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곡해수욕장을 지나고 산 하나를 넘으면서 강원도로 들어오게 됐다. 표지판이 없어서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대략 산에서 내려오자마자 만나는 고포해수욕장부터 강원도로 접어들었다고하면 될 듯 하다.

 

지도를 보면 고포해수욕장과 월천해수욕장이 보이지만, 이 두 곳은 조그만 해변이다. 길 가에 있고, 인적도 드물고, 백사장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야영하기는 적합치 않다. 차라리 나곡에서 야영을 할 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랬으면 아침부터 그 산을 넘어야 했겠지. 어쨌든 대충 하룻밤 지내고 아침은 평지로 맞으니 됐다.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호산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원덕읍내로 들어갔다. 자전거길은 읍내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을 둘러서 나가게 돼 있지만, 대충 마을이 있길래 아침밥 먹으러 들어갔다. 이른 아침이라 도시락은 고사하고 삼각김밥도 남은게 별로 없더라.

 

이 동네는 여기가 인력 대기장소로 쓰이는지, 이쪽에 사람들이 앉아있다가 승합차가 오면 타고 가더라. 이런걸 알아놓으면 나중에 전국을 떠돌면서 먹고 살 수 있...지는 않겠지, 아마도.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원덕읍을 쭉 관통해서 다시 외곽으로 나갔다. 시골 동네를 다니다보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있는데 중학교가 없는 곳들이 있다. 중학교는 딴데서 다니다가 다시 돌아와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걸까. 좀 신기하다.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원덕읍에서 임원해수욕장까지는 바닷길이 없다. 한동안 내륙 쪽으로 난 길을 타고 가야해서 좀 재미가 없다. 차라리 7번 국도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조금 둘러가는 자전거길도 나름 잘 돼 있어서, 그냥 자전거길 표시된 곳으로 갔다. 언덕도 별로 없는 편이라, 조금 지루하지만 그럭저럭 달릴만 했다.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임원 인증센터. 동해안 종주 자전거길 강원도 지역 시작점이다. 임원해수욕장에서 한 사백미터 정도 떨어진, 길 가 공터에 부스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어차피 임원해수욕장도 지나가야 하는데 이런 공터에 부스를 놓은 것은, 아마 여름철 피서객들과 자전거가 뒤엉키면 복잡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이제 다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다 안 보이는 구간은 딱히 볼 게 없어서 짧게 생략했지만, 길이로 따지면 꽤 길다. 동해안 길을 달리는데 땡볕에 바다도 안 보이면 정말 억울한 생각이 든다.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이 동네는 뭔가 엄청난 걸 만들고 있는 중인 듯 하다. 공사공사하고 있다. 길도 새로 만드는 중이고.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한 테트라포드. 가만 보니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같아 보이기도 한다. 좀 더 크게 형상화해서 테트라 석상 같은 것 만들어도 재밌겠다. 산업개발의 석상 같은 이미지로.

 

 

어제만 해도 퍼붓는 빗줄기 속에서 수영하듯 라이딩을 했는데, 오늘은 햇볕 쨍쨍 타 죽을 것 같은 날씨다. 강아지가 차 그늘에 들어가 쉬면서 나를 불쌍한 눈빛으로 처다보더라. 대체로 이렇게 약간 덩치 큰 개들은 자전거를 보면 같이 달리려고 하는데, 얘는 너무 더워서 엄두가 안 났는지 계속 보기만 하고 나오지는 않더라. 게으른 녀석. 진짜 팔자 좋네.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신남재 안 신남. 하나도 신나지 않는 오르막.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

 

 

하지만 또 오르막이 있지. 그래서 인생은 고통의 연속.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강원도에 들어서니 국토종주 동해안 자전거길 표지판도 자주 보이기 시작한다. 자전거길 조성하면서 페인트 장사와 표지판 장사가 돈 많이 벌었을 거다.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자전거길로 가다보니 갈남해수욕장은 보이지가 않아서 그냥 스쳐 지나갔다. 바로 장호 쪽으로 직행. 이쪽 동네는 언덕길이 많아서 조금 힘들던데, 그래도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도 많고, 그렇게 내다본 경치가 예쁘기까지 해서, 구경하는 맛이 나는 곳이었다.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장호해수욕장을 가려면 내리막을 한참 내려가야해서, 해변으로 내려가진 않고 길 가 편의점에서 밥이나 먹고 좀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났다. 내려가면 다시 올라와야 하니까. 그것도 그거지만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딱히 구경하러 다닐 맛도 안 나고. 그런데 여기서 서울식 국밥은 대체 뭘까.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동서울로 가는 고속버스 승차장이 보이니, 다 때려치고 집으로 갈까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너무 뜨거워. 중간에 포기할 사람들은 이쯤에서 자전거 싣고 가도 되겠다.

 

이 옆쪽에는 '한국의 나폴리, 삼척시 장호리'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안내판도 있었다. 한국엔 왜 이리 나폴리가 많은 것이냐.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용화해수욕장 옆의 작은 강을 건너서 슬슬 산으로 또 올라간다. 장호, 용화 이쪽은, 딱 봐도 분위기가 여름철에 사람 많이 몰리는 해변이다. 스노클링으로도 유명한 곳이라고 들었다. 펜션, 민박 같은 것이 엄청 많고, 편의점도 몇 개 있다. 분위기도 나름 괜찮고, 풍경도 예뻐서, 하루 정도 쉬어가도 괜찮을 곳이다.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요즘 좀 유명한 해변에는 캐러반을 갖다놓은 곳들이 많이 있더라. 텐트 치고 야영하는 건 불편하고, 야영하는 맛은 느끼고 싶은 사람들의 절충안인걸까.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용화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계속 진행하면 산을 하나 넘어야 하는데, 여기가 오르기는 힘들어도 경치가 좋다. 위 사진은 아직까지 중간 정도 오른 상태.  

 

 

동해안 자전거길: 임원 인증센터 - 장호, 용화 해수욕장

 

거의 꼭대기까지 오르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앞에 길이 나 있는데, 이건 바로 낭떠러지로 연결되기 때문에 뛰어내리기 좋다. 한쪽에선 바다가 반짝반짝 빛나고, 안쪽에는 백사장이 하얗게 빛을 내뿜고 있으며, 산 꼭대기라 시원한 바람도 불고 해서, 실제로 가보면 훨씬 더 감동적이다. 여긴 나중에 비 올 때 한번 더 가보고 싶다.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