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 '지현곤 카툰기획전'에 다녀왔습니다.
지현곤 작가는 7세에 척추결핵에 걸려 하반신 마비 증세로 40여 년간 방 안에 칩거중이라 합니다.
학력은 초등학교 1학년 중퇴. 이후 만화책으로 한글을 배우고, 그림 역시 자학자습 했습니다.
1991년 이후 수많은 공모전에서 수상을 했지만, 거동이 불편해 사회활동을 하지 못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마산에 사시는데, 이번 자신의 전시회에도 한 번 와 보지도 못 했다고 하더군요.
(이 전시회는 8월 2일 부로 종료했습니다)
전시회를 가기 위해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찾아갔습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지하철 명동역 1번 출구로 나가,
한국전력 좌측 언덕길로 약 150미터 올라가면 됩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는 현재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상영중이라 합니다.
바로 옆에는 '만화의 집'이 있는데, 여기는 만화 관련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고,
열람실에서는 만화책도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신분증 지참)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앞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태권브이!
지금은 약간 촌스럽게 보이긴 해도, 그래도 아직 정이 가네요.
바로 옆에는 얼마전에 정식 호적등본까지 발급받은 둘리가 있어요~
(얼마전 도봉구에서는
둘리 호적등본을 만들고, 누구나 떼 갈 수 있게 했다지요. 정식 공문서랍니다.)
사진으로 보면 깨끗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보면 때가 꼬질꼬질한 둘리.
도우너, 희동이는 있는데 왜 또치는 없을까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또치는 없었어요 ㅠ.ㅠ)
지현곤 화백의 카툰은 수많은 짧은 선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 끝에 수많은 선들로 그림을 구성하는 것으로 정착했다고 하는군요.
검색을 해 보시면, 지현곤 화백의 그림을 이미지로 좀 더 보실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든다면 최근에 발간한 작품집을 사 보는 것도 좋겠지요.
정교하고 세밀한 그림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습니다. 하나 그리는 데 최소한 며칠은 걸릴 것 같았지요.
전시장에 틀어놓은 비디오를 보니, 그림 도구라고 해야 일반 필기구 종류들 뿐이더군요.
고수는 도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지요.
생각보다는 전시회 규모가 작아서 관람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나마 저는 그림 하나하나 가까이서 펜터치까지 구경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보고 넘어갔다면 5분 만에도 다 구경할 수 있을 정도였지요.
앞으로 계속 좋은 그림 그리시고, 자주 이런 전시회를 여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바로 옆 건물인 '만화의 집'에 갔습니다.
신분증만 내면 만화책도 공짜로 볼 수 있고, 윗층에는 만화 박물관도 있는데...
직업병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게 제일 눈에 띄더군요. 아... 고쳐 주고 싶어라... ㅠ.ㅠ
(LCD 모니터에 그림이 한장한장 슬라이드로 보여지는 거 였는데, 오류창이 계속 떠 있더군요.)
주말에 방에서 뒹굴거리며 심심하신 분들, 만화책이라도 보러 만화의 집에 가 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