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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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침몰] 내용 침울리뷰 2007. 3. 13. 17:30
일본 영화만의 어떤 것을 보여주기 보다는, 헐리우드 재난 영화에서 많이 봐 왔던 형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쉽다. 그나마도 드라마틱 한 부분이라든지, 스케일 면에서 그다지 눈에 띌 만큼 특출난 것이 없었던 것이 아쉬움을 더욱 가중시켰다. 어정쩡한 러브스토리와 꿈과 희망, 애국심 등으로 인해 이야기가 많이 늘어진 것도 흠이었고. 물론 지진과 화재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고, 작다고도 할 수 없는 스케일이라 그렇게 재미 없지는 않았다. 영화가 노린 것과 관객들이 바란 것은 '일본이 침몰한다'라는 것 아닌가 싶다. 그냥 단순히 일본의 한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 이야기라면 그만 한 인기도 끌지 못했을 테니까.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는 일본이 침몰하는 모습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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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마지막 장면까지 스킵리뷰 2007. 3. 13. 12:56
(결말을 알고 싶지 않으면 읽지 마세요) 다양한 장르의 포섭(?) 수 많은 각종 리모콘을 구분하지 못하고 TV리모콘, 차고 리모콘, 장난감 리모콘 등에서 뭐가 뭔지 모르고 헤매는 모습이 한동안 계속 되었을 때는, 현대 기계 문명 비판을 하려는 건가 했다. 그러다가 일에 치이면서 가족들도 돌봐야 하는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쩔쩔 매는 모습들이 합쳐질 때는, 현대 기계 문명 속에서 피곤한 도시인의 삶을 그리려는가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더 이상은 못 참겠어'라며 뛰쳐 나가 만능 리모콘을 사는데 이젠 막 판타지가 나온다. 신비한 판타지의 세계에서 구해 온 최신 만능 리모콘은 현실 세계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그것을 이용해 잔소리도 안 듣고, 과거도 보고, 느리게 보기도 한다. 문제는 빨리감기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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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패] 쫙 패리뷰 2007. 3. 13. 01:57
관광특별지역으로 선정되어 재개발 이권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진행중인 온성. 여기서 한 사람이 죽는데, 그의 친구(형사)와 동생이 그 사건을 파헤친다. 알고보니 그를 죽인 것은 처남이자 죽마고우이기도 한 조폭 보스. 죽은 사람과 형사와 보스는 모두 죽마고우. 돈과 출세 때문에 비정하게 친구를 죽인 보스를 처단하기 위해 형사와 동생은 엄청 많은 적들과 혈투를 벌인다. 액션 그 자체를 즐기기에 적합한 영화이다. 수십명의 고등학생들과 시내에서의 난장판. 킬빌과 비교할 만 한 보스 잡으러 가는 길목의 긴 액션 신. 육중한 몸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고 받는 헐리우드 액션과도 다르고, 탄창 한 번 갈아끼지 않고 한 번에 수십 발을 권총으로 쏘는 홍콩 르와르와도 다르다. 정말 한국적인 액션이다라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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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명품 브랜드 카탈로그리뷰 2007. 3. 13. 00:59
간단히 말하자면 사회 초년생의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가까운 직장과 직업에 대한 환상과, 자신이 원하는 일의 추구라는 또 다른 환상을 융합시킨, 사회 생활 희망 주기 판타지가 되겠다. 내용보다는 오히려 화면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각종 명품 소품들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아이쇼핑이라도 한 듯, 혹은 패션쇼라도 본 듯 하다. 잠시나마 눈은 호강시켜 줄 수 있다. 패션계나 패션 잡지계에 대한 자세한 묘사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 세계의 문제점과 병폐도 조금 지적하다가 만다. 그건 아마도 주인공 자체가 그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고, 맡은 일 또한 디자이너라든지 영업 같이 좀 더 치열하고도 뼈저리게 그 곳 생리를 파악해야 하는 쪽이 아니라서 그렇지 않나 싶다. 영화 러닝 타임 중 주인공이 한 일은 대부분 각종 명품으로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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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서] 돈을 찾아서리뷰 2007. 3. 12. 17:54
빈털터리 노숙자에서 월스트리트에 입성해, 지금은 미국에서도 손 꼽히는 부자인 크리스 가드너라는 사람의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 따라서 결말이 어떻게 날 지는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 줄거리도 뻔하고, 뭔가 특별한 영상미 같은 것도 없는 일종의 휴먼 다큐멘터리라고나 할까. 주인공 크리스가 영화 내내 중얼거리는 말이 있다, '행복 추구권'. 사람마다 저마다 가지고 있다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 권리.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도 행복 추구권은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행복 보장권'이나 '행복 소유권'이 아니라 '추구'라는 점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추구해서 이루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한 마디로 '꿈은 니 맘대로 꿔라, 그런데 보장은 못 해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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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셔니스트] 잔인한 로맨티스트리뷰 2007. 3. 12. 15:55
(결말을 알고 싶지 않다면 읽지 마세요) `일루셔니스트를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환영술사 정도 되겠지만, 그냥 마술사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19세기 말 비엔나의 한 마술사에 대한 이야기로, 마술쇼를 보여주면서도 러브스토리가 가미된 영화다. 신분의 벽에 가로막힌 마술사와 그의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 첫사랑의 여인이 황태자의 약혼녀이기 때문에 마술사는 다시 또 현실적으로 힘든 사랑을 시작한다. 영화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마술사의 마술 장면은 사실 그리 눈길을 끌지는 못했다.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지 않는 이상, 영상매체로 보여 주는 마술은 김 빠진 사이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에서 나오는 마술이 신기하다며 감동 받을 착하고 순진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런 것을 감안했다면 아예 그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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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꿈의 미로리뷰 2007. 3. 11. 18:37
(결말을 알고 싶지 않으면 읽지 마세요) 우선 이 영화가 '판타지'임을 강조하여 마케팅을 펼친 영화 홍보사에 유감을 표하고 싶다. 영화 홍보가 완전히 어긋난 건 아니었다, 영화에 판타지적 요소가 있었던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니까. 하지만 마치 이 영화가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류의 판타지 영화인 것처럼 느끼게 한 탓으로, 관객들 중에는 소위 '낚였다'라는 느낌을 받았던 사람들 수가 적지 않았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극장에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왔던 부모들은 영화 끝나고 나갈 때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판타지'영화를 보러 왔던 연인들이 밖으로 나가며 투덜거리는 소리 또한 내 두 귀로 직접 똑똑히 들었다. 물론, 이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이니까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에게 잘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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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목소리] 감독목소리리뷰 2007. 3. 11. 14:50
실제 있었던 유괴 사건을 소재로 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영화. 실제 사건을 소재로 사용한 영화는 많이 있었지만, 이 영화가 꽤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됐었던 것은 영화라고 하기에도,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에도 좀 어중간 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 부분에서는 연일 늘어가는 범죄 앞에서 무능력한 정부와 사회를 비판하려는 듯 하더니, 유괴사건이 발생한 후에는 경찰의 한심함과 무능력함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지능적 범죄 앞에서 경찰 조직의 무력함을 절실히 느끼게 하기 위해 그렇게 무능함으로 똘똘 뭉친 경찰 캐릭터들을 만들어 냈을까. 정말 저랬을까 싶을 정도로 한심한 수사 과정을 답답하게 보고 있을 때 즘 범인이 본격적으로 등장해서 비정한 범죄자의 일면을 보여 주는 것으로 넘어 갔다가 자식 잃은 부모들의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