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청 근처에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요기를 하고 다시 자전거길을 찾아서 외곽으로 벗어났다. 아파트도 많고, 뭔가 이것저것 많은 동네였지만 특별히 관심이 갈만 한 것은 없는, 도시 느낌이 나는 읍내였다. 길이 복잡하지 않아서, 자전거길을 벗어나도 금방 다시 되돌아 갈 수 있는게 좋았다. 중고등학교 규모가 꽤 큰 것이 기억에 남는 동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울진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지나서 바다 쪽으로 넘어가는 길. 오르막길을 슬슬 오르다가 이런 급경사가 나왔다. 직선 도로면 좋았을 텐데,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서, 방심하고 달렸다간 빠져 죽기 좋겠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여기도 있는, 길 없음. 길 없음이 있으면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울진 안쪽 내륙으로 가는 길도 있고, 7번국도를 타는 방법도 있지만, 바로 고개를 넘어 바다로 빠지는 길로 가도록 하자. 아까 그 내리막에서부터 양정항까지 길이 예쁘다. 이때는 도 슬슬 그쳐서 경치 구경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물고기 바위라거나 괴물바위라거나 무슨 이름이 있을 것 같은 바위도 있고. 그 옆을 구불구불 지나가는 길도 나름 운치 있다. 태풍 오면 다이나믹 할 것 같더라.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봉평해수욕장 가기 전에, 양정항 윗쪽에 작은 해변이 있었다. 해변 끄트머리에 차도로 나가는 길목에 커피루나라는 카페가 있는데, 자전거로 달리면서도 눈에 띄는 곳이라 한 번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의외로 사람이 많았고, 여유롭게 카페를 즐길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긴 했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여기가 꽤 유명한 곳인 듯 했다. 사람들 후기를 보니까 이구동성으로 말 하는 특징이 에어컨이 빵빵하다는 거였다. 물론 경치가 좋다는 말도 있었고.

 

이런 곳은 자전거 타면서 거지꼴로 가기보다는, 대중교통이라도 타고 느긋하게 여행할 때 가야 제맛이겠지 아마도. 그러면 다시는 못 가 볼 것 같은데.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봉평해수욕장

 

봉평해수욕장. 남쪽엔 울진, 북쪽엔 죽변항이 있어서 그런지, 이 일대에 펜션이 많았다. 죽변은 울진보다는 작지만 은근히 관광지 같은 느낌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그래서인지 이 해수욕장도 은근히 이런저런 시설들이 마련돼 있는 편이었다. 맑은 날이면 바닷물도 꽤 맑을 것 같더라.

 

동해안 자전거길: 봉평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봉평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봉평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봉평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죽변항으로 유명한 죽변리에 접어들었다. 여기도 식사를 하거나 펜션 정도는 구할 수 있을 정도 크기의 마을이었다. 사실 울진보다 죽변항이 더 유명하다. 드라마 폭풍속으로 촬영지와, 1박2일 촬영지가 있어서 그럴 테다. 하지만 둘 다 안 본 나는 그냥 좀 복잡한 바닷가 마을일 뿐이었다. 바다에 음식물 쓰레기 좀 안 버리면 좋겠더만.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종주 자전거길이라고 표시돼 있는 길로 가면 이런 언덕길을 몇 번 오르내려야 한다. 나중엔 동네 골목길 같은 곳으로도 들어간다. 여기까지 왔으니 드라마 세트장 구경하라고 길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듯 하다.

 

하지만 세트장에 별 관심이 없다면, 죽변면사무소 직전에 시내를 통과하는 차도를 타고 바로 북쪽으로 올라가도 된다. 그러면 결국 바닷가를 빙 둘러가는 자전거길과 만나게 되고, 대략 한 시간 정도는 절약할 수 있을 테다. 물론 대부분은 여기까지 왔으니 구경 한 번 하자고 바닷가 길을 택하겠지만.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지도를 봐도 대략 여기가 독도까지 최단거리인 것 같기는 한데, 아쉽게도 여기서는 울릉도 가는 배가 없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올라갔다 내려가고, 빙 돌아서 또 올라간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아마 저것이 폭풍속으로 드라마 세트장 같은데. 딱 봐도 폭풍 속에 있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1박2일 촬영했다는 뭔가는 못 찾았다. 펜션에서 촬영한 거였나. 그냥 이 일대에서 뭔가를 한 건가. 몰라, 별로 알고싶지도 않고.

 

어쨌든 저 위치에 진짜로 집을 짓고 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태풍 오면 아주 그냥 잠수함을 탄 것 같겠지.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이 조그만 동네에 언덕이 왜 이리 많은지. 오르막길 오르다가 하루 다 가겠다. 근데 이 조그만 동네에서도 중심가 쪽은 아파트와 새로 지은 건물 같은 것들이 있고, 바닷가 쪽은 오래된 단층집 같은 것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동네가 구분되는게 좀 신기했다. 바닷가 쪽과 내륙 쪽이 분위기가 아주 다르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어찌어찌 가다보면 북면을 지나서 나곡해수욕장. 어쩌다보니 해수욕장 이름만 나열하고 있네. 근데 정말 이 일대에선 이따금씩 나오는 마을 지나고, 바닷가 도로 달리며 바다 구경하고, 그게 전부였다. 오늘밤 어디서 잘까, 지금까지 돈을 너무 많이 썼다 같은 고민만 떨칠 수 있다면, 무념무상으로 도를 닦을 수도 있었을 텐데.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가까이에 마을이 있어서 해변에서 짜장면을 주문해도 될 것 같지만, 한 그릇 주문하면 아마 그냥 가게 와서 먹으라는 소리 듣겠지.

 

어쨌든 여기는 조그만 해수욕장인데 구조가 좀 특이하다. 백사장은 당연히 바닷가에 있는데, 백사장으로 가려면 조그만 다리를 건너야 한다. 백사장과 육지 사이에 조그만 개천이 있다. 비가 많이와서 모래가 유실된게 아니라 원래 이런 구조인 듯 하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안쪽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 데크도 몇 개 있다. 성수기에는 소형 5천 원, 대형 1만 원을 받는데, 비수기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성수기는 보통 7-8월이지만, 동네마다 조금씩 다를 수도 있으니 현장에서 분위기를 살펴보는게 좋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나곡해수욕장을 지나니, 길이 바로 하이랜드로 올라갔다. 해 질 때 다 돼서 자전거 끌고 산을 올라가니 죽을 맛인데, 여기가 또 분위기가 너무 휑하다. 산 깎아놓은 모양새도 좀 위화감이 들고, 바닥에 모래가 흩뿌려져 있어서 자칫하면 자전거가 미끄러질 수도 있는 위험도 있고. 차량 통행이 많지는 않지만 길이 좁고 갓길이 없어서 아주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었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이 구간은 좀 무섭더라. 커브에 내리막길에 길 위엔 모래가 잔뜩. 갓길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 이 당시는 자전거가 약간 휘청거릴 정도로 바람도 불더라. 문제는 그게 아니라, 이쪽 기운이 영 음산하다는 거다.

 

그나마 차가 별로 없어서, 손에 쥐가 날 정도로 브레이크를 잡고 조심해서 슬금슬금 내려가서 무사했지만, 이런 곳은 정말 잠깐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 - 죽변항 - 나곡해수욕장

 

계속해서 산업단지를 마주보고 있는 어느 마을에 닿았을 때 해가 지고 말았다. 아까 산에서 내려온 이후로 작은 해수욕장을 두 개 정도 지나왔지만, 딱히 내키지 않아서 지나쳤다. 그랬더니 이런 이상한 분위기에서 밤을 보내게 됐다.

 

 

마을의 작은 공원에서 하룻밤. 다행히 작은 마을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어차피 해 뜨자마자 일어나서 길을 떠날테니, 오늘은 대충 이렇게 밤을 보내기로 했다. 동해안 종주 자전거길 강원지역 시작점인 임원해수욕장까지 가려고 했는데, 너무 욕심을 냈나보다.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