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아, 이거 돈처럼 생겼구나'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더러운 돈들도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돈을 험하게 쓴다고 하던데, 그게 어느나라 기준으로 봐서 그런지 모르겠다.
인도도 인도지만, 중국도 돈 험하게 쓰기는 마찬가지. 우리나라는 그에 비하면 양반이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티벳인들도 돈 다루는 것은 마치 중국인 같다.
그냥 아무렇게나 구겨 쥐고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그나마 인도인들은 돈을 잘 접어서 보관하는 편이다.
하지만 지갑 같은 것에 보관하지 않고, 그냥 주머니에 넣어 다닌다.
인도에서 지갑을 꺼낸다는 것은, '나 돈 좀 있는 부자이니라~'라고 과시하는 것과 마찬가지.
여행자가 지갑을 꺼낸다면, '나 바가지 씌워줘'라고 외치는 꼴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더러운 돈이 많으므로 찢어진 돈 또한 많다.
그런데 웃긴 것은 찢어진 돈은 잘 안 받아 준다는 것.
찢어진 돈 주려고 하면, 그 돈 말고 딴 거 달라고 한다.
그래서 찢어진 돈이 생기면 처리하기가 곤란하다.
델리에서 꽤 큰 은행에서 환전할 때도 찢어진 돈이 마구 섞여 나왔다.
인도 사람들, 특히 은행에서는 돈을 스테플러로 찍어서 보관한다.
그래서 한 쪽 귀퉁이에 구멍난 돈들이 많은데, 그건 사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찢어져 없어진 부분이 있는 돈은 그 자리에서 바로 바꿔 달라고 해야 한다.
은행에서 잔돈 섞어 환전할 때면, 보통 5장 정도는 찢어진 돈이라서 다시 바꿨을 정도였다.
주의를 해도 어디선가 나타나 내 주머니에 들어있는 찢어진 돈.
밤에 어둠을 틈 타 조용히 해결하거나,
큰 돈을 내야할 때 슬쩍 섞어 주는 식으로 해결했다.
물론 섞어서 줘도 싫은 티를 내긴 하지만,
'안 받을 거야? 나 그럼 이거 안 사.'이러면 받는다.
지가 어쩔건가. 거래 관계에서는 돈 쥐고 있는 놈이 상전인데.
물론 인도인 중에서도 찢어진 돈을 받는 사람들도 있긴 있다.
그래도 아직 거지들도 찢어진 돈은 안 받을 정도.
큰 은행 가면 대부분 바꿔 주는데도 이들은 찢어진 돈은 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찢어진 돈 뿐만 아니라, 테이프로 붙였거나 붙인 자국이 있는 돈도 마찬가지다.
인도여행을 한다면 항상 찢어진 돈을 조심하기 바란다.