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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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사랑하지 않았을 뿐사진일기 2010. 9. 23. 04:06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수천가지 이유와 변명을 갖다 붙이며 나는 거부했지. 우린 분명 사랑했었고, 그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추억 속에, 기억들이 빛 바랜 사진처럼 변해간다 해도, 아무리 아무리 용서할 수 없는 이별에 분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버둥거릴 수도 없이 싸늘한 가슴의 텅 빈 구멍에 아픔으로 차오른다 해도,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수천가지 이유와 변명을 갖다 붙이며 나는 거부했지. 우린 분명 사랑했었고, 그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세월이 아무리 흘러흘러 흘러간데도 그것만큼은, 그 시간, 그 장소, 그 사람만큼은 진실이었을거라고. 그렇게 외면하고 거부하고 귀를 막고 눈을 막아도 결국은 알고야 말았지, 그건 마치 서서히 스며드는 새벽녘의 이슬과 같아 어떻게 막을 수도 없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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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장미는 웃어줄거야, 비록 내일 시든다해도그림일기 2009. 10. 29. 03:54
석양은 짧고 어둠은 깁니다, 술 취한 사마귀처럼 이별이 다가옵니다. 나의 소박한 꿈은 취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달팽이같은 세상이었습니다. 이제 술이 비면 떠나야하는 우리는, 이 다음에 또 어디서 무엇으로 다시 만날지. 기약 없는 어둠이 빠알간 사과같은 졸음과 함께 한 입 떨어집니다. 약속은 짧고 이별은 깁니다, 우리의 덧없는 시간은 술잔 속에 머뭅니다. 그래도 우리 서로 가슴에 조그만 장미꽃 한 송이 나누었다면, 짧기만 했던 만남의 시간도 그렇게 덧없기만 한 것은 아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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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웹툰일기/2008 2008. 8. 14. 00:37
또 다른 상담 사례 하나. '나중에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날 것 같아서 선뜻 선택을 못 하겠어요.' 이 경우 상담자는 부적절한 연애의 상처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 한 상태에서 정신적 퇴행을 거쳐 정신적 공황과 불안증세를 안고 스스로의 무덤을 파서 그 속에서 안락사 하려는 나르시즘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때? 멋있지? 있어 보이지 않아? 풋-) 결론적으로 처방을 내리자면, 이 세상에 '더 좋은 사람'은 널리고 널리고 널렸다. 지금 눈 앞의 그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은 분명히 있다, 엄청 많다. 근데 말이지, 그 '더 좋은 사람'이 짠 하고 나타난다면, 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할까? 당신, 그렇게 매력적이야? 응? 그냥 당신 좋아한다는 사람 있을 때 고맙습니다 하고 넙쭉 절 하고 잘 모시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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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버려진 내 눈물 두 방울사진일기 2007. 8. 8. 05:01
나 안 떠날거지? 응. 나 지켜줄거지? 응. 나 사랑할거지? ... 끝내 마지막 질문은 대답할 수 없었다. * * * 서울숲 안에는 조그만 식물원이 있다. 그 식물원 안에는 손바닥만 한 햄스터 두 마리가 있었다.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보거나 사진을 찍거나 손가락으로 유리를 톡톡 치거나 할 때마다, 검은 놈은 얼룩진 놈을 감싸 안으며 지 품으로 감싸줬다.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 듯 얼룩이는, 세상 그 어떤 약속보다 굳건할 것 같은 검정이의 품 속을 오들오들 떨면서 깊이깊이 파고 들었다. 그 때마다 검정이는 경계의 눈빛을 사방으로 보내고 있었는데, 그 눈빛 또한 너무나 연약해 보여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그 모습 때문에 나는 자주 그곳을 찾아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한참씩 그들을 바라보곤 했다. 눈물을 참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