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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자전거길: 추암 해수욕장 - 망상해변 인증센터국내여행/자전거2017 2019. 6. 18. 15:20
이사부사자공원 아랫쪽 바닷가를 돌아나가는 산책로를 따라서, 추암 인증센터를 지나가니 추암해수욕장이 나왔다. 이 일대는 유명한 관광지답게 걷기 좋게 길이 잘 꾸며져 있어서, 하룻밤 머물면서 낮에도 밤에도 바닷가를 거닐면 괜찮겠다.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백사장이 넓다거나 그리 인상적인 곳은 아니다. 여기는 거의 해변을 쭉 거닐면서 산책하고 촛대바위 보고, 사색에 잠기고, 철학을 하고, 도를 닦는 곳이라고 생각하는게 좋을 듯 하다. 물론 그래도 성수기엔 물놀이 하러 많이 가겠지만.
저쪽 귀퉁이에 촛대바위가 살짝 보이는 듯 하다. 저게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위치상으론 맞는 것 같다. 사실 사진 찍을 때는 촛대바위를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그냥 여기는 바닷가를 예쁘게 꾸며놨네 정도만 생각했다.
그래서 앞바다의 쓸 데 없는 바위만 찍고 여기를 벗어났다. 이것도 유명한 바위라고 생각하면 나름 유명해 보인다. 보통 유명한 것은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한 경우가 많다. 어쨌든 자전거길은 추암조각공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해수욕장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자전거길은 동해시 외곽 바닷가 쪽으로 연결돼 있어서, 동해항과 동해역 근처를 지나서 조그만 해변 몇 개를 스치고, 묵호항 쪽으로 계속 나가게 돼 있다.
어디선가 길을 조금 잘 못 들었는지, 동해지방해양수산청 입구가 나와버렸는데, 여기도 자전거길이라고 표시가 돼 있긴 있지만, 원래는 바닷가 쪽 길을 타고 가려고 했었다. 뭐 어쨌든 북쪽으로만 쭉 올라가면 다시 길을 만나게 돼 있다.
바닷가 철길. 기차가 달리는 건 못 봤지만, 가끔 지나다니긴 하나보다.
말라붙은 자전거길. 이럴거면 차라리 길을 만들지 말고, 선만 그어놓는게 좋은데.
묵호역까지 원래는 계속 바닷가 쪽으로 나 있는 철길을 따라서 진행해야 했는데, 살짝 길이 어긋났다. 그래도 어쨌든 결국 다시 만났다. 바다와 철길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드는 곳이다.
여기서 영화를 찍으면 될 듯 하다. 비련의 여주인공이 실연을 해서 달려오는 기차를 막아서는데, 뒤늦게 쫓아온 남주인공이 몸을 날려서 구출했지만, 결국 철길 옆의 바다에 둘이 함께 빠져 죽는다는 이야기. 정말 애틋하잖아.
묵호역부터는 철길과 잠깐 멀어진다. 묵호항 근처로 접어드니 큰 수산물 시장이 나오면서 좀 복잡해졌다. 생각보다 동해시가 넓어서 조금 놀랐다. 그냥 관광지 한 군데 포인트로 잡고 놀러갈 때는 이렇게 넓은지 몰랐는데.
사실은 묵호항 도착하기 전까지, 울릉도도 한 번 가볼까하고 내내 고민했다. 마지막으로 가 본 것이 너무 오래돼서 한 번쯤 다시 가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러면 일정이 너무 늘어날 것 같아서 포기했다. 들어갔다가 파도가 높으면 제 날짜에 배가 안 뜰 수도 있어서, 울릉도는 좀 일정을 넉넉하게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울릉도는 묵호항에서 가는게 제일 가깝다. 두시간 반이면 되기 때문에, 웬만하면 여기서 가는게 좋다. 멀미 안 하는 사람도 멀미가 나는 뱃길이기 때문에.
어달해변이 있는 어달리 쪽은 왠지 모텔촌 같은 분위기. 모텔보다 펜션이 더 많은 것 같기는 하지만, 어쩐지 그런 느낌이었다.
대진해변, 노봉해변, 조용한 해변이 나왔지만, 이제 슬슬 해가 지고 있어서 쉬지않고 달렸다.
그래서 마침 석양이 질 무렵에 망상해변 인증센터 도착. 오늘은 여기서 야영을 한다. 이름도 빵상같고 좋잖아.
여기는 백사장도 꽤 넓어서, 가운데 입구 쯤에는 가게 같은 것들이 있지만, 끄트머리 쪽은 아무것도 없었다. 한쪽에는 카라반 잔뜩 갖다놓은 오토캠핑장도 있었지만, 비수기라 영업을 안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유명세에 비해서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인증부스가 마치 닥터후의 타티스 같은 느낌. 이렇게 적당한 때 적당한 곳이 딱 맞아떨어지기만 한다면 여행이 아주 편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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