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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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나이트 Day night day night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7. 14:31
(스포일러 있음) 한 소녀가 폭탄을 등에 지고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을 향해 걸어간다. 그녀의 의지는 확고하고 단호하다. 행동을 하기 직전까지 그녀는 무척이나 불안해하고, 망설이며 떨리고 있다. 심지어는 첫 시도에서는 옷에 오줌을 지릴 정도다. 그래도 다시 나간다. 수많은 행인들 속에서 결심을 다지고, 결국은 버튼은 누르는 그녀. 소녀는 이름도, 국적도, 그녀에 얽힌 어떠한 사적인 이야기도 밝혀지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에도 단지 '그녀 she'라고만 올라왔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어떤 이유로 그런 결심을 하게 됐는지, 어떤 경로로 테러리스트들과 연결이 됐는지 등은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녀는 이미 폭탄을 등에 짊어진 상태이고, 그 폭탄을 터트리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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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 오브 플라워 Valley of Flowers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5. 18:57
우선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 영화의 시놉시스 소개를 한 번 보자. "히말라야의 산맥길을 따라, 잘란과 그의 친구들은 여행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자의 행렬에서 이탈해 있던 우스나가 그를 꿈에서 봤다며 잘란의 곁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그들을 도와 공훈을 세우고 신뢰를 받는다. 일의 성공과 함께 잘란과 우스나 사이의 사랑도 커간다. 그러나 그러한 운도 기울기 시작하고, 로버스 에티가 그들의 뒤를 쫓는다. 추격의 혼돈 속에서 잘란과 우스나는 이별을 맞고, 그 충격에 각자는 절망으로 빠져든다."(출처: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 http://senef.net/senef_2007/program/program_s_p2_view.php?brano=73&brno=61)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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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라오 잔 Umrao Jaan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5. 18:30
인도 서민들이 즐기는 인도 영화들은 처음 보면 무척 당황스럽다. 틈 날 때마다 춤과 노래가 나와서 이게 뮤직비디오인지, 영화인지 헷깔릴 정도이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봤던 한 첩보 액션 영화의 경우의 예를 들어 보겠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액션물로 시작한다. 여자를 만나고 함께 적들에게 쫓기며 긴박하게(?) 도망치고 싸운다. 그러다가 중간에 러브신이 펼쳐질 때, 키스를 하려고 폼 잡고 서로의 입술이 서서히 다가가는 순간, 쿵짝쿵짝 음악이 나오며 난데없이 꽃가루가 뿌려지고, 백댄서들이 나와서 한바탕 노래와 춤이 펼쳐진다. 노래와 춤은 인도 영화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지인의 말로는, 노래와 춤이 나오지 않는 영화는 인도 현지인들에게서 인기를 끌 수 없다고 할 정도란다. 한국 영화에서, 심각한 내용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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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서울국제영화제 (2007.9.6 - 9.16)국내여행/서울 2007. 9. 13. 13:08
지금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제 8회 서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2007.9.6~9.16) 올해 영화제에서 극장상영작은 25개국 131작품, 넷부문상영작이 38개국 155작품이라 한다. 서울국제영화제에서 특이한 것은 '넷부문 상영작'이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인데, 인터넷에서 짤막한 단편들을 감상하며 영화제를 즐기기에 좋다. 넷부문 작품들은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의 넷 섹션에서 2007년 12월 31일 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올해로 8회 째라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조용한 편이다. 홍보를 안 한 건지, 아니면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건지, 아는 사람에게서 초대권을 받기 전까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상영작에는 40여년 전의 흑백영화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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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산 Blind Mountain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3. 00:52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지 못했던 수에메이는 약재상이라는 사람들을 따라 중국의 한 산골로 돈을 벌러 따라 나선다. 거기서 약을 탄 물을 마시고 잠 든 수에메이. 알고보니 7000위안에 팔려 온 것이었다. 이렇게 인신매매를 통해 깊숙한 산골 마을로 팔려온 수에메이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잡히고, 자살 시도 또한 실패로 돌아간다. 그 때 마을의 젊은 아줌마들이 찾아 오는데, 자신들도 모두 그렇게 팔려온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탈출도 시도해 봤지만 모두 허사였고, 그래서 다 포기하고 그냥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었다. 수에메이는 같은 처지에 있는 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도, 그들과는 달리 계속해서 몇 번이고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매번 허사. 온 마을 사람들이 감시인이고, 시내 공안(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