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제 8회
서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2007.9.6~9.16)
올해 영화제에서 극장상영작은 25개국 131작품, 넷부문상영작이 38개국 155작품이라 한다.
서울국제영화제에서 특이한 것은 '넷부문 상영작'이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인데,
인터넷에서 짤막한 단편들을 감상하며 영화제를 즐기기에 좋다.
넷부문 작품들은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의
넷 섹션에서
2007년 12월 31일 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올해로 8회 째라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조용한 편이다.
홍보를 안 한 건지, 아니면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건지,
아는 사람에게서 초대권을 받기 전까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상영작에는 40여년 전의 흑백영화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서울국제영화제의 기본 의도를 잘 모르는 나같은 관객으로서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프로그램 고를 때, 작품의 제작연도와 흑백인지 등을 체크하셔야
상영관 들어가서 난감한 상황을 맞이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영화 입장료는 한 편에 5000원. (롯데 적립카드가 있으면 적립 해 준다.)
적정한 가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많은 작품들을 좀 더 싸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영화제 개막 전에 그런 상품을 판매했다고 하는데, 뒤늦게 안 나로써는 너무 아쉬웠다.)
분위기는 사실 좀 썰렁한 편이다.
지금 극장가에는 인기 있는 대형 상영작들이 많이 걸려 있다.
영화제 하는 줄도 모르고 온 사람들은 아무래도,
언론 등에서 홍보하여 익숙한 영화 말고는 눈에 들어오지가 않을 테다.
영화제 첫 관람 작품으로 '맹산 Blind Mountain'을 보았는데, 첫 관람작으로 훌륭했다.
영화제가 아니라도 극장에서 상영해 볼 만 한 작품이라고 생각되는데,
어쨌든 꽤 큰 상영관에서 감독과의 만남도 있었는데도 관객수는 1/3을 못 채웠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관람객 수가 적어서 좋긴 했다.
게다가 영화제 즐기는 분들은 다들 점잖으신 분들인지,
떠드는 분도 없었고, 음식물 먹는 분들도 없었고, 다른 인상 찌푸릴 일도 전혀 없었다.
극장 분위기가 이 정도만 되면 나도 극장 가기를 꺼리지 않을 텐데.
영화제도 영화제지만, 즐기시는 분들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이후 몇몇 인도 영화들과 일본영화 등을 더 볼 생각이다. (원래 계획에 없었지만)
각종 영화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질적인 병폐가 여기서도 보였다.
예고 없이 상영작이 취소 된다든가, 시간이 변경 된다든가,
이벤트 취소, 자막 끊김 등의 문제점들.
30분에 시작하는 영화가 갑자기 50분에 시작하는 것으로 되어
멍하니 극장 의자에 앉아 20분을 보내야 하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영화제 운영상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곳에서도 있는 문제라고 해서 여기서도 있어도 되는 것은 아닌데...
어쨌든 우연한 기회에 좋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게 돼서 기쁘다.
9월 16일 까지 하니까, 대형 블록버스터들은 잠시 유보해 두고,
서울 사는 분이시라면 이번 주말은 영화제를 한 번 즐겨 보는 것이 어떨까.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
http://www.senef.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