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사당은 육상으로도 교통의 요지인 곳이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도 차가 붐비는 곳이라 그런지, 사거리를 중심으로 유흥가도 발달해 있다.
사당에 가면 놀거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번화가에 있을만 한 것들은 다 있으니까.
하지만 사람 붐비는 번화가에는, 뭐든지 다 있을 듯 하면서도, 없는 것들이 있다.
그 없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조용한 카페'이다.
해 지고 어두운 밤, 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고즈넉히 앉아 잠시 쉬어갈 만한 곳이나,
사람 기다리며 혼자 앉아 있을만 한 곳, 혹은 걷다 지쳐 잠시 쉬어갈만 한 곳으로
조용한 카페가 제격인데, 사당같은 사람 많이 붐비는 곳에서는 그런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엊그저께, 약속을 잡고 기다리기 위한 장소를 찾던 중에 우연히 카페 하나를 발견했다.
사당역 4번 출구로 나가서 조금만 걸어가다보면 옆쪽으로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카페 '하비'.
의자와 탁자가 다소 투박한 느낌을 주는데, 그것 나름대로 복고풍의 느낌을 준다.
거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창 가 쪽은 바 형태로 돼 있다.
혼자, 혹은 여럿이라도 할 말 없을 때, 그냥 멍하니 내다보고 있기 좋았다.
피씨로 인터넷도 되는 듯 하니까, 여기서 프로그램을 짜든지, 야동을 보든지...(하면 쫓겨나겠지만)
한 쪽 벽으로는 책장에 책들이 가득 꽂혀 있다.
평일에다가 비 오는 날 저녁이라 그런지, 혼자 와서 책 좀 보다 가는 사람들만 있었다.
그러니 분위기도 자연스레 조용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침 조용한 날을 만나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창 밖의 빗방울과 잘 어울리는 카페였다.
흡연을 할 수 없고, 책상과 의자가 다소 딱딱하고, 조명이 좀 어두운 느낌이 있었지만,
혼자 조용히 책 좀 보다가 훌쩍 떠나기 좋은 분위기의 카페였다.
다만 체인 형식의 카페보다 음료가 다소 비싼 편이었다. (아이스 초코 6000원)
와플이 맛있다는 평이 있으니, 혹시나 가게 되면 와플을 맛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p.s.
가격도 가격이지만, 집에서 멀어서 다시는 못 가 볼 것 같은 느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