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2
라오스 위앙짠, 빠뚜싸이
한 나라의 수도치고는 너무나 한산하고, 조용하고, 별로 구경 할 것도 없는 위앙짠(Vientiane, 비엔티안). 태국에서 버스를 타고 거의 밤을 새다시피해서 도착했지만, 동네 한 바퀴 빙 돌고 나서는 떠나자고 마음 먹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바로 왕위앙(Vang Vieng, 방비엥) 가는 버스표를 예매해버렸다.
버스 출발 시각까지 두 시간 정도 시간이 남길래, 그래도 위앙짠에 왔는데 뭐라도 하나 보고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딜갈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사원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원은 정말 태국 여행을 하면서 질리도록 봤기 때문에, 이제 그만을 외치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박물관 같은 곳도 좀 답답하고 재미 없을 것 같고...
그래서 택한 것이 빠뚜싸이(Patuxai, Victory Gate of Vientiane)였다. 승리의 '탑'인 만큼, 위에 올라가면 위앙짠의 시가지가 내려다 보일 것 같았기 때문. 그래서 남푸 분수대에서 약 20분 정도를 걸어서 빠뚜싸이로 갔다. 한낮의 태양이 뜨겁긴했지만, 그래도 태국 남부 쪽 보다는 견딜 만 했다.
(빠뚜싸이. 승리의 탑 혹은 승리의 문.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 프랑스의 개선문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조금 닮기도 했다. 그런데 프랑스 독립을 기념하는데 프랑스 개선문을 본 따 만들다니... 내 상식으론 조금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라오스의 독립은 공식적으로 1953년이라고 되어 있다).
독립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라오스에서는 좀 오래된 학교 이름 등에서 아직도 프랑스 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연세 있으신 분들은 프랑스어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영어는 못 하지만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까 영어로 대화하기 어려우신 분들은 프랑스어로 대화하시면 되겠다. ㅡㅅㅡ;
그런 이유 때문인지 라오스 각지에서 유난히도 프랑스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프랑스어 대신 영어를 배운다고 한다.)
(빠뚜싸이 천장.)
(빠뚜싸이 탑 안쪽. 여기서 탑 위로 올라가는 입구로 들어갈 수 있다. 여기까지는 공짜, 탑 위로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외국인은 3,000낍(내국인은 2,000낍).)
(통로를 통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맨 처음에 보이는 건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쇼핑몰(?).)
(그 위로 또 계단 타고 올라가면 또 기념품 판매점들.)
(그 위에 또 가게들. OTL 무슨 백화점이냐...)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고 올라가면 드디어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위쪽 사진과는 다른 방향에서 본 위앙짠 모습. 사실 위앙짠은 그렇게 작은 도시는 아니었다. 여행자들이 머무는 곳이 강 근처라서 그렇지, 내륙 쪽으로 들어가면 현지인들이 사는 곳들이 꽤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시간 있으면 그런 곳들도 돌아보면 좋을 듯 했는데...)
(맨 꼭대기 층은 아주 좁아서 오래 있기는 좀 그렇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창 밖을 오래 내다 볼 수는 없는 상황. 여기, 시원하고 경치도 좋아서 그냥 퍼질러 앉고 싶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위앙짠만 다시 가 봐야지하고 결심했다. 분명 뭔가 재미있는 것들이 숨어 있을 것 같은 느낌.)
(저 탑이 뭔지는 나도 모르겠다. 탑이 좀 삐뚤어진 건 카메라 렌즈 때문.)
(꼭대기 층으로 통하는 계단.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넓이. 이 건물 지은 게 1962년 이라고 하는데, 무거운 사람 올라가면 저 계단 뚝 떨어지지 않을까. ㅡㅅㅡ;)
(제목은 탑 위의 에로스(?).)
(EXIT 글자를 보니 왠지 모를 애잔한 기분이 들었음.)
(탑 꼭대기에서 전화통화 하고 있는 동자승. 혹시... 애인? ㅡㅅㅡ;)
(현지인과 외국인들이 꽤 많이 찾아오는 곳. 하지만 그리 많이 붐비는 편은 아니었다. 아마 휴일에는 상황이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빠뚜싸이 하나만으로 여행기 한 편을 구성할 만큼 대단한 볼 거리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위앙짠에서 구경한 단 하나의 관광지이기 때문에 좀 무리해서 다뤄 봤다. 결론은, 꼭대기가 시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