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같은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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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사진일기 2010. 10. 12. 18:14
하늘이 진다 꽃이 저문다 파아란 구름따라 바람이 분다 당신은 꽃이 되고 싶다 했다. 굳건한 대지에 힘차게 뿌리를 박고 있는 꽃이 당신의 입술만큼 갸느린 바람보다 좋다 했다. 오랜 방황의 터널 중간에서 어디쯤 왔는지 알 수도 없는 어둠 속에서, 당신은 이제 그만 길을 벗어나고 싶다 했다. 두고 올 수 밖에 없었다. 당신은 완강했고, 나는 확신이 없었다. 어쩌면 애초부터 우리는, 함께할 수 없었다. 그곳에도 지금즘 별이 지는가. 알록달록 만발한 코스모스가 우주처럼 차가운 꿈을 꾸는가. 꽃이 진다 네가 저문다 까아만 별빛따라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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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옆의 꽃은 꽃이 아닌 걸까사진일기 2010. 6. 17. 01:41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갔다. 한 시간 삼만 원이라는 꼬임에 넘어간 것도 있지만, 호기심이 발동한 탓도 있었다. 어디든 그렇듯 부리는 자들은 약속했던 것보다 더 많은 노동을 원했고, 어디든 그렇듯 일하는 자들은 자신의 부당함에 화를 내며 항의했다. 단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조금 더 거칠었고, 조금 더 살벌했다는 것. 그나마도 선착순에 밀려버린 잉여인간들은 시간만 날리고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어떤 험한 꼴이 일어날지 알고 있어서였을까, 그래도 차비 정도는 쥐어주며 화가 분노로 치밀지 않도록 대충 수습을 하는 모습이, 아니꼽기보다는 애처로워 보였다. 많은 군상들이 있었다. 절반 이상은 대학생이거나 젊은 백수였다. 나머지 절반은 어떤 부류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 방세 이십만 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