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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 레진코믹스 차단 해프닝... 한국은 인터넷 통제 국가웹툰일기/2011~ 2015. 3. 25. 23:22
오늘(3월 25일) 낮에 갑자기 '레진코믹스' 사이트가 차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통신망에서 레진코믹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워닝사이트(warning.or.kr)가 떴던 것.
인터넷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는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레진코믹스에 한 만화가 성기를 노출했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그렇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조만간 모바일 접속도 막는다는 소문도 퍼져서 비난이 들끓었다.
그러더니 몇 시간 후에 다시 방심위는 "재 논의를 하겠다"며 일단 레진코믹스 차단을 풀었다.
* '레진코믹스' 예고없이 접속 차단했다가 하루 만에.. (한겨레, 2015.03.25)
일단 해프닝으로 일단락하는 듯 하지만, 이건 정부기관의 사소한 실수라고 보기 어려운 횡포다. 민원이 들어왔다고 무작정 차단부터 했다면, 신고가 들어왔다고 일단 체포부터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수사도 하고 재판도 받고 나서 구속하는 게 상식 아닌가. 하지만 지금 인터넷 통제는 그렇게 논리적으로 상식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저 방심위가 하고싶으면 해버리는 거다.
방심위가 저런 권력을 가지고 마구 휘두르고 있는데도 아직 아무런 문제제기도 없고,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없다. 이건 국회의원들에게 민원을 넣어봐야겠으니,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 있으면 다 함께 민원을 넣어보자.
방심위의 횡포는 이번 한 건 만이 아니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픽시브(www.pixiv.net)를 차단한다 어쩐다 말이 많았던 에피소드도 있고, 그루브샤크(grooveshark.com)는 아예 막혔다. 저작권 문제고 어쩌고라면 민간이 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지, 정부가 나서서 아예 차단할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말 웃긴 일도 일어났다. 마우스박스(http://www.mouse-box.com/)라는 해외 업체 홈페이지가 차단당한 것이다. 이 업체는 마우스 일체형 PC를 만들어 파는 곳으로, 아무리 봐도 유해정보나 야한 영상 같은 게 하나도 없었다.
네티즌들은 '쥐**'라는 단어를 연상시키는 주소 때문에 막힌 것 아니냐는 추측을 쏟아냈다. 나중에 방심위에서 밝힌 바로는, "예전에 이 주소가 불법 배팅 사이트여서 차단했었는데 해당 업체가 이 도메인 주소를 사 가고 난 뒤에 별도의 시정 요구 신청이 없어서 그냥 그대로 차단된 상태로 돼 있었다"라고.
* '마우스박스'가 '쥐박이'?..왜 불법유해 사이트로 지정 했을까 (경향신문, 2015.03.06)
말도 안 되지 않나? 폴란드 업체가 어떻게 한국의 그런 제도를 알고 차단 풀라고 민원을 넣나. 도메인을 막았으면, 막은 측에서 계속 감시하다가 풀어줄 사유가 되면 풀어줘야 할 것 아닌가. 그것도 못 하고 그냥 내팽개 쳐 둘 거면서 막기는 왜 막나. 이런게 바로 횡포고 행패다.
이런 식으로 차단되어 접하지 못하는 유용한 정보들이 얼마나 있을까. 어쩌면 한국 상황에 대해 엄청난 사실을 제공하는 사이트가 있는데 그곳도 이런 식으로 막혀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방심위의 이런 불투명하고 제멋대로인 사이트 차단이 한국 언론의 자유도를 낮추는 데 한 몫 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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