 여행을 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을 풀어버릴 수 있는 곳,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곳. 빠이가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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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기억의 마을해외여행 2011. 3. 18. 17:21
나가사키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는 외곽에, 도시를 가로질러 바다로 흘러가는 작은 개천이 있다. 그 개천을 따라 시내 중심가로 통하기 위해 놓여진 오래된 석조 다리들이 줄을 이어 서 있다. 그 다리들 중 하나를 넘어가면 번화한 모습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한 동네가,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며 하늘 아래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템플로드 골목길 산 아래로, 다리 바로 앞쪽까지 펼쳐진 작은 골목길은, 언제 사람들이 집을 나오고 들어가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하다. 그 골목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좀 더 산쪽으로 다가가면, 17세기에 지어졌다는 소후쿠지 절을 필두로 수십여 개의 절들이 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템플 로드(Temple Road)가 나온다. 템플로드에 있는 절들은 대부분 규모가 그리 크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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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카오산의 상인들을 추억하며해외여행/Love in Pai 2011 2011. 3. 11. 13:17
카오산 로드 Khaosan Road 카오산 로드(Khaosan Road)는 태국의 수도 방콕에 있는, 100미터 남짓한 짧은 길이다. 해외여행을 좀 다닌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다시피, 지금의 카오산은 전 세계인들에게 유명한 여행자들의 집합지다. 각종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술집, 상점, 마사지 샵, 여행사 등이 들어차서, 방콕에서도 최고의 유흥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자에게 카오산은 단순히 먹고, 마시고, 즐기는 곳 이상의 역할을 한다. 태국 여행의 베이스 캠프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태국과 인접한 여러 나라들을 가기 위한 중간 체류지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은 더 나아가 유럽, 아랍 등 세계 각국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잠시 들렀다 가는 경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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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으로 흩날리던 오래된 사랑의 느낌해외여행/Love in Pai 2011 2011. 2. 21. 03:04
우리는 조용히 벚꽃 만발한 길을 걷고 있었다. 샴페인처럼 투명한 아침의 향기가 시큼하게 코 끝을 스쳤다. 이른 아침 이슬비처럼 벚꽃은 황홀한 바람에 춤 추듯 날아다녔고, 어디선가 들려온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은 우리의 뺨을 스치며 빈 공간에 수를 놓았다. 저기 언덕 아래로 펼쳐진 바다. 넘실대는 색색깔의 파랑 위로 갑자기 뛰어든, 파도를 타고 질주하는 벚꽃잎 하나. 무심코 그 궤적을 따라가다 문득 마주친 그녀의 눈. 그 눈빛이 어떠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나는 그 시선을 피해 저 너머로 눈길을 옮겼을 뿐. 마침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한 아침 햇살이 그녀의 하얀 목덜미 위에서 아스라이 부숴졌다. 벚꽃처럼 흩날리던 단발머리 적갈색 고운 머릿결. 그 너머 무심히 이제서야 잠을 깨던 하얀 얼굴의 목련. 붉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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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수완나폼 공항, 새벽에 도착할 때 행동요령해외여행/Love in Pai 2011 2011. 2. 18. 12:21
많은 사람들이 태국으로 갈 때, 방콕 수완나폼 공항(Suvarnabhumi Airport)으로 입국한다. 그리고 엄청난 항공료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싼 항공편을 찾는다. 그런데 운 좋게, 혹은 일찍 예매한 덕에 싼 항공편을 찾아서 예매했다 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가격이 싼 항공편은 거의 99%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늦은 시각에 도착한다는 것. 운 좋게도 밤 11시 조금 넘은 시각에 도착하는 비행기 표를 얻었다 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일단 야간에 도착하는 비행기는 거의 항상, 표기 된 도착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다. 게다가 짐 찾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 데다가, 입국 심사에도 거의 항상 긴 줄이 늘어져 있기 때문에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이른바 '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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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에서 수완나폼 공항까지 쉬엄쉬엄 싸게 가기해외여행/Love in Pai 2011 2011. 2. 16. 17:49
나라고 여행지에서 맨날 헤매면서 삽질만 하는 건 아니다. 거의 가물에 콩 나는 정도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아주 깔끔하게, 아무 일 없이 목적지를 잘 찾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대견한 나(?)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카오산 로드에서 수완나폼 국제공항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싸게 이동하는 방법을 보여주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대체로 공항으로 가는 길은, 여행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를 의미한다. 짐이 무겁고 많다면, 당연히 그냥 공항버스를 타고 한번에 가 버리는 것이 제일 좋다. 하지만 짐도 별로 없고, 못내 여행지를 떠나기 아쉽다면, 조금씩 조금씩 멀어지는 방법으로 페이드 아웃(fade out)을 하는 것도 괜찮은 마감 방법이다. 이 글은 마치 연인과 작별하듯 조심조심,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서 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