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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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도 2/8 200806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4. 21:24
우이도의 첫인상은 안개였다. 2박 3일 동안 있는 동안에, 도착할 때와 떠날 때 모두 안개가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에 하루만 맑은 날씨였는데, 그것도 아침엔 안개가 자욱하다가 비가 오다가 잠시 그쳤을 때 햇볕이 반짝 했을 뿐이었다. 섬 날씨라는 게, 우이도 뿐만이 아니라 다른 섬들도 마찬가지로, 예측이란 걸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울릉도 같은 곳을 갈 때는 배가 안 뜰 것을 대비해서 하루정도 더 묵어 갈 것을 미리 계획에 넣고 가야 할 정도다. 그러니까 마음 먹고 섬 여행을 갔는데, 단 하루도 해가 안 떴다고 해서 실망하면 안 된다. 애초에 여행기간 내내 비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날씨도 나름대로 즐기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뭐 어쨌든 우이도는 아침마다 안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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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도 1/8 200806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4. 20:00
사는 게 팍팍하고 재미 없을 때, 매일매일 피곤한 일상에 쩔어 오가는 길만 왔다갔다 반복되는 생활이 지겨울 때, 머리통을 톱으로 썰어 확 열어서는 찬 바람 한 번 넣고 싶은 생각 간절할 때, 그럴 땐 섬으로 가자. 거추장스런 준비물도 챙기지 말고, 없어도 그만인 것들은 모두 버려둔 채, 파랑때문에 배가 안 뜨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다 날려버리고, 사뿐히 혼자서 훌쩍 떠나보자. 일단 집 밖을 나선 후에는, 어떻게든 길에 휩쓸려 떠내려가겠지, 바람이 어디론가 데려다 주겠지. 아무 생각 없이 길에 몸을 맡겨보자. 우이도를 가기 위해서는 일단 목포를 가야한다. 목포에서 배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목포는 어느정도 유명한 동네이니만큼, 기차로도 갈 수 있고, 버스로도 갈 수 있다. 그런데 우이도 가는 배를 타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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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남지와 서동요 - 부여 200806 4/4국내여행/충청도 2009. 4. 22. 17:22
'서동요'라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던 백제 30대 무왕 이야기는 아마 다들 익히 아실 테다. 그 '무왕'의 이름은 원래 '장'인데, 집이 가난해서 어릴 때부터 마를 캐다 팔아 살림을 도왔다고 해서 '서동'(마 캐는 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서동의 출생의 비밀(?)이 있는 곳이 바로 이 궁남지이다. 한 여인이 이 연못가에서 살다가, 이 연못의 용과 관계를 맺어 낳은 애가 바로 이 서동이라 한다. 그 이야기를 생각하며 연못을 보다보면, 용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조금 들기도 한다. 어느날 서동은,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공주가 그렇게 예쁘다는 말을 듣고는 무작정 서라벌로 떠나갔다. 진짜로 말만 듣고 간 건지 어찌 된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찾아가서 보니까 이름만큼이나 진짜로 이쁜거라. 그래봤자 지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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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남지 - 부여 200806 3/4국내여행/충청도 2009. 4. 22. 16:38
궁남지는 부여 남쪽에 있는 백제의 별궁 연못이다. 삼국사기에 '궁궐의 남쪽에 연못을 팠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궁남지라 부른다고 한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20여 리나 되는 수로로 물을 끌어들이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고, 연못 한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서 뱃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하지만 그 모습이나 규모를 정확히 알 수는 없어서, 지금의 궁남지는 옛날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지금의 궁남지는 배를 띄워 뱃놀이를 즐기기엔 적합치 않지만, 때 되면 수많은 연꽃들이 피어서 아름다운 곳이다. 꼭 연꽃 필 때를 맞춰 가지 않더라도, 넓은 연못의 연 잎들을 구경하며 거니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다. 부소산성에서 혹은 부여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쪽으로 쭉 걸어 내려가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궁남지. 사진으로 보면 무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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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사, 고란정, 고란초 - 부여 200806 2/4국내여행/충청도 2009. 4. 22. 15:21
부소산성은 흙과 함께 일부가 돌로 축조된 복합식 산성으로, 삼국사기에서는 사비성, 소부리성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곳은 538년에 웅진(지금의 공주)에서 사비(지금의 부여)로 천도하여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123년 동안 백제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곳이다. 지금은 사실, 백제적인 무언가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커다랗고 화려한 궁전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래도 옛 백제의 중심지에서 백마강을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이 곳은 충분히 찾아갈 만 한 곳이다. 게다가 낙화암처럼 말로만 전해듣던 옛날 이야기들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본다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낙화암 말고도 꼭 보고가야 할 곳이 있다. 바로 고란사. 고란사는 백제 말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될 뿐, 자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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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과 낙화암 - 부여 200806 1/4국내여행/충청도 2009. 4. 22. 14:17
역사는 승자존(勝者存)의 논리로 기록된다. 제 아무리 한 때 찬란했던 문화를 꽃피웠을지라도, 승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탐탁치 않으면 후세에 이름조차 남기기 힘 든 것이 바로 역사의 논리다. 그래서 안타깝게 잊혀져가는 것들도 많지만, 딱히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는 문제라면 별로 거들떠 보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묻어 두는 것. 역사라는 기록을 통해 잊혀져가는 씁쓸한 과거. 오늘은 그런 과거의 유적지를 한 번 찾아가보자. 부여시외버스터미널은 부여 시내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 곳을 중심으로 부여의 대표적인 장소들을 둘러보기 좋다. 터미널 외벽도 다른 곳과는 다르게 예쁘게 꾸며 놓았는데, 비가 와서 미처 사진을 찍지는 못 했다. 부여시외버스터미널 간판 사진만으로 한 번 짐작해 보시기 바란다. 부여는 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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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드라마세트장 3/3 200807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0. 19:38
순천 드라마세트장 최종편. 이미 2편에서 집에 가는 장면까지 나왔지만, 사진 정리 관계로 다시 한 번 복습. 잘 버무려서 한 번에 쭉 가야 맞는 거지만, 사진 정리하기 귀찮아서 대강대강 올리고 있음. 사실 요즘 만사가 다 귀찮다. 곧 멸망 할 건데 이거 해서 뭐 하나 싶기도 하고. ㅡㅅㅡ; 윈도우 라이브 라이터라는 프로그램이 블로그 글 올릴 때 편하다고 해서 한 번 써 봤더니... 에고 다시는 안 쓸테다. HTML 테그가 지 맘대로 갖다 붙여져 있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나서는 다시 한 번 더 정리를 해 줘야 하는 불편함 때문. 아, 어쨌든 다시 순천 드라마세트장. 달동네 마을 앞 우물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면 아리따운 아가씨가 보인다는 도시전설. ㅡㅅㅡ/ 아랫동네는 집도 합판으로 만들어놨던데, 이쪽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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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드라마세트장 2/3 200807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0. 18:39
이제 순천 드라마세트장의 달동네 구경. 70년대인가, 80년대인가 서울의 봉천동을 모델로 해서 만든 세트라고 한다. 사실 이런 달동네는 아직도 서울을 비롯해서 각 도시마다 한 두군데 씩은 다 남아 있기 때문에, 그리 신기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냥 순천역에서 가깝고, 이왕 갔으니까 둘러본 것 뿐. 낙안읍성을 둘러본 후에 다시 순천으로 나와서 택시를 타고 세트장을 찾아갔다. 순천역 근처에서 삼천 원 정도 나왔던 걸로 기억된다. 물론 다른 교통편으로도 찾아갈 수 있다. 다른 교통편을 이용할 때는 이 위치를 찾아가시라. 위도 :34˚ 57' 26.53" , 경도 : 127˚ 32' 17.27" ㅡㅅㅡ/ (그냥 홈페이지를 참조 하시든지~ http://scdrama.sc.go.kr/) 여기도 물론 입장료 있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