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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 원짜리 블루투스 키보드 (무선 키보드) 사용기
    IT 2017. 2. 7. 01:36

    노트북과 함께 들고다닐 키보드가 필요해서 조그만 키보드를 찾아봤다. 그런데 요즘 블루투스 키보드를 1만 원 정도로 살 수 있다는 걸 발견하고 무선 키보드를 사봤다.

     

    여태까지 유선 키보드가 키보드 쪽에 연결되는 선 부분에서 접촉불량으로 고장나는 경우를 많이 겪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선이 없으면 그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있었다. 물론 그런 문제가 없다면 다른 문제로 결국 고장이 나겠지만, 또 어떤 새로운 문제로 고장이 나는지 알아나가는 재미도 즐길만 하다.

     

    무엇보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이제 1만 원에 살 수 있다는 게 신기했는데, 이 정도면 유선 키보드와 가격 차이가 거의 안 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1만 원대 블루투스 키보드는 모두 작은 크기의 키보드였지만, 마침 그런걸 구하고 있었으니까.

     

     

    근 사흘간 쇼핑몰을 뒤지고 찾고 비교하다가 결국 하나를 샀다. 검색해보면 1만 원 내외 블루투스 키보드가 의외로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 '디지털 텐교'라는 곳에서 판매하는 것을 구입했다. 상품은 1만 원이 약간 안 되는 금액이었고, 배송비 2,500원이 붙어서 약 12,500원 정도 들었다.

     

    아마도 이 회사는 중국에서 만든 것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회사인 것 같은데, 무선 키보드 제조원은 그냥 '중국'이라고만 적혀 있고 따로 업체명이 적혀 있진 않다. 수입/판매원만 텐교(TENKYO)라고 적혀 있을 뿐이었다. 얼핏 들어보니 이런 제품들을 들여와서 자사 마크 붙여서 판매하는 곳들도 많다 한다.

     

    그래서 그런지 껍데기 박스부터 아주 간단하고 별다른 꾸밈이 없다. 조금만 더 심플하게 만들었으면 애플에서 만들었다고 우겨도 될 정도.

     

     

    껍데기 박스를 열면 조그만 한 장 짜리 설명서와, 비닐봉지에 들어 있는 키보드 하나가 끝이다. 충격 방지를 위한 처리 같은 것 하나도 없다. 던지면 바로 깨지게 돼 있다. 물론 배송은 뽁뽁이에 싸여서 또 다른 택배용 박스 안에 넣어져서 왔다.

     

    겉모양만 보기엔 꽤 그럴듯 하게 생겼다. 은색 바탕에 하얀 키가 마치 애플 제품 같아 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모두 플라스틱으로 돼 있기 때문에 좀 약해 보이기도 한다. 뭐 이 가격대 키보드면 다 플라스틱이니까 많은 걸 바라면 안 된다.

     

     

     

    사실 이 키보드보다 조금 더 싼 것도 있었지만 이걸 고른 이유는, 스크린 캡처 키(Print Scr)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제품들은 모두 펑션키가 12까지 있었다(F12). 즉, 이 키보드에서는 넘락과 프린트 스크린 키가 있지만, 다른 제품들은 저 위치에 F11과 F12가 있다.

     

    물론 F11과 F12가 있어도 키보드 후킹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스크린 캡처 키로 이용하면 되지만, 그런 것 따로 또 띄워서 쓰는 게 아무래도 귀찮다. 그냥 키보드에 딱 박혀 있는 게 제일 편하다.

     

    게다가 이 키보드에선 딜리트 키(Del)가 그냥 딜리트 키로 달려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었다. 다른 블루투스 키보드들 중에 어떤 것들은 펑션키(Fn)를 누른 상태에서 딜리트 키를 눌러야 하는 것들도 있다. 타자 많이 치다보면 딜리트 키 은근히 많이 치게 되는데 그 때마다 펑션키를 누르고 딜리트 키를 쳐야 한다면 정말 많이 불편할 테다. 만 원 짜리 무선 키보드를 사기 전에 이 딜리트 키 부분은 잘 살펴보기 바란다.

     

    이 키보드에서 넘락(Num Lock)은 딱히 쓸 데가 없다. 아마도 PrtScr 키를 넣다보니 균형을 맞추려고 뭔가를 넣으려다가 별 쓸 데 없는 키를 넣은 것 아닌가 싶다. 그냥 장식이라 생각하면 된다.

     

     

    뒷면은 전원 on/off 버튼과, 연결(connect) 버튼, 그리고 건전지 넣는 곳이 있다. 건전지는 AAA형 두 개가 들어가고, 최대 170시간을 쓸 수 있다 한다. 하루 10시간씩 쓰면 대략 한 달에 건전지 네 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그렇게 많이 소모된다면 충전용 건전지를 사는 게 나을 듯 하다. 아직은 얼마나 가는지 테스트 해 볼 요량으로 다이소에서 천 원짜리 건전지를 사서 넣었다. 다이소에서 AAA 건전지 8개나 10개가 천 원이다.

     

    다른 기기와 연결 하려면 전원을 켜고 연결 버튼도 눌러줘야 한다. 아마도 저 부분이 고장이 잘 나지 않을까 싶다.

     

     

     

    다이소에서 천 원 주고 산 8개 들이 AAA형 건전지. 이론상 천 원에 두 달 정도를 쓸 수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유지비가 꽤 들어가는 편이다. 그래서 요즘은 충전 가능한 블루투스 키보드도 나오는데, 내 경우는 그래도 건전지 넣는 키보드가 낫다. 여행하다가 충전 제대로 못 할 형편이라도 건전지는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으니까.

     

     

    뒷면 버튼들은 좀 불안불안하다. 그리 단단하지 않은 느낌.

     

     

    넘락 키는 별 필요 없지만, 프린트 스크린과 델 키가 마음에 든다. 윈도우 7, 안드로이드, 아이폰 등과 연결해봤는데 잘 되더라.

     

    키감은 싼 노트북 키보드 느낌이랄까. 아주 조금씩 눌러지는 느낌. 타격감(?)이 거의 없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키 크기는 일반 키보드 크기와 똑같다. 양 옆쪽 끝부분 키들이 살짝 짧다. 적응해서 치다보면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대충 한 2년 정도 쓴다고 생각하고 산다면 괜찮을 듯 하다.

     

     

    안드로이드 폰과 페어링 해서 테스트 한 모습.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선 한영 변환이 '시프트 + 스페이스바' 였다. 한영키는 안 먹혔다. 뭐 대강 시프트 스페이스에 익숙해지면 된다. 보급형 싸구려 기기인데도 딱히 지연현상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iOS인데, 여기서는 한영 변환이 '시프트 + 윈도우 키 + 스페이스 바' 이렇게 세 개를 눌러야 한다. 그나마도 세 개 키를 누르면 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 창이 떠서, 여기서 언어를 선택해줘야 한다. 한영 변환 할 때마다 화면에서 언어를 골라줘야 하다니. 이건 좀 심하다. 아이폰4라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아이폰4에서는 좀 버벅거리는 현상이 있다. 아무래도 이제 이 폰은 버릴 때가 된 듯 하다.

     

     

     

    노트북에 페어링 하면 당연히 잘 써진다. 지연 현상도 거의 없다. 아주 삘 받아서 다다닥 쓰다보면 살짝 입력이 느린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아마도 그건 무선 키보드가 다 그렇지 않을까 싶다. 유선 키보드를 써도 살짝 딜레이가 느껴질 때도 있으니까.

     

    도서관 같은 공용 공간으로 들고 다니며 사용할 거라서, 자판 치는 느낌은 그리 상쾌하지 않지만 소음이 별로 없어서 만족스럽다. 큰 맘 먹고 샀으니 이제 일단 처박아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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