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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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길을 묻다 - 인천 선재도, 측도, 목섬취재파일 2011. 11. 16. 12:57
“저 길은 들어가라고 있는 길일까, 나가라고 있는 길일까?” 지구의 마지막 날처럼, 마치 온 세상이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주위를 맴도는 한 무리 바닷새와 함께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시선을 흩트려 정신이 혼미할 때, 영원히 끝나지 않는 어둠 속에서 헤어나오기를 거부하는 저 깊은 바다의 비탄에 잠긴 인어공주처럼, 선글라스 너머로 세상을 응시하던 당신은 그렇게 말했다. 대체 저 섬은, 어쩌자고 이런 곳에 있는 거냐고. 모든 걸 체념하고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처럼, 어떻게 길이 저렇게 나 있는 거냐고. 외로웠을 테지. 차라리 저 넓은 태평양 한 가운데 홀로 떠 있는 섬이라면 애초에 그리운 것도, 외로운 것도, 그 어떤 추억도 기억도 간직하지 않은 채, 가진 그 모두를 깊은 바다 밑에 내려놓고 조용히 쉴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