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
왕복 한 시간으로 즐기는 겨울철 제주도 눈꽃 산행 - 한라산 어리목 어승생악 1국내여행/제주도 2014. 12. 12. 17:59
한라산 설경을 구경하고 싶은데 높이 올라가는 건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어려운 사람이라면 '어승생악'을 한 번 고려해볼 만 하다. 물론 1100 고지에서 습지 탐방로를 즐기며 눈꽃을 즐길 수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산을 오르면서 설경을 즐기고자 한다면 어승생악은 꽤 괜찮은 코스다. '어승생악'은 '어승생이' 혹은 '어승생 오름'이라고도 하는데, 제주시나 중문에서 740번 시외버스를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버스를 타고 갈 때는 '어리목'에서 내려야 한다. 어리목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약 10분간 차도를 따라 걸으면 어리목 주차장(광장)이 나오고, 그 안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 들어가면 '어리목 탐방안내소'가 나온다. 어승생악 탐방로는 어리목 탐방안내소 바로 옆으로 나 있다. 일단 어리목 탐방안내소를..
-
기대 없는 날개를 섬에 접었다 -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1. 1. 14. 17:30
스리랑카 국제공항은 거의 아무런 제재 없이 그냥 통과였다. 인도의 공항들은 나갈 때도 금속탐지기와 수작업으로 짐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리랑카는 그렇게 깐깐하게 굴지 않았다. 단지 조금 귀찮았던 것은, 공항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스리랑카에 왜 왔냐'고 묻는 것. 그 비행편에서 내가 유일하게 인도인도, 스리랑카인도 아닌 외국인이어서 그랬던 건지, 원래 외국인들에게 다 그렇게 묻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귀찮았다. 나도 모르는 이유를 너네가 알아서 뭐 하려고. 그래도 입국할 때 이런 질문을 할 것을 대비해서 준비해 둔 답변이 있었다. 얘네들은 뭔가 이상하면 어떤 꼬투리를 잡을지 모르니까, 준비할 수 있는 건 미리 준비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그다지 머리 굴리기도 싫었던 내가 준비한 답변은 그냥..
-
인도 트리키(티루치라팔리), 스리랑카로 가는 가장 싼 비행편이 있는 곳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1. 1. 13. 12:21
자유로운 영혼, 돈 없는 육신. 그래서 언제나 선택은 가장 싼 것. 인도에서 스리랑카로 넘어가는 항공권 중 가장 싼 것을 달라고 했다. 곰 세마리가 들러붙어 할퀴고 간 느티나무처럼 생긴 느끼한 목소리의 사내는, 역시나 패키지 투어 어쩌고 저쩌고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난 니가 아무리 씨부려도 듣지 않아 라는걸 보여주기 위해, 첫 마디 말 허리를 딱 끊고 잘라 말했다. '닥치고 제일 싼 거. shut up 'n the cheapest one'. 싼 항공편의 특징은 시간이 지랄같다는 거다. 버스로 갈 수 없는 이른 아침에 출발한다든지, 목적지에 늦은 밤 혹은 새벽에 도착한다든지. 또는 중간 대기시간이 아기 셋을 낳을 정도로 길다든지. 한 때 돈 오만 원 아끼려고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열 네 시간 대기 한 적..
-
제주에서 세계여행을 해보자 - 제주미니미니랜드국내여행/제주도 2010. 11. 17. 21:31
남대문 옆에 오사카성과 자금성이 있고, 백악관 뒤로 타지마할이 보인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배경으로 둥둥 떠 있으며, 그 옆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서 있다. 제주미니랜드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 세계 50여개 국가에 있는 유명 건축물들과, 세계문화유산 등이 작은 모형으로 서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다. 약 120여점의 미니어처들이 1만 6000여평의 대지 위에 있어서, 한가로이 거닐면서 세계일주의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거인이 되어 이 지구라는 세상을 한 번 걸어보면 어떻게 보일지, 그리고 나중에라도 직접 세계일주를 가보면 어떤 건축물들을 볼 수 있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곳. 혹은 이미 보고 온 건물들을 보면서 다시 추억을 상기시키며 ..
-
대부도 갯벌체험 사진 모음국내여행/경기도 2010. 7. 25. 19:52
지난 7월 17일, 몰아치는 비바람을 칼날같이 뚫고(?) '대부도 갯벌체험열차'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 이 상품에 대한 소개는 며칠 전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특별한 전동차로 대부도 갯벌체험 - 갯벌체험 열차 타고 경기도 서해안으로 이번에는 지난 포스팅 때 공개하지 않았던 갯벌체험 사진들을 올려보겠다. 갯벌에서 비바람 맞아가며, 카메라 버려가며 찍은 사진이라 그냥 버리기 아까웠다. ㅡㅅㅡ; 내 평생 또 언제 비바람 맞아가며 갯벌에서 바지락 캐는 장면 찍어 보겠나. 다시 하래도 웬만하면 안 하고 싶다! ;ㅁ; 흐린 날씨탓에 하늘도 갯벌과 같은 색이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어디까지가 갯벌이고 어디까지가 하늘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 체험객들을 트렉터 열차를 타고 바지락을 캘 수 있는 장소까지 이동..
-
특별한 전동차로 대부도 갯벌체험 - 갯벌체험 열차 타고 경기도 서해안으로국내여행/경기도 2010. 7. 23. 16:45
전철을 전세내서 당일치기 여행을 한다? 여행에서 전철이 차지하는 역할은 도심의 관광지를 찾아가기 위해, 혹은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기 위해 이용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물론 전철로 서울에서 천안, 혹은 오이도까지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즘 시도해 본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역마다 정차하는 전철을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한다는 것은 참 무모한 짓이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육체적 고통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철이 중간중간 역마다 정차하지 않고 여행지까지 바로 간다면? 도착역에서 바로 버스로 환승해서 바닷가로 데려가 준다면? 게다가 목적지가 가족이나 연인들이 오붓하게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라면? 그렇다면 당일치기 코스로 전철을 이용한 여행상품도 꽤 매력이 있을테다. 그런 점에 착안해서..
-
동피랑 블루스 -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기억 2국내여행/경상도 2010. 5. 23. 20:24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비랑'이라는 뜻으로, 비랑은 비탈의 사투리다. 즉, 동피랑은 그저 '동쪽에 있는 비탈'이라는 단순한 의미의 산동네일 뿐이다. 이 지역은 옛부터 강구항에 일하러 온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하던 가난한 동네였다. 삼십 년 전만 해도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좁고 가파른 골목길들이 실핏줄처럼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다 한다. 뜨내기들도 많았기에 동네 분위기도 험악했고, 돈 벌어 떠나기만을 바라는 동네였다 한다. 그런 동네인만큼 세월이 지나면서 재개발 계획이 수차례 나왔는데,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마을 부지와 집들을 시에서 사들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통영의 시민단체인 '푸른통영21'과, 그와 뜻을 같이한 통영시와 통영교육청, 그리고 대학, 다른 시민단체 등이 모였다. 그들은 ..
-
내 인생의 약은 없나요 - 대구 약령시(약전골목)국내여행/경상도 2010. 5. 11. 21:37
약령시(藥令市)는 조선시대에 한약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했던 특수한 시장이다. 17세기 후반기 이후 의약학의 발달로 인해 약재 수요의 증가 등으로 등장하게 된 시장이다. 약재 중에 경상도 쪽에서만 나는 한약재도 있고, 이 지역에서 당시 공납하던 약재 수량도 엄청났다. 그러다보니 공납하던 약재 중 질이 떨어진 것이 섞여서 문책을 받기도 했다 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약령시'라는 한약재를 사고파는 특수시장이었다. 아무래도 수요자와 공급자가 한 군데서 대규모로 만나게 되면 좋은 품질을 약재를 구하기도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효종 때부터 쭉 열린 약령시는 점차 전국적으로 퍼져서, 다른 곳에서도 열리게 됐다. 옛부터 유명한 3대 약령시로는 대구, 전주, 원주가 손꼽히는데, 그 중에 대구의 약령시는 단연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