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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오징어의 꽃씨 한 포기사진일기 2007. 8. 31. 01:26
어느새 말라가고 있었지, 싹도 한 번 틔우지 못 한 대지는
그렇게 말라붙어 이제 더이상 꽃 한 송이 자랄 수 없게 되었지.
아니, 아니 내 메마른 가슴에 한 줄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면
때가 오면, 때가 오면 나도 초록빛 만연한 푸른 잔디밭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애써 위안하며 다독이며 아닐 거라고, 아닐 거라고 부인하며 지내온 날들.
까만 밤을 지새며 날아온 꽃씨는 발 한 번 뻗지 못하고 말라 죽어 버렸고,
새벽녘의 안개에도 젖지 않는 나는, 이제 더이상 꿈 꾸지 않게 되었지.
p.s.
아프리카에서 찍었음...이라고 말 할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사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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