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 e스포츠 페스티벌이 8월 9일부터 12일 까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다.
12일 일요일, 추적추적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하던 날,
혹시 마지막 날인데 스타크래프트 대회라도 할까 싶어 아무 생각 없이 찾았던 올림픽 공원.
가다가 지하철 어딘가에 걸려 신발 밑창도 반 즘 떨어지는 불상사를 겪어가며,
도착할 때까지 갈까말까를 고민했었는데 의외의 수확이 있었다.
막 도착해서 펜싱경기장 앞을 지나가려는데, 낯익은 음악 소리가 들렸다.
'게임 음악회'라는 것을 지금 하고 있다는 안내문을 보고 나니까,
이게 그냥 음악 틀어 놓은 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냉큼 달려 들어가봤더니...
아아... 바비킴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바비킴의 'Tic Tac Toe(틱택토)'.
(제목은 잘 몰라도 아마 노래 가사는 모두 잘 알지 않을까? 오늘도 술로 밤을 새우고~)
근데 공연장 내부가 왜이리 조용하고 썰렁하고 한산한지 이해가 안 됐다.
무대 바로 앞쪽에 약 천여 명이 밀집해서 앉아 있고,
실내 경기장 한 가운데는 게임 경기를 위한 공간으로 뻥 비어져 있었다.
나는 무대가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맨 뒷편 관람석에 앉아 있었는데,
관람석쪽에 앉은 사람들은 많이 쳐도 약 백 명.
아무리 바비킴이 노래 세 곡 정도 밖에 안 불렀지만,
뒤이어 나온 리쌍도 노래 세 곡 정도 밖에 안 부르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썰렁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리쌍도 실망을 했는지, '저는 제가 인기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말을 하고...
사실 여기 가기 바로 전에도 홈페이지에 접속 해 봤지만,
오늘 바비킴과 리쌍이 나온다는 말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알았다면 좀 더 힘차게 시간 맞춰서 그들을 보러 갔을 텐데.
하긴 리쌍 말대로, 자기들이 소녀 팬들이 많았다면
귀신같이 알고 찾아온 오빠부대들이 이미 포진을 하고 있었을 테지만...
바비킴과 리쌍의 짧은 공연이 끝난 '게임 음악회'는 본색(?)을 드러냈다.
결국 각 회사들의 게임 홍보용 무대. ㅡ.ㅡ;;;
게임 데모 화면을 보여주며 무대 위에서 춤 공연을 보여주는 모습들이 쭉 이어졌다.
그나마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끝 나 버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바비킴과 리쌍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런 큰 공연장에서 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본전 뽑고도 남은 셈이다.
그런데 리쌍과 최근에 새로 합류해 노래 부르는 여성 보컬 '알리'를 처음 봤는데,
딱 보자마자 갑자기 '주다인'이 떠올랐다.
왠지 주다인이 생각나게 하는 모습.(나만 착각하고 있을 확률 99% ㅡ.ㅡ;)
최근에 싱글 앨범을 내고, 곧 새 앨범을 발표하는 주다인.
최근 모습을 보면 정말 주다인 맞나 싶을 정도로 이뻐졌다.
근데... 주다인 씨도 이제 서른이라는 사실. 아아...세월의 무상함...(?)
(주다인을 좋아하기 때매 얘기가 잠깐 산으로... ㅡ.ㅡ;)
음악회가 끝나서 펜싱 경기장을 나와 다른 경기장을 들어가 봤는데,
별로 인기 없는 게임이라서 그런지 (나는 처음 들어 보는 게임이었음. 게임 잘 안 함.),
결승전이라고 하는데도 관객이 거의 없었다.
이미 재미있는 게임 경기들은 다 끝나서 그런 걸까?
관객들이 모두 피서 간 걸까? 아니면 몰라서 못 온 걸까?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나지만, 너무나 한산하고 썰렁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버렸다.
레이싱 모델 대여섯 명만 섭외하면 사람들로 북적거릴텐데...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