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
동해안 자전거길: 진하해수욕장 - 울산 북구국내여행/자전거2017 2019. 6. 11. 13:57
진하해수욕장은 길이 1킬로미터, 폭 300미터 정도의 넓은 백사장을 가진 해수욕장으로, 수심이 얕고 수온이 따뜻하며 파도도 잔잔해서 여름철에 많은 피서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울산 시내에서도 가깝지만, 부산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가기도 괜찮은 편이라 인기가 많다. 그래서 평소에는 조용하지만, 여름철에는 새로 마을이 하나 들어선 것 처럼 떠들썩해지는 곳이다. 백사장 뒷편은 삼면이 소나무로 감싸져 있어서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하고, 끄트머리엔 야영장도 있다. 무료 야영장과 유료 야영장이 좀 헷갈리게 붙어 있어서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마음은 편하게 야영을 할 수 있다. 백사장 앞에 조그만 섬이 하나 있는데, 여기가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바닷길이 열린다는 명선도다. 바위밖에 ..
-
국토종주 자전거길: 문경 - 경천대랜드 - 상주보국내여행/자전거2017 2018. 9. 3. 18:38
소야솔밭은 정말 우연히 얻어 걸린 좋은 야영장이었다. 캠핑을 위한 데크 같은 것은 없었지만, 나름 식수대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바닥은 폭신한 솔잎이 깔려 있었다. 몇 팀이 야영을 했고, 마을도 바로 옆이라 안심하고 푹 잘 수 있었다. 물론 두어 팀 정도 밤까지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적당히 놀다가 잘 때 되니까 차 타고 가더라. 이런 작은 공터 뿐만 아니라 유료로 운영되는 야영장도 처음 들어갈 때 사람 많고 시끄럽다고 포기하고 나올 필요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밤까지 대충 놀다가 야영 안 하고 집으로 돌아가더라. 물론 유명한 야영장이나 관광지 근처라면 상황이 좀 다르고, 자전거 여행자라면 시끄러워도 참을 수 밖에 없겠지만. 이런 좋은 곳에서는 하루 이틀 더 묵으면서 주변 탐색도 하고 도를 닦..
-
노숙 때 비가 오면 샤워를 하자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4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6. 23. 18:07
산을 넘고 넘는 작은 국도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캠핑장에서 하루를 묵고 일어났다. 안내소로 쓰고 있는 건물은 매점 역할도 하고 있어서 컵라면 같은 먹을 것들도 있었지만 비싸서 이용하지 않았다. 어제 저녁도 오늘 아침도 전날 세븐에서 왕창 사뒀던 한 개 백 엔짜리 오니기리로 해결. 크기가 좀 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거의 그냥 맨밥 뭉쳐놓은 것 뿐이라서 맛이 없어서 한 번에 많이 먹지 못 한 것이 식량 절약에 큰 보탬이 됐다. 나머지 빈 배는 물로 채우고 오전에 출발. 짐 챙기고 나와서 출발하려고 보니 이미 정오에 가까워졌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캠핑장에 사람들도 좀 있고 해서 안심도 되고 하니 잠을 잘 잘 수 있었다. 한밤중에 비 때문에 바닥이 좀 축축해지고 기온도 내려가 추워서 살짝 깨긴 했..
-
인천국제공항에서 노숙하기 좋은 장소 - 인천공항 혼자놀기국내여행/경기도 2012. 3. 11. 16:59
인터넷 세상에는 참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이트들이 많다. 그 중에서 공항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이트로 '슬리핑 에어포트 (http://www.sleepinginairports.net)'라는 사이트가 있다. 정식 명칭은 '더 가이드 투 슬리핑 인 에어포츠'. 공항에서 잠을 자기 위한 가이드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가끔 한 번씩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는데, 주로 '세계에서 가장 노숙하기 좋은 공항'을 선정할 때이다. 매년 세계 어느 공항이 노숙하기 좋은지, 혹은 좋지 않은지를 선정해서, 베스트(best) 열 개과 워스트(worst) 열 개를 선정한다. 그래서 이 독특하고 흥미로운 순위가 발표될 때면, 언론들이 재밋거리로 한 번씩 이 사이트를 인용해서 순위를 소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
태국 방콕 수완나폼 공항, 새벽에 도착할 때 행동요령해외여행/Love in Pai 2011 2011. 2. 18. 12:21
많은 사람들이 태국으로 갈 때, 방콕 수완나폼 공항(Suvarnabhumi Airport)으로 입국한다. 그리고 엄청난 항공료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싼 항공편을 찾는다. 그런데 운 좋게, 혹은 일찍 예매한 덕에 싼 항공편을 찾아서 예매했다 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가격이 싼 항공편은 거의 99%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늦은 시각에 도착한다는 것. 운 좋게도 밤 11시 조금 넘은 시각에 도착하는 비행기 표를 얻었다 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일단 야간에 도착하는 비행기는 거의 항상, 표기 된 도착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다. 게다가 짐 찾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 데다가, 입국 심사에도 거의 항상 긴 줄이 늘어져 있기 때문에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이른바 '마의..
-
은하철도의 밤 - 충북 팸투어 여행기국내여행/충청도 2010. 3. 9. 00:48
2009. 02. 27 # AM 00 아침 7시 까지 서울 삼성동의 집결장소에 도착하기 위해 일찌감치 잠을 청했다. 하지만 평소에 늦게 자는 버릇이, 소풍을 앞두고 있다고 별안간 고쳐질 리 없다. 그래도 눈이라도 감고 있자고 가만히 누워 있자니 그것 또한 고역이다. 눈꺼풀이 이내 들썩이며 가만히 감겨 있지 않으려 한다. 별 볼 것도 없는 작은 방 안에서 다시 눈을 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사물이, 이상하게도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아 그 존재를 잊고 지냈던 책이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이사를 다니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책을 사 모으는 일이다. 부피에 비해 엄청난 무게를 자랑하는 종이뭉치들. 낱장은 잘도 날아가고 흐트러지면서도, 한 묶음의 뭉치는 웬만해선 꿈쩍도 하지 않는..
-
별 없는 서울, 노숙의 밤 - 충북 노숙여행의 서막국내여행/충청도 2010. 3. 8. 14:19
여러 독자님들, 내 말 좀 들어보소.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말이 좋아 공주지, 따지고 보면 노숙자 아니오. 나무 우거진 시골에서 잠을 자는 거나, 빌딩 우거진 도시에서 잠을 자는 거나, 나무 숲이냐, 빌딩 숲이냐 차이일 뿐, 어찌됐든 둘 다 숲은 숲이지 않소. 그래서 나도 지나가는 공주의 키스나 받고, 잠에서 깨어 인간 좀 되어 보려 했소이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서울에는 공주가 없더이다. 참으로 안스럽고, 슬픈 일이지 않소. 혹자는 이렇게 말 할 것이오. 공주가 있다 해도 그 꼬라지 하고 있는데 키스 하겠냐고. 그건 이미 동화 속 이야기에서도 나오는 내용이오. 제아무리 공주고, 미녀고 해도, 숲 속에서 뒹굴뒹굴 잠만 자며 씻지도 않았는데 샤방샤방 빛 날 리가 있겠소. 검댕이 묻고,..
-
밤 새 마시는 콜라 한 잔의 여유웹툰일기/2008 2008. 4. 13. 04:44
다음 사항 중 3가지 이상 해당사항이 있으면 저랑 아주 즐거운 대화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1. 밤 늦게까지 사람 만나다가 차 끊겨서 4시간 동안 걸어서 집에 온 적 있다. 2. 밤 늦게 막차 끊겨서 맥도날드에서 첫 차 다닐 때까지 있어본 적 있다. 3. 엠티 갔다가 좁은 방에 잘 곳이 없어서 바닷가 백사장에서 밤 샌 적 있다. 4. 자전거로 어느 시골 구석 달리다가 해가 져 버려서 숲 속에서 노숙한 적 있다. 5. 여행 가서 역이나 터미널 등에서 노숙해 본 적 있다. 6. 서울역 지하철 역에서 노숙해 본 적 있다. 자, 여러분들은 몇 개나 해당사항이 있으신지요~ 해당사항 없음 (0개): 저와는 아주 다른 세계에서 귀하게 자라셨군요. ㅡㅅㅡ;;; 1~2개: 그냥 평범합니다 (제 기준으로). 전혀 이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