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나쁜 일은 한꺼번에 찾아온다.
돈 빌려주고 몇 년 동안 못 받고 있다가, 오늘까지 준다는 약속을 저번달에 받았다.
그런데 오늘 전화 하자 버럭 화를 내면서 돈 없다고 못 주겠단다.
내 사정도 좋지 않다며 얘기를 했는데,
통화 하다보니 내가 마치 구걸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내 돈 달라는데 왜 이렇게 비굴하게 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자,
화가 났다.
법원에서 보자고 하고 그냥 끊어버렸다.
씨네21 사건을 진행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원고료같은 돈 문제를 계속 언급하면 돈 엄청 밝히는 놈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
애초부터 이런 건으로 한 몫 벗겨 먹으려고 작정한 놈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 사서 걱정.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 지 몰라도,
난 나름대로 예의있게 아니, 최소한 남에게 피해는 안 주고 살려고 노력해 왔고,
또 지금도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그 대가가 고작 이런건가.
소심하고 고단한 삶.
오늘 하루, 나 자신이 정말 너무너무 바보같다는 생각이 여러번 드는 날이었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네.
이 상태라면 또 슬럼프씨가 찾아 오겠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