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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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가원습지 생태자연공원, 햇살 맑은 공원에서 봄볕 같은 가을 산책국내여행/강원도 2020. 12. 21. 19:54
그 가을은 마치 봄과 같아서, 편치 못했던 몸을 이끌고 어느 햇볕 따스한 곳으로 가고 싶었다. 바닷가 마을에서 바다는 일상이었고, 산에 올라가기는 몸이 안 좋았다. 그래서 다시 찾은 곳이 바로 이 공원이었다. '가원 습지 생태자연공원'은 동해시에서 바다가 전혀 보이지 않는 동네에 있는 자연공원이다. 북평 오일장이 열리는 북평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고,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좋은 전천에서도 가깝다. 하지만 산골 구석 쪽으로 들어가 있어서인지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계절을 거치면서 여름과 가을, 겨울에 각각 가봤는데, 아무래도 가을이 제일 나았다. 습지에 빽빽하게 들어선 갈대 너머로 자작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보이니, 한동안 눈을 돌릴 수도 발걸음을 뗄 수도 없었다. 갈대와 나무,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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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비단 출렁이는 노을의 나라, 제주도 산굼부리 분화구국내여행/제주도 2010. 11. 8. 19:13
누구나 다 알고 있듯,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그래서 당연히 화산 분화구도 많이 남아있다. 제주도 말로 오름은 산이나 산등성이를 뜻하는데, 대부분의 제주도 오름에는 분화구가 있다. 그정도로 수많은 분화구들을 제주도에서는 볼 수 있다. 그 중 한 분화구인 산굼부리를 찾아갔다. 사실은 여태까지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던 곳이었고, 일행 중 제주도 토박이가 없었다면 아직도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을 곳이었다. 처음에는 한라산 백록담처럼 그런 식으로 되어 있겠거니 하고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그저 해질녘이 되었으니 가까운 오름에 올라 석양이나 찍어보자는 단순한 의도였다. 그런데 이 산굼부리는 제주도의 그 많은 분화구들과는 다른 독특한 곳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단 하나뿐인,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분화구 형태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