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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Vientiane, 비엔티안)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1
    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8. 12. 24. 18:35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1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Vientiane, 비엔티안)


    태국, 방콕, 까오산에서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출발한 버스는, 다음날 새벽 5시 즘 태국의 농카이(Nong Khai)라는 소도시에 도착했다. 농카이는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도시로, 여기서 '우정의 다리'를 이용해 메콩강을 건너면 바로 라오스다.

    버스는 농카이 외곽, 메콩강 강변의 어느 카페 겸 식당에서 멈췄는데, 새벽 5시 즘 이미 도착해서는 6시 반까지 대기했다. 식당 문 열기를 기다린건지, 출입국 직원이 출근하기를 기다린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한 시간 넘게 기다리다가 6시 반 즘 식당에 내려서 출입국 카드를 작성했다(출입국 카드는 식당에서 나눠준다). 북쪽이라고 새벽 날씨가 쌀쌀해서 긴 팔을 입어야 할 정도였다.




    농카이 쪽 식당에서 명단을 작성하고 나면 다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는다. 태국 국경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다시 버스에 올라타서 다리를 건넌 다음 라오스 쪽 입국 수속을 밟는 순서.



    라오스 입국 수속을 밟을 때, 서양인들은 비자 신청서를 제출하고 비자비 30달러(USD)를 내야만 했다. 하지만 한국인과 일본인은 비자 관련 처리 없이 바로 출입국카드만 작성하고 심사대로 가면 됐다. 2008년 9월부터 라오스는 아시아 여행자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체류기간은 15일. 그 이상 체류하기를 원하면 따로 비자를 받아야 한단다.

    자국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이니까 그런 정책을 실시하는 거겠지만, 어쨌든 비자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건 정말 환영할 만 한 일이다. 라오스처럼 가난한 축에 속하는 나라에게 비자비 30달러는 큰 돈 일텐데 말이다. 먹고 살 만 하면서도 아직도 돈 벌려고 비싼 비자비 받아먹는 중국과 정말 대조된다.

    더군다나 서양인들은 다들 30달러씩 내서 비자 받으려고 줄 서 있는데, 그 옆을 유유히 지나서 비자도 안 받고 맨 먼저 심사대로 향하는 상쾌함. 더 재미있는 것은, 동양인들에겐 출입국 심사 시 질문도 별로 안 하고 까다롭게 굴지도 않는데, 서양인들에겐 꽤 까다롭게 군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겠지만, 마음 속 깊이 뭔가 즐거운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국경에서 전혀 돈을 안 받는 건 아니다. 입국 심사 마치고 출구 쪽으로 걸어가면, '여권 컨트롤 비'라면서 태국 돈으로 10밧을 내라고 한다. 여권에 스템프 찍어 주는 수고 했으니 돈 내라는 뜻이다. 이런 것에서 후진국 티를 못 벗는 것 같아서 좀 씁쓸했다.

    라오스 국경도 넘어가기 까다롭거나 복잡한 편은 아니다. 단지 주의 할 것은, 출입국 카드의 빈 칸을 모두 다 채워야 한다는 것.

    출입국 카드에서 가장 쓸 데 없는 칸이 '어느 숙소에 묵을 거냐'라는 칸인데, 대체로 아무데나 적어 넣거나 빈 칸으로 두기도 한다. 그런데 라오스 국경에서는 빈 칸으로 비워두면 써 넣으라고 한다. 게다가 전화번호까지 다 써 넣어야만 한다. 아마 대처법은 다들 아실테다. 가이드북에서 대충 현지인들이 알 만 한 유명한 호텔 하나 골라서 적어 넣으면 된다. 만약 가이드북이 없다면 옆사람 적은 거 보자고 해서 똑같이 적으면 되고.


    (농카이 쪽에서 바라본 메콩 강. 저 멀리 보이는 다리가 우정의 다리인데, 태국과 라오스를 잇는 다리이다. 여행사 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농카이까지만 간다면 저 다리를 건너 라오스로 들어갈 수 있다. 방콕에서 농카이까지 가는 기차도 있고, 시외버스도 있다. 물론 방콕에서 위앙짠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도 된다.)


    (라오스의 고급 카페 체인점, 조마(Joma) 카페. 가격이 좀 비싼 편이라서 현지인들보다는 외국인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 위앙짠에도 있고, 루앙프라방에도 있는데, 딴 건 모르겠고 여기 치즈케익 초 강추! 완전 치즈 그대로의 부드러운 맛. 한국에선 웬만해선 맛 볼 수 없는 맛. 둘이 먹다 하나 죽으면 니꺼 내가 먹을게하며 좋아할 맛~! 치즈케익 18,000낍(약 2달러USD), 레모네이드 13,000낍.)




    라오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버스를 갈아탔다. 방콕에서 온 버스는 국경을 넘지 않고 다른 승객들을 태우고 방콕으로 가는 듯 했다. 그 버스 대신 조그만 승합차가 와서는 국경에서 위앙짠 도심까지 데려다준다. 물론, 방콕에서 위앙짠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면, 계속해서 또 버스를 갈아타고 목적지까지 바로 가게된다. 당연히 아주 피곤한 일정.

    일단 수도를 한 번 보고 싶어서 라오스의 수도인 위앙짠까지 티켓을 끊은 나는, 위앙짠에서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모여있는 남푸 분수대 앞에서 내렸다. 물론 내가 알아서 내린게 아니라, 위앙짠이 목적지인 사람들은 모두 여기서 내리라고 하니까 내린 것.

    남푸 분수대 앞에는 항상 툭툭들이 대기해 있는데, 딱히 가고자하는 목적지가 없다면 그냥 이 근처를 걸어서 돌아다니면 괜찮은 숙소들이 나온다. 그나마 이 곳 툭툭 기사들은 길만 물어봐도 제대로 답 해 주고, 귀찮게 호객하며 따라붙지는 않아서 좋다. 그런 모습에서 라오스의 첫인상이 좀 괜찮게 느껴졌다. 한 나라의 첫인상이라는 건 아주 사소한 데서 느끼는 거니까.



    위앙짠은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도시였다. 물론 여행자들이 주로 모이는 곳 주변만 돌아봤을 뿐이라서 아주 작게 느껴진 것도 있지만, 나중에 좀 높은 곳에서 내려다봐도 규모가 그리 큰 곳은 아니었다.

    특히 수도치고는 너무나 한가하고 조용한 분위기라서, 이게 정말 한 나라의 수도가 맞긴 맞나 싶을 정도다. 그래서 위앙짠에 하루도 머물지 않고, 대충 돌아보기만 하고는 다음 도시로 떠나버렸는데, 나중에야 알 수 있었다. 위앙짠은 그 한가하고 조용한 분위기 때문에 있을 만 한 곳이라는 것을.

    태국에서 육로로 라오스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하기 바란다. 그러면 마지막에 위앙짠에서 느긋하게 여행을 마무리 하면서, 이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테다.



    처음 라오스를 접하신 분들은 도시 명칭에서 좀 헷깔리실테다. 위앙짠으로 쓰고는 비엔티안이라고 쓰기도 하니까. 이건 모두 영어 표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위앙짠은 알파벳으로 Vientiane 이라고 표기한다. 이걸 일반적인 상식으로 소리내서 읽으면 '비엔티안'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Vientiane을 비엔티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건 위앙짠을 영어로 표기한 것. 라오스에서는 W발음을 V로 표기한다. 그래서 위앙짠이 Vientiane으로 표기 된 것.

    거 참 이상한 나라네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사실은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뭐, 영어로 된 한국관광책자에서 지명 읽어 보시면 금방 알 수 있는 거니까 생략.

    어쨌든 위앙짠이라고 하든, 비엔티안이라고 하든, 외국인 여행자를 상대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아 듣는다. 그러니까 아무거나 마음에 드는 걸로 발음하면 된다.


    (어떤 나라에 도착하면 일단 환전부터 하는 것이 순서. 위앙짠이 그래도 수도답게 환율이 제일 좋다. 은행이 운영하는 환전소도 있지만, 내가 갔을 때는 남푸 분수대 근처에 있는 SC 환전소라는 곳이 가장 환율이 좋았다 (사진의 저 환전소).

    2008년 11월 환율은 1 USD = 8,540 LAK(라오스 낍(Kip)).
    태국돈 1 밧은 245 낍.
    한국 돈도 환전을 해 주긴 해 주는데, 10,000 원이 40,000 낍.

    다른 동남아 국가들처럼 달러 가치가 점점 하락하는 추세지만, 그래도 달러 환율이 제일 좋은 편이었다.


    라오스에서는 달러만 가지고도 여행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괜히 환전할 필요 있을까하며 망설였다. 사실 위앙짠에서는 달러 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했고, 달러로 거래하는 것이 라오스 돈으로 거래하는 것보다 이익이었다. 그래서 혹시나하고 백 달러만 환전했고, 될 수 있으면 달러를 사용하려고 마음 먹었었다.

    그런데 여행을 해 보니 달러를 받지 않는 곳이 많아서 중간에 또 환전을 해야만 했다. 옛날에는 달러만 가지고도 여행이 가능했다고 하는데, 이제는 상황이 좀 바꼈다. 라오스에서 위앙짠이나 루앙프라방에만 있을 게 아니라면, 환전은 필수다.)


    (밤 새도록 아무것도 못 먹은 상태에서 일단 환전부터 했다. 그런데 100 달러 환전하니깐 돈을 한 뭉탱이 준다(라오스도 인플레이션이 좀 심한 편이다). ㅡㅅㅡ; 그래서 돈도 좀 생겼겠다, 제일 가까운 식당을 찾아 갔는데 마침 거기가 또 인도식당. 배 고파서 꾸역꾸역 먹긴 했는데... 18시간을 굶고 먹는 거였는데도 맛이 없는 거면 좀 문제가 있지 싶다.)


    (대통령 궁이라고 찾아가봤더니 하얀 벽으로 쭉 둘러싸여진 작은 건물 하나 뿐. 담장 근처엔 군인이나 경찰도 없고, 입구 안쪽 초소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경비원 하나만 지키고 있을 뿐. 그래도 나름 경비는 잘 서고 있을테지? 명색이 대통령 궁인데... ㅡㅅㅡ;)


    (라오스에서는 큰 수퍼같은 것이 없었다. 그냥 동네 구멍가게나 노점에서 필요한 걸 사야한다.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고급 숙소들이 몰려 있는 동네가 아니라면 바가지 쓸 위험은 없다. 라오스 사람들은 아직까지 때가 덜 묻었다고나 할까.

    마일드세븐 라이트 15,000 낍(2달러 조금 안 됨), 펩시 325ml 캔 5,000 낍,)


    (대통령 궁을 둘러싼 하얀 벽. 대통령 궁 주변 거리. 길 건너편으로 가면 메콩강을 볼 수 있다. 그 쪽에는 휴식을 즐기는 현지인들이 조금 있다.)


    (국립 과학 대학이었던가, 무슨 대학이었다. 왜 교실을 놔두고 밖에서 공부하는지... 에어컨 전기 아끼려고 그러는 걸까. 밖에 나와서 공부가 될 리 있나, 절반은 딴 짓 하고, 딴 생각 하고 있었다.)


    (위앙짠 시내. 아무리 둘러봐도 서울의 종로같은 사람 북적북적한 곳은 없다. 아, 시장에 들어가면 그나마 사람들이 붐비긴 하는데, 거긴 더워서 패스. ㅠ.ㅠ)


    (딸랏 싸오 버스터미널의 버스 시간표. 처음엔 이게 뭔가 했지만, 조금 보면 대충 이해가 된다. 

    아무래도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VIP버스가 아무래도 시설도 좋고 빠르겠거니 해서, 여행사에서 비싼 돈 주고 VIP버스를 탔다. 그런데 VIP버스가 에어컨도 나오고 의자도 뒤로 제껴지지만 오히려 로컬버스보다 속력이 느렸다.)


    (라오스 바나나는 크기가 작은 것이 특징. 라오스의 과일들은 태국보다는 맛이 없는 편이다. 그래도 한국에서 파는 과일보다는 맛이 좋다.)


    (태국도 그렇고 라오스도 그렇고, 길거리에 남자보다 여자들이 많다. 노점이나 장사하는 사람들도 여자들이 많고. 남자들은 모두 승려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싶은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그렇게 성비가 맞지 않기 때문인지, 태국에서는 아내가 둘 이상인 남자도 흔히 볼 수 있다.)


    (교통체증 없는 라오스. 차에 비해 오토바이가 많은 편이지만, 다 합쳐봤자 그 수가 얼마 안 된다. 위앙짠을 그래도 수도라고 건널목도 있고 신호등도 몇 개 있는데, 위앙짠을 벗어나면 그런 거 없이 자유롭게(?) 길을 건널 수 있음. 사실 위앙짠에서도 건널목에서 신호등 신호 지키는 사람 그리 많지 않지만.)


    (유엔 건물도 들어와 있고~ 유엔이 들어오면 관계자들과 봉사자 등을 위한 고급 숙소와 부대시설을 지어서 땅값을 높이기 때문에, 밥 굶을 정도가 아닌 나라들에서는 그리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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