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는 소규모 공장들이 많고, 동남아 노동자들이 아주 많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라 사람이 거의 없는 한적한 어느 골목에서,
새로 일 하러 온 사람인 듯한 외국인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
꽤 멀리 떨어진 곳이라 정확히 가르쳐 주기 어려워,
대충 가르쳐 주고는 다시 사람들에게 물어 보라 일러 주었다.
돌아서고 나니, 동네에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한 1~2Km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같이 가 줄 걸 그랬나...
등에는 큰 배낭을 짊어진 외국인.
아마도 여행할 때 내가 그랬던 것 처럼, 전 재산을 달팽이처럼 지고 다니는 거 겠지.
그에겐 여유가 흐르고, 눈빛부터 얼굴 전체에 희망의 빛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 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 그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사는 동네 근처에 있는 업체인 것 같던데, 기회 되면 다시 만날 날이 오겠지?
어쨌든, 나도 저런 얼굴 빛으로 세상을 날아 다니려면...
역시 떠나는 길 뿐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