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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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뱅이라고 기 죽지 마라, 영화 '아마추어의 반란'웹툰일기/2009 2009. 9. 7. 02:35
어릴 때부터 지지리도 가난한 집에서 궁상스런 생활을 했던 나. 이사는 원래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건 줄로만 알았던 나. 우리 부모님은 원래 산동네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나. 하지만 국민학교를 다니면서부터 세상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차츰 깨닫기 시작했다. 나보다 더 좋은 반찬과, 더 좋은 책가방과, 더 좋은 학용품을 들고 다니며, 우리집보다 훨씬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있는 녀석이 서류상으로 할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다고 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것에서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깨닫게 되었(다고 하기엔 좀 어린 나이지만 어쨌든 그런 느낌을 느꼈)다. 어느날 친구 한 놈이 장난스럽게 반장선거에 출마했는데, 아 글쎄 이 녀석이 앞에서 말을 너무 잘 하는거라. 그래서 거의 몰표로 이 녀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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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라이] 꿈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슴 속에 묻어둘 뿐리뷰 2008. 1. 18. 06:04
꿈을 향한 환상의(?) 조건을 갖춘 주인공 영화라고는 일 년에 한 번 볼까말까할 정도로 별 관심없던 상호는, 고등학교 졸업 전에 후배의 요청으로 영화 프로듀서를 맡게된다. 그 이후 영화 제작에 관심을 가지면서 대학을 진학해서도 영화를 배워 보겠다고 중구난방, 사방팔방으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닌다. 장비 하나 구하기도 어려운 대구라는 지방에서, 영화의 영자도 모르는 초짜가 열정 하나만으로 영화를 만들겠다고 설치고 다니는 이야기. 이 영화는 상호의 영화 만들기라는 '꿈'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상호는 최악이라고 할 만한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1.지방(대구)에 살면서 지방대를 다니며, 그나마도 영화와는 아무 관련 없는 학과를 다닌다. 2.집안 형편상 재정적인 지원을 바랄 수도 없다. 돈 벌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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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제인] 사랑과 금전리뷰 2007. 11. 6. 03:51
(주의: 스포일러 있음) 제인은 이제 곧 결혼할 시기에 접어든 처녀이다. 그녀의 부모님은 이미 신랑감으로 부자집 청년을 미리 점 찍어 둔 상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도시에서 뒹굴뒹굴 놀다가 시골로 굴러 들어오게 된 빈털털이 청년과 제인은 사랑에 빠진다. 영화 중반까지, 사랑을 시작하고 꽃 피우는 단계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전주에 불과하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둘이 사랑하면서 부터가 시작이다. 제인은 그 한량과의 사랑을 굳건하게 믿고, 부자집 청년의 청혼을 거절한다. 그러면서 어머니와 다투게 되는데, '사랑 없는 결혼 생활이 행복할 수 있겠느냐'며, '엄마도 사랑때문에 가난한 아버지와 결혼한 거잖아요!'라고 말 한다. 제인의 부모님이 사랑 하나만 믿고 결혼한 사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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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사랑 못 한 한 인간의 일생리뷰 2007. 11. 6. 03:11
사랑 받고 싶었고, 사랑 하고 싶었습니다. 인생에 거창한 목표나 대단한 포부 없습이 그냥저냥 흐르는 대로 살아가지만, 한 사람을 사랑하고, 또 사랑 받으며 살아가는 것은 삶이 주는 가장 큰 행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 하려 애썼고, 사랑 받으려 애 썼습니다. 아무리 더럽고 흉한 세상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서라면, 예쁘게, 아름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이게 된 건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부터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고, 전혀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사랑했던 사람은 떠나고,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도 흔적 없이 사라져, 껍데기만 남은듯 그렇게 살아갑니다. 삶이라는 거대하고도 힘찬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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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터비아] 좋은 망원경은 사나이의 로망?리뷰 2007. 10. 4. 12:07
사고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을 자책하다가 수업 시간에 교사를 폭행하게 되는 주인공 케일. 결국 법원은 그에게 90일간의 가택 연금을 결정하고, 발목에 전자 감시장치가 부착된다. 나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집 앞 마당까지 정도. 엄마(캐리 앤 모스; 매트릭스의 여 주인공이었다)가 비디오 게임과 케이블 TV마저 못 보게 만들자 딱히 할 일이 없어 뒹굴거리던 케일. 필요는 발명을 만들고, 지루함은 혼자놀기를 만들었다. 고성능 망원경으로 이웃들을 훔쳐보기 시작한 케일. 주 관심사는 옆집에 이사온 예쁜 소녀 애슐리였지만, 어느날 우연히 살인 사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케일은 여러 정황들을 짚어본 결과, 그가 한창 뉴스에서 떠들고 있는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확신하는데,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 주지는 않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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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인 도쿄 Lost in Tokyo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7. 21:06
타쿤과 타카짱은 대학 때 함께 밴드를 했던 십 년 지기 친구이다. 그들과 함께 밴드를 했던 절친한 친구 에이지의 자살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친구들을 불러 모아 또 술을 마시고, 라면을 먹고, 또 바에 가서 술을 마시며 모르는 사람들과 쓸 데 없는 이야기들을 하고, 그렇게 밤을 새고 타쿤의 연습실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또 술을 마시며 방황한다. 어쩌면 젊음이라는 마치 당연한 듯 한 차편을 타고 질주하던 인생에, 32세, 친구의 자살을 맞으며 브레이크가 걸린 듯 하다. 이틀 연속으로 진탕 술을 마시고, 19세 여대생들과 부킹도 하지만 그건 이제 자신들의 모습이 아니고, 원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밴드 연습실에서 일 하는 타쿤과 회사원인 타카짱의 방황은 이제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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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나이트 Day night day night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7. 14:31
(스포일러 있음) 한 소녀가 폭탄을 등에 지고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을 향해 걸어간다. 그녀의 의지는 확고하고 단호하다. 행동을 하기 직전까지 그녀는 무척이나 불안해하고, 망설이며 떨리고 있다. 심지어는 첫 시도에서는 옷에 오줌을 지릴 정도다. 그래도 다시 나간다. 수많은 행인들 속에서 결심을 다지고, 결국은 버튼은 누르는 그녀. 소녀는 이름도, 국적도, 그녀에 얽힌 어떠한 사적인 이야기도 밝혀지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에도 단지 '그녀 she'라고만 올라왔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어떤 이유로 그런 결심을 하게 됐는지, 어떤 경로로 테러리스트들과 연결이 됐는지 등은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녀는 이미 폭탄을 등에 짊어진 상태이고, 그 폭탄을 터트리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