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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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리뷰 2007. 6. 23. 12:28
범죄조직에 잠복근무를 하며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경찰. 그리고 범죄조직의 일원이면서 경찰에 스파이로 잠입하여 생활하면서 그 삶을 계속 이어 나가고 싶은 사람의 갈망. 어쩌면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 엇갈린 두 운명이, 사회와 조직이라는 틀 속에서 만나면서 서로를 죽일 수 밖에 없는 적이 되어 쫓고 쫓긴다. 홍콩 느와르의 맥을 잇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느와르와는 약간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난사하는 총탄 속을 뛰어다니며 적들을 물리치는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 있다. 총 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지만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고, 억지로 감동을 주기 위한 처리를 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찡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등장인물들의 이중생활로 인한 복합적인 성격 또한 유명한 배우들이 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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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없는 것들] 다똑같은 것들리뷰 2007. 6. 23. 05:47
일종의 자기방어랄까, 어처구니 없게도 정말 예의 없는 것들은 자기 스스로 자기가 예의가 없는지 모른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예의가 없다고 탓한다. 킬라 역시 그렇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이 예의가 없다고 죽이는 킬라 역시 예의 없기는 마찬가지. 희대의 살인마들도 어쩌면 스스로 저마다의 명분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킬러들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없는 건지도 모르고. 혀가 짧아 할 말 못하고 살기 때문에 독백이 시끄러울 정도로 많은 것은 그만큼 할 말이 많다는 뜻이겠지만, 그래도 만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아도 너무 많다. 그에 반해 행동으로 보여 주는 스토리는 너무 생략되고 압축 돼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폼만 잡거나, 웃기기만 하는 킬러가 아닌, 약간은 다른 모습의 킬러가 등장한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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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랜드] 성공하면다냐리뷰 2007. 6. 23. 05:25
50년대 TV에서 슈퍼맨 시리즈의 주인공 역할을 맡으면서 오랜 무명 시절을 벗어난 조지 리브스. 총알보다 빠르고 강철보다 강하다는 슈퍼맨의 이미지를 가지면서 영웅이 되는 한편, 비웃음꺼리가 동시에 되고 말았다.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한 만큼, 그 이미지는 확고부동으로 자리잡게 되고, 그 강한 이미지 때문에 다른 배역은 맡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고뇌하는 연기자. 그 와중에 인간적으로 피폐해지는 모습들, 그리고 의문의 죽음. 리브스의 죽음은 공식적으로 자살로 발표되었지만, 그 죽음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사설탐정인 시모가 그의 죽음을 파헤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 속에서 슈퍼맨으로 살다 간 리브스의 삶을 엿보게 된다. 결말이 다소 흐지부지하다는 것이 영 석연치 않지만, 그 당시 헐리우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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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뷰] 됐다머리뷰 2007. 6. 14. 14:49
인공위성으로 특정한 장소의 특정 시점을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다는 설정은 설득력이 있다. 현재 제공되는 인공위성 지도 서비스를 조금만 더 발전시키면 가능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것이 타임머쉰 기능까지 가진다는 건 너무 논리적 비약이다. 과거의 특정 시점을 볼 수 있는 것과 돌아가는 것은 굉장히 다른 이야기다. 수퍼맨이 지구를 거꾸로 돌려서 시간을 과거로 돌린 것과 다를 게 없다. 차라리 애초부터 아주 황당무계한 과학 이론을 내 놓고, 전혀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뭔가를 제시했더라면 나을 뻔 했다. 이런 오류만 못 본 척 하면 오락용 영화로는 손색이 없다. 대충 눈 감고 넘어가면 즐거울 수 있다. 어차피 영화니까. (www.emptydre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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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토] 그냥놔둬줘리뷰 2007. 6. 14. 14:38
자기 선조들의 욕심으로 잉카,마야 문명이 무자비하게 파괴된 것에 대한 변명이라도 하려는 건가. 모든 문명은 외부로부터 침략 당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망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한 마디로, 잉카, 마야 문명도 서양인들이 침략 하기 전부터 이미 망할 운명이었으니 망한 거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똑같은 논리로 이렇게 말 해 드리면 어떨까? 911 사건도 이미 내부적으로 이미 문제가 있어서 일어날 만 했으니까 일어난거다라고. 마야문명에서 인간의 피로 재사 지내는 것을 아주 의도적으로 끔찍하게 표현해 줬는데, 그 시대, 그 문명에선 그게 영광스러운 의식이었다는 역사적 고증도 깡그리 무시했으니... 열 내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냥 오락용 영화로 즐기면 그만이니까. 어차피 마야 문명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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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다이 어론] 져스 다이 어론리뷰 2007. 6. 14. 14:22
왕년의 레퍼스타가 출연해서 그런지 영화에서 랩을 한다. 진짜 랩은 아니고, 왕가위 감독 영화처럼 중얼중얼 하는 말이 많다는 뜻이다. 그게 허무한 느낌이라기보다는 랩 같이 들리는데, 랩보다는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에겐 그리 흥미롭진 않다. 폼 잡는 마약왕이 고향에 돌아와서 각종 사건들에 휘말린다는 것이 주된 스토리. 과거 회상을 통해 약간의 변화를 주고자 한 것 같지만, 오히려 그것이 영화 전체를 엉성하게 보이는 데 일조한 듯 싶다. 심심할 때 갱 영화 한 편 보고 싶다면 택할 만 하다. (www.emptydre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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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포소녀] 다양한실험리뷰 2007. 6. 14. 01:24
'무쓸모' 고등학교라는 학교 이름 안에 각종 종교반들 사이로 댄서(?)들이 헤집고 다니는 것으로 시작할 때는 특이하고 화려하기도 했다. 학교 이름으로 뭔가를 꼬집어 보려는 의도를 내비칠 것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고. 처음 그 느낌을 계속 이어가면서 그 댄서들이 시시각각 등장해서 분위기를 띄웠다면, 차라리 인도영화 분위기를 내면서 화기애애한 느낌을 이어갈 수 있지도 않았을까. 솔직히 말해서 영화는 가면 갈수록 실망스러웠고, 이무기가 나오고 음풍신권이 나올 때 즘엔 슬쩍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 장면만 뺐다면 그래도 그냥저냥 볼 만 했다는 말을 해 줄 수도 있었을텐데. 어쩌면 습작처럼, 테스트용 영화처럼,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을 실험 해 본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에서 보여준 여러가지 장면들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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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일상은 의외로 빨리 변화한다리뷰 2007. 6. 13. 16:33
흔히 말하는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 과연 평범함은 평범한 것일까.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는 만큼, 사람은 하나하나 저마다 다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평범함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 어느 누구도 다른 어떤이와 똑같지 않으므로, 평범함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너무나도 평범해 자신의 존재마저 희미해 진 것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인 20대 주부 스즈메(우에토 주리). 그녀는 소꿉친구이면서 그녀와는 다르게 범상치 않은 능력으로 특별한 인생을 살아가는 쿠자쿠(아오이 유우)를 부러워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길 가에 붙은 스파이 모집 광고를 보게 되고, 스파이가 되고자 결심을 한다. 그런데 스파이 모집 광고를 낸 스파이 부부도 10년 동안 아무런 임무 없이 살아온 상태. 게다가 스즈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